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직업] 박근혜 대통령 ‘변기사건’ 4가지와 특급 호텔 담당자들 견해는?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국내 특급호텔 관계자, “박대통령 요구는 ‘블랙 리스트’에 올라갈 일”
지난 8일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폭로'로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의 유별난 변기 집착에 대한 사례가 16일에도 공개됐다. 현재 박 대통령 관련 '변기 사건'은 4건이다. 온라인상에는 ‘변기 공주’라는 닉네임이 유포되고 있다.
그렇다면 해외의 정상이나 월드 스타들은 호텔에 투숙했을 때, 박 대통령처럼 까다로운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을까?
국내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16일 뉴스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고객정보를 제공해 드릴 수 없으나 우리 호텔에는 해외 정상이나 유명 팝스타 등이 간혹 투숙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처럼 무리한 요구를 호텔에 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때문에 변기 교체가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니 좀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그런 상식 밖의 요구를 해온 적도 없지만, 만약 계속적으로 요구를 할 시 블랙리스트에 올릴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각별히 의전에 신경을 써왔고, 자신을 치장하는 일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는 사실 자체를 비판하기는 어렵다. 개인의 취향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의 어떤 귀빈도 유사한 요구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거듭 된 변기 교체 사건은 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비판할 수 있다.
또한, 대통령이 이동할 때마다 용무를 위한 변기와 치장을 위한 전신 거울 등이 항상 새로 설치되었다면 엄청난 국민들의 혈세가 사용되었을 것으로 예상되어 심각한 문제라 파악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유별난 변기집착 논란사건 ‘네 가지’ 모음

1. 인천 시장실 변기 교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 8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유투브 생중계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인천시장 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3년 박 대통령이 국정간담회를 위해 인천시청에 방문하기 위해 시장실을 사용했던 일화에 대해 입을 열었다.
송 의원은 “자신이 쓰던 변기를 못 쓰겠다고 말하기에 변기 커버를 바꾸면 안되겠느냐 요청했지만 경호실에서 변기를 통째로 뜯어 가버렸다”면서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며칠 간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말하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시장실에 머물렀으며, 변기 교체 외에 간이 매트리스에 이불이 새 것으로 바뀌어 있고, 전신 거울이 들어와 있었다고 한다.

2. 군부대 집무실 화장실 전면 교체
지난 15일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김성회 보좌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변기에 대한 또 다른 일화를 공개했다.
김 보좌관에 따르면 제보자는 인천의 한 해군 부대에서 복무했던 예비역이다. 2013년 쯤 박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갑작스럽게 군부대를 방문했는데, 그 이유는 부대 사령관 집무실의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게다가 박 대통령이 떠난 뒤 사령관 집무실의 화장실을 전면 교체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그 이유가 일주일 뒤 인천에서 아시안게임 관련 행사가 열리는데 그 때 박 대통령이 화장실을 방문할지도 모른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타일부터 변기까지 싹 갈았는데, 책정된 예산이 없어 당시 다른 예산을 끌어다 전용했다는 게 제보자의 주장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 사건에 대해 군에서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3. 해외 정상회담, 각국 정상과 단체 사진보다 ‘용무’가 우선?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당시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들의 단체 사진에 박 대통령이 빠져 회의를 주최한 미국이 “박 대통령을 챙기지 않았다”, “한국을 무시한 것 아니냐”, “국제적으로 왕따를 시키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사진촬영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한 이유는 “정상회담 장소에 있는 화장실을 가지 않고 현지 숙소의 화장실까지 갔다 왔기 때문”이라는 제보가 나와 또 다시 변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외에서 정상들 간의 회담이 있었는데 회담장에서 대통령이 갑자기 마지막 순간에 없어지신 거예요. 나중에 확인해보니까 본인이 머물렀던 숙소에 다녀오셨다는 거예요. 공중건물에 있는 거(화장실)는···그런 제보가 왔어요”라고 말했다.

