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선고 초읽기…불붙은 정치테마株, 빠른 순환매 '어질어질'
탄핵 선고 앞두고 여야 잠룡 테마주 '들썩'
하루새 온탕냉탕…'묻지마 투자' 주의해야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정치 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과 특별한 관계가 없음에도 '관련주'로 묶이며 롤러코스터급 등락을 나타내 투자 시 주의가 요구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형지글로벌은 지난 2일 전장 대비 2390원(29.95%) 상승한 1만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30.00%)과 28일(29.95%), 31일(29.81%) 그리고 4월 1일(29.97%)에 이어 5거래일 연속 상한가 기록이다.
같은 날 형지I&C는 전장 대비 630원(29.93%) 오른 2735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6일(30.00%)과 27일(29.94%), 이달 1일(29.70%)에도 상한가로 장을 닫았다.
두 종목 모두 실적이나 계약 수주와 같은 특별한 호재가 있어 주가가 급등한 것은 아니다. 형지글로벌은 이날 한국거래소의 현저한 시황 변동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공시했다.
단순히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됐기 때문에 매수세가 몰렸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형지글로벌과 형지I&C는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추진한 무상교복 정책과 맞물려 관련주로 묶였으며, 예전부터 이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등락을 보여왔다.
형지글로벌뿐만이 아니다. 소프트캠프와 상지건설, 오리엔트정공 등이 갖가지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가 됐고,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최근 주가가 오르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소프트캠프는 배환국 대표가 이 대표의 모교인 중앙대에서 학위를 마쳤기 때문에, 상지건설은 임무영 사외이사가 이 대표 캠프에 합류했다는 이유에서 2일 각각 상한가를 기록했다.
오리엔트정공은 이 대표가 청소년 시절 계열사 오리엔트시계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1일 상한가에 이어 2일 21.58% 급등세로 마감했다.
문제는 급등 뒤 급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여당 잠룡들의 테마주는 이미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일례로 김문수 장관의 고향인 경북 영천에 소재한 기업이라는 이유로 '김문수 테마주'가 된 평화홀딩스는 1일 26.20% 상승 마감한 뒤 2일 10.76% 고꾸라졌다.
'한동훈 테마주'로 묶인 대상홀딩스는 임세령 부회장이 한 전 대표의 현대고등학교 동창인 배우 이정재씨와 연인관계라는 사실 하나로 1일 15.16% 오른 뒤 2일 3.06% 내리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홍준표 대구시장 관련 테마주로 분류된 토탈소프트도 마찬가지다. 최장수 대표가 홍 시장과 고향이 같다는 단순한 이유로 1일 24.97% 급등한 뒤 2일 8.66% 하락하는 변동성을 나타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더 아찔하다. 제20대 대선 기간 '윤석열 테마주'로 묶였던 NE능률은 2021년 6월 9일 2만7750원까지 오른 뒤 대선 다음날인 2022년 3월 10일 9070원까지 주저앉았다. 그 사이 급등락도 빈번했다. 2020년부터 선거일까지 총 9차례 상한가를 기록했고, 총 14차례 10∼20%대 하락이 이어졌다.
NE능률의 주가는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현재 5140원까지 미끄러진 상태다. 2021년 6월 9일 고점에 물린 투자자라면 107.46%의 손실율을 감내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전문가들은 가급적 정치테마주 투자를 피하라고 조언한다. 펀더멘털보다는 정치적 이슈에 의해 주가가 움직이기 때문에 적절한 투자 타이밍을 찾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정치테마주는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투기성 자산"이라며 "선거철마다 급등락을 반복하지만 결국 개인투자자만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주가는 실적이 반영돼야 하며, 실적 뒷받침이 없으면 결국 폭락하고 손해를 보게 된다"면서 "정치 이슈는 일시적이고, 투자 원칙은 실적과 펀더멘털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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