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퇴직연금도 모바일로 운용…4대 은행, 비대면 전략 강화
올해 1분기 개인형 IRP 적립금, 전분기 대비 67% 증가
4대은행, 편리성 높인 비대면 퇴직연금 서비스에 집중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국내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비대면 서비스 경쟁에 속도가 붙고 있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28조9986억원으로 전 분기(225조7684억원)보다 3조2302억원 늘었다. 이 중 직장 유무나 소득 수준과 관계 없이 개인이 자유롭게 가입하고 운용할 수 있는 개인형 IRP 적립금은 126조6895억원으로 전분기(75조6000억원)와 비교해 67% 가량 증가했을뿐만 아니라,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개인형 IRP의 가파른 성장세는 퇴직연금과 은퇴 설계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는 것을 뜻한다. 주요 은행들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앞다퉈 비대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 퇴직연금을 스마트폰 하나로 관리할 수 있는 ‘비대면 퇴직연금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 복잡한 퇴직연금 '원스톱'으로… KB국민은행, 효율성 중심으로 혁신
KB국민은행은 4대 은행 중 가장 폭넓은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금 수익률 분석, 포트폴리오 추천, 연금 시뮬레이션은 물론 타 기관 연금 이전까지 모두 모바일 앱을 통해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 올해부터 인공지능 상담사 ‘퇴직연금 고객관리 AI 콜봇’을 도입해 고객 상담 효율성을 높였다.
KB국민은행과 KB금융그룹은 이달 들어 퇴직연금 비대면채널 혁신을 위해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업에도 나섰다. 두 기관 모두 AI 기반 기능 강화와 정교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며, 비대면 서비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퇴직연금도 ‘눈높이’… 신한은행, 시각적 편리성에 초점
신한은행은 지난 1월 모바일 앱 '신한 SOL뱅크' 내 '나의퇴직연금'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개편을 통해 고객은 계좌정보, 평가금액, 보유상품 등 퇴직연금 관련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수익률 변동 그래프, '신호등' 표시로 상품 위험도 점검, 뉴스 연계 등 시각화 중심의 서비스가 돋보인다. 기존 3단계에 걸친 보유상품 변경 절차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간소화한 것도 고객 편의를 높인 부분이다. 앱 리뉴얼과 함께 퇴직연금 전용 ETF 라인업을 은행권 최다인 190개까지 확대한 점도 눈에 띈다.
■ AI가 설계해 주는 연금 포트폴리오… 하나은행, '하이로보'로 승부수
하나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포트폴리오 설계 기능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운용 서비스’는 투자자의 성향에 맞춘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자동 생성하고, IRP 적립금을 일임해 운용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하이로보’라는 이름으로 모바일 앱 ‘하나원큐’에서 제공되며, 개인형 IRP 가입자는 매년 추가 납입한 부담금 중 최대 900만원까지 일임 투자할 수 있다.
■ 비대면 신규 가입자는 수수료 면제… 우리은행, 접근성에 집중
우리은행은 오프라인 연금 계좌의 비대면 전환 기능을 앞세워 접근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우리WON뱅킹’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자동환매 설정, 연금 상태 진단, 연금 시뮬레이션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타 기관 대비 서비스 다양성 측면에선 아직 부족한 모양새다. 다만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비대면 개인형 IRP 신규 가입 고객에게 운용·자산관리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단순히 자산을 쌓는 것을 넘어, 얼마나 쉽게 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이라며 “비대면 서비스의 고도화는 향후 연금 시장 경쟁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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