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4차산업 기술](9)‘마이너리티 리포트’ 홍채인식…신분증 된 ‘눈’
[영화 속 4차산업 기술](9) 홍채인식…신분증 된 ‘눈’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미래의 4차산업 기술이 점차 현실화 되고 우리의 생활을 바꾸고 있습니다. 상상력의 보고(寶庫)인 영화 속 미래 기술들은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요. 뉴스투데이는 앞으로 영화 속 4차산업 기술을 살펴보고 현실 속에서 적용되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유경 기자]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필립 K. 딕의 단편 소설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원작으로 해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한 SF 영화다. 주연 톰 크루즈를 비롯해 콜린 파렐, 사만다 모튼, 막스 폰 시도우 등이 출연했으며, 2002년 개봉했다.
이 영화에서는 ‘홍채 인증’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영화의 배경인 2054년 미래에는 범죄를 미리 예측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 ‘프리크라임’이 설치돼 있다. 범죄 예측뿐 아니라 개인 식별 시스템 기능도 갖춘다.
시민들이 거리를 지날 때마다 전광판에 붙은 개인 식별장치가 홍채 정보를 읽어서 신원을 판별한다. 이 전광판은 전광판을 쳐다보는 개인의 홍채를 통해 신원을 판별해 남자면 남자용, 여자면 여자용 광고를 내보낸다. 10대가 쳐다보면 10대용 광고가, 60대가 쳐다보면 60대용 광고가 틀어진다. 이 장치는 간드러진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물건을 사라고 유혹하기도 한다.

또한, 범죄자를 찾기 위해 사용하는 자그마한 거미 로봇들이 홍채인식을 통해 정보를 확인해 이를 피하기 위해 안구를 통째로 바꾸는 주인공의 모습도 나온다.
이곳 사회에서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도 필요가 없다. 필요한 것은 오로지 ‘눈’뿐이다. 개인 식별뿐 아니라 문의 잠금장치 해제도, 지하철 요금 지불도 모두 홍채정보를 읽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되기 때문이다.
2054년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구현된 기술들이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영화 속 생체인식 기술은 스마트폰의 확산과 함께 더 이상 공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와 있다.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홍채 인식기술이 우리 곁에서 어떠한 기능을 가지고 존재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스마트폰
일본 후지쓰는 2015년 프리미엄 스마트폰 ‘애로우 NX-F04G’에 홍채인식 기능을 적용했다. 이 스마트폰은 세계 최초의 홍채인식 폰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2016년 발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에 최초로 홍채인식이 적용되어 출시됐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9까지 주요 특징 중 하나로 활용해왔다.
10억명 중 1명이 같은 무늬를 가질 만큼, 개개인마다 다른 특성을 가진 신체 기관이 바로 홍채다. 홍채인증 기술은 위변조가 불가능한 차세대 인증기술로, 다양한 생체인증 기술 중 보안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채인식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함이다. 기존의 망막 인식 기술은 눈을 기기에 밀착시켜 스캔했기 때문에 불편했고, 초점을 맞추기 위해 일정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홍채인식은 카메라를 1초 정도만 바라보는 것만으로 인식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고 정확하다. 또 홍채는 일생동안 변화하지 않으며 렌즈나 안경을 착용하더라도 인식률이 높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금융권
요즘은 비대면 보험 가입을 위해 생체 인식 기술을 활용한 본인 인증방식을 활용한다. 케이뱅크는 홍채, 지문, 얼굴 인식 등 생체 인증만으로 모바일 슈랑스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케이뱅크와 제휴한 12개의 보험사 중 6개의 보험사 상품에 가입할 때 공인인증서나 비밀번호(OTP) 없이 지문이나 얼굴 인식 등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2016년 홍채인식을 통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홍채인증 자동화기기(ATM)’를 금융권 최초로 상용화해 일반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개시했다. 우리은행 개인고객들은 이 기기를 이용하면 현금카드 등 별도의 매체를 이용할 필요 없이 홍채인증을 통해 입금·출금·송금·조회 업무를 할 수 있다.
앞서 2015년 기업은행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홍채인증 ATM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나, 일반 고객에게 이를 적용하는 것은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이같이 은행을 중심으로 생체 인증 시장이 본격 활성화된 배경에는 적극적인 금융당국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는 지난 6월 정례회의에서 은행 창구에서 정맥이나 홍채 등 생체 인증 등을 거쳐 본인 확인한 후에는 통장이나 인감 없이도 예금 지급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은행업 감독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카드가 없어도 간편하게 결제하는 시스템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인도는 사람의 지문과 홍채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신분증에 담았다. 등록한 생체 정보로 전자결제를 할 수 있다.

2002년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선보인 홍채인식 기술은 온오프라인 쇼핑 결제, 출석 확인, 범인 검거, 공항 수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 기술은 우리 몸이 신분증을 대신하게 될 시대로 이끄는 데에 이바지하고 있다. 앞으로 홍채인식 기술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 어디까지 확대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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