한국지엠의 ‘뇌관’ 군산공장 근로자 과반, ‘투쟁’보다 ‘3년 치 연봉’ 선택

이태희 편집인 입력 : 2018.03.02 17:17 ㅣ 수정 : 2018.03.0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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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GM)이 지난 달 13일 가동중단을 공식 발표한 군산공장 정문 전경, 군산공장은 지난해 2월부터 준중형 세단인 '올 뉴 크루즈(All New Cruze)를 생산에 나섰으나 판매실적 저조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뉴스투데이


공장 가동율 20% 이하, ‘올 뉴 크루즈’ 판매부진 등 상황 심각

희망퇴직 위로금으로 통상임금의 2~3년 지급, 학자금 2년 지급, 자동차 구입비 1000만원 지급 등 제안


근로자 50% 이상 희망퇴직 신청, 노조 측 강경투쟁 노선보다 회사측 ‘당근’에 쏠린 셈

희망퇴직 거부한 800여명의 근로자들, 투쟁에 돌입할 경우 사태 장기화 우려

(뉴스투데이=이재영 기자)

한국 GM이 오는 5월 중 폐쇄하기로 결정한 군산공장의 근로자(사무직 포함) 총 2300여명중 희망퇴직 대상자 1800여명의 과반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2일 나타났다. 상무급을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신청은 이날 마감됐다.

군산공장 노동조합은 당초 '군산공장 폐쇄 철회 투쟁'을 요구하며, 조합원들에게 무급휴직 및 전환근무 가능성을 대책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군산공장의 가동율이 20% 이하로 떨어지는 등 공장폐쇄의 법적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현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조의 노선에 부응해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기 보다는 회사측의 ‘당근’을 받아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였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 GM은 희망퇴직 프로그램으로 정규직에 한해 퇴직금과 별도로 근무 기간에 따라 희망퇴직 위로금으로 통상임금의 2~3년 지급, 학자금 2년 지급, 자동차 구입비 1000만원 지급 등을 제안했다. 폐쇄를 앞둔 공장의 근로자들로서는 고민해볼 만한 조건이었다는 평가이다.

특히 군산공장은 추후 ‘정리해고’나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집행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을 구비하고 있어 상당수 근로자들이 노조측 강경 투쟁의 실효성에 회의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군산공장은 지난 2~3년 가동률이 20% 이하 수준으로 떨어져 고임금·저생산성이 장기간 지속돼왔었다. 특히 군산공장은 지난해 새로운 프로그램인 '올 뉴 크루즈(All New Cruze)'를 도입해 생산에 나섰으나 판매가 저조해 경영악화의 요인으로 누적됐다. 팔리지 않는 차량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가동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게 한국 GM측의 입장이다.

한국 GM은 "군산공장 폐쇄 결정은 최종적인 결정이며 뒤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세 곳에서 두 곳으로 차량 생산기지의 통합을 추진하려는 것은 중장기적 생산물량에 대한 현실적인 예측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희망퇴직을 거부한 나머지 800여명의 근로자들은 노조의 투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여져 향후 '군산공장 사태'가 최종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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