4. 공군 귀빈실 변기 교체
마지막 변기 사건은 16일 공개 되었다. 팟캐스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은 해군에 이어 공군 화장실 변기 교체 사건에 대한 제보를 공개했다.
제보자는 공군 제 8전투 비행장 운항 관제대행 운항실에 근무한 경력자이다. 2013년 10월 31일 박 대통령, 국회의원 수십명, 참모총장 등이 참석한 경공격기 FA-50 전력화 행사 당시에 귀빈실 변기를 통째로 뜯어 교체했다는 것이 제보 내용이다.
김어준은 “귀빈 비행단 방문 시 사용되는 귀빈실은 가장 깨끗한 곳인데, 박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이니 막무가내로 변기를 뜯어내라고 해서 급하게 변기가 교체 됐다”며 “하지만 정작 대통령은 방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 방문 시 호텔에 갖가지 유별난 요구 논란도
해외에서 벌어진 박 대통령의 ‘유별난 요구’는 변기 교체 뿐만이 아니다. 2013년 11월 4일 저녁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건너 온 박 대통령은 영국 호텔에서 하룻밤 묵고 다음날 오전 버킹엄궁으로 가 2박 3일 동안 궁에서 투숙하게 되어 있었다고 한다.
당시 잠만 자고 얼른 몸을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서 청와대 측은 영국의 호텔 측에 다양한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객실의 침대 메트리스를 통째로 새 것으로 교체하고, 욕실 사워꼭지는 서울에서 가져온 것으로 교체하고, 객실에 조명등 두 개와 스크린 형태의 장막 설치를 요구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대통령이 머리 손질과 화장을 하는 곳은 대낮처럼 밝아야 하며 대통령이 거울 보는 곳의 뒤편에 흰 장막을 쳐 거울 속에 대통령의 모습이 비칠 때 다른 사물이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모든 요구는 수용됐고, 호텔 측이 비용을 전부 부담했다고 한다.

논평 요청 받은 특급 호텔 관계자 4명 모두 “어이없고 황당하다”
메트리스 교체 사례는 있지만 대부분 특급 명사들은 ‘조용한 투숙’ 원해
뉴스투데이는 16일 4명의 한국 특급호텔 관계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변기 교체 및 기타 까다로운 요구에 대한 비공식적인 평가를 요청했다. 특급 호텔 종사자라는 직업적 관점에서 초특급 귀빈들의 행태에 대한 객관적인 견해를 듣기 위해서였다.
특급 호텔 A의 관계자는 “A호텔에 대사관이나 해외에서 귀빈이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단 한 번도 이런 요구를 해 온적은 없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처럼 무리한 요구를 호텔에 하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니 좀 놀랍다”고 전했다.
그는 “고객들이 그런 상식 밖의 요구를 해온적도 없지만, 만약 계속적으로 요구를 할 시 블랙리스트에 올릴 일이다”고 말했다.
A호텔과 함께 한국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B호텔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B호텔 관계자는 “B호텔에 투숙한 귀빈 중 알러지가 있으신 분들이 간혹 특정 물품을 빼 달라 요청하는 경우, 시트를 교체해 달라, 공기청정기나 가습기를 요청하는 정도만 있었다”며 “(박 대통령과 같은) 케이스는 없었지만, 호텔에서 가지고 있는 물품을 바꿔달라고 한다면 가능하다. (아무리 귀한 손님이라고 해도) 없는 것을 요구하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국에 많은 체인을 가지고 있는 C호텔 관계자는 “오히려 해외에서 오신 분들은 특별히 무언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없었다. 이번에 알아보니 베개의 사이즈를 교체해 달라 정도만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강남에 위치한 D호텔 관계자는 “위치상 해외 귀빈보다 가끔 연예인들이 와서 투숙하는 경우가 있는데, 유명인들은 왔다 간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며, “매트리스 통째로 교체를 해달라거나 조명을 따로 달아 달라거나 한 적도 없지만, 영국에서는 그런 요구도 들어준다니 서비스 정신이 남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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