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특이점(Singularity)은 정말 가까이 와 있는가? (下)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5.16 00:30 ㅣ 수정 : 2022.05.25 11:56

[기사요약]
글로벌 나노봇 시장, 나노의학과 바이오메디칼 분야가 성장 견인
새, 물고기 떼처럼 집단으로 움직이는 나노봇 모니터링 성공
일반 피하 주사기로 주입 가능한 나노봇 대량생산 가능성 열어
생물처럼 세대 재생산 가능한 제노봇 3.0
‘생명’과 연관성 높은 나노봇, 윤리적 논란 불식에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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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재대학, 미네르바대학, 싱귤래리티대학 등은 기존 대학교육 방식에서 벗어난 독특한 커리큘럼으로 글로벌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춘 교육기관이다. 이러한 대학들은 왜 생겨나는 것일까? 기존의 대학교육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세상, 메가트렌드 영향 등에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래학자들은 급속한 기술진보로 언젠가는 기계의 지능이 인간 지능의 최고 수준을 능가하는 전환점(turning point), 즉 특이점(Singularity)을 맞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이점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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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zonano.com]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ResearchAndMarkets」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216억달러의 글로벌 나노봇 시장규모는 2021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2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나노기술의 급성장이 나노봇 활용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노봇 시장은 다양한 응용분야를 기준으로 구분되고 있는데, 나노의학과 바이오메디칼 분야가 성장을 견인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나노봇과 관련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연구진전과 활용가능성 등을 살펴보자.

 


• ‘떼’로 움직이는 나노봇, 집단 움직임 보여줘

 

나노봇은 크기가 워낙 작기 때문에 실제 치료나 처방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나노봇 개체가 단체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나노봇의 단체 행동을 모니터링한 실험 성공이 전해지고 있어 나노의학과 바이오메디칼 분야에 희망을 던져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페인 연구팀은 살아있는 생쥐 내부에서 나노봇이 “떼로 움직이는” 모습을 최초로 관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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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ibecbarcelona.eu]

 

연구진은 우선 광학현미경과 PET(양전자 단층촬영)을 활용하여 나노봇을 모니터링하는 시험관내 실험(in vitro)을 수행했다. 이 기술을 통해 나노입자가 유체와 혼합되는 방식을 관찰하였으며 집합적으로 복잡한 경로를 따라 이동할 수 있었다. 그런 다음 나노봇을 생쥐에게 정맥주사로 투여한 후 최종적으로 이 동물의 방광에 주입했다.

 

나노봇은 소변의 요소(urea)를 연료로 사용하는 요소분해효소(urease)라는 효소(enzyme)가 코팅되어 있어, 방광 내부의 유체 흐름을 유도하면서 집단적으로 헤엄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 연구팀 리더는 “나노봇은 무리를 지어 날아다니는 새, 물고기떼가 따르는 질서정연한 패턴 등 자연에서 볼 수 있는 것과 유사한 집단 움직임을 보여준다.”라고 모니터링 결과를 소개하였다.

 

아직 연구개발 단계에 있지만 나노봇을 생물의학 분야에서 실제로 활용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발전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 피하 주사기로 주사 가능한 ‘초강력’ 나노봇

 

나노봇의 또다른 흥미로운 진전도 이루어졌다.

 

미국 코넬대학 연구팀은 일반 피하 주사기로 주사할 수 있는 나노봇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몇 주만에 특수 4인치 실리콘 웨이퍼에서 백만 개의 나노봇을 생산할 수 있는 나노 제조공정을 수년에 걸쳐 개발해왔다.

 

이 나노봇은 그래핀 또는 백금과 티타늄으로 구성된 4개의 다리를 갖고 있으며 각 다리의 두께는 원자 100개에 불과한데, 나노봇이 각 다리보다 약 8,000배나 무거운 몸체를 운반할 수 있기 때문에 ‘초강력(super strong)’이라는 특징을 부여하고 있다.

 

개념 증명(proof-of-concept) 달성은 이미 2017년 말에 이루어졌지만 연구진은 계속해서 실용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현재 나노봇은 태양열로 구동되고 있는데 이 에너지원으로는 로봇이 조직에 주입될 수 있는 깊이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미래의 나노봇은 자기장이나 초음파를 사용하여 구동되어 인체 깊숙이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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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niversity of Pennsylvania]

 


• 자가복제 가능한 제노봇(Xenobots)

 

“로봇도 생물처럼 세대 재생산이 가능할까?” 이에 대한 답변으로 2020년 최초의 살아 있는 로봇으로 주목받은 세포로봇 ‘제노봇’이 자가복제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미국 버몬트대, 터프츠대와 하버드대 공동연구팀은 제노봇이 다른 세포를 흡수하면서 새로운 생물학적 재생산 방식을 통해 자가복제를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였다.

 

2020년 초에 공개된 제노봇 1.0은 심장세포와 피부세포로 이루어져있다. 엔진역할을 하는 심장세포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몸통인 피부세포를 움직이게 한다.

 

연구진은 이후 세포 표면에 섬모를 추가하고 빠른 이동 속도와 주변 환경에 따라 몸 색깔을 바꾸는 능력을 갖춘 제노봇 2.0을 선보였다. 제노봇 2.0은 외부 자극에 의한 손상 시 원래 모습으로 복귀하는 자가 치유 능력도 갖췄다.

 

2021년 말에 공개한 제노봇 3.0은 자가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추가되었다. 제노봇 3.0은 배양접시를 돌아다니며 흩어진 줄기세포 수백 개를 흡수해 닷새 만에 새로운 제노봇을 만들어냈다.

 

연구진은 제노봇의 자가복제 방식을 이용하면 생체기관을 만들고 재생하는 재생의학을 통한 선천적 기형, 암, 노화 등 환자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질병치료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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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줄기 세포(흰색) 옆에 제노봇(C자형, 베이지색)으로 알려진 인공 지능에 의해 설계된 유기체 [출처=npr.org]

 


• ‘생명’을 다루는 나노봇, 윤리적 논쟁 고려해야

 

나노봇은 나노의학, 바이오메디칼 등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노봇은 기계와 유기체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윤리적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제노봇의 경우, 연구진의 입장은 “전통적인 기계로봇도 동물도 아닌 새로운 종류의 인공물”이라는 것이다.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한다면 윤리적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연구윤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생명을 이용하려고 할 때마다 우리는 생명이 정말 형편없게 갈 가능성을 인식해야 한다.”

 

듀크 대학교 법철학 교수인 니타 파라하니(Nita Farahany)가 스미소니언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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