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직업]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의 비정규직 망언 4가지

박희정 입력 : 2017.07.10 18:24 ㅣ 수정 : 2017.07.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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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이언주 의원(45.경기 광명시 을)이 학교 비정규직 폄하 발언으로 각계각층으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박희정 기자)
 
논란이 된 이 의원 발언은 언론의 ‘선정적 편집’ 아니라 ‘망언’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이언주 의원(45.경기 광명시 을)이 학교 비정규직 폄한 발언으로 각계각층으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은 10일 이언주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언주 의원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르노삼성 자동차 법무팀장과 에쓰오일 상무를 지낸 전형적인 엘리트 출신이다. 하지만 화려한 학벌과 경력의 소유자라고 해서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몰상식한 발언을 쏟아놓을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상식이하의 발언은 문맥을 무시한 언론의 선정적 편집에 의해 왜곡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의원은 언론보도의 희생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뉴스투데이는 보도의 진원지인 SBS 취재파일 원문을 분석해 해당 발언의 맥락을 따져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의원은 편견과 오만으로 가득 찬 금수저일 뿐이었다. 그는 학교 조리종사원 등과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뿌리 깊은 경멸감을 갖고 있는 인물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의 문제 발언은 크게 4가지이다.

 
 
①이 의원, 부실급식이 조리종사원 인건비 인상 탓?…사실은 급식비리가 원인
 
논란의 시발점은 SBS의 김정윤 기자가 지난 9일 보도한 ‘[취재파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파업 비정규직에 “미친 놈들”…왜?’ 제하의 기사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 의원의 잘못된 인식은 지난 6월 29일부터 드러났다. 급식 조리종사원, 영양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시작된 이날 열린 국민의당 원내정책회의에서 이 의원은 “파업은 헌법 정신에 따른 노동자의 권리이지만 아이들의 밥 먹을 권리를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권리 주장을 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수긍이 가는 내용이다. 아이들의 식사를 담보로 삼아 임금 인상 및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뉘앙스였다.
 
이 의원의 본심은 이후에 드러났다. 그는 “학교 운영비에서 급식 인건비와 재료비가 충당되는데 인건비가 올라가면 결과적으로 식재료비가 줄어들어 급식의 질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반찬으로 탕수육 2조각이 나오는 학교도 있다는 식으로 인건비 인상의 폐해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리종사원의 인건비 인상으로 인해 열악한 학교급식 사건이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 학교 측의 급식비리가 원인이었다. 이 의원은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저질 급식사건의 원인에 대해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②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나쁜 사람들”로 매도
 
이 의원은 이날 원내정책회의가 끝난 뒤 당사 복도에서 기자들에게 파업 참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나쁜 사람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파업에 참여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실현이었다.
 
정규직과 동일한 노동을 하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신분 차이로 인해 절반 수준의 임금을 받는 모순을 개선해달라는 요구가 ‘나쁜 사람’으로 불릴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은 인간다운 삶의 권리에 대한 요구를 매도해버린 것이다.
 
 
③ “그냥 급식소에서 밥하는 아줌마들”이라고 비하한 후, “미친놈들”이라고 쌍욕 동원
 
이 의원은 다음 날인 6월 30일 전화통화에서 학교 비정규직 파업에 대한 견해를 묻는 SBS기자의 질문을 받고 파업 노동자들에 대해 “미친놈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파업 노동자에 대해 극도의 적개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 의원은 특히 급식 조리종사원들에 대해서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는 일은 부가가치나 생산성이 높아지는 직종이 아니므로 정규직화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들의 주장대로 정규직화를 해주면 납세자인 학부모와 국민들이 이들을 평생 먹여 살려야한다”는 궤변을 펴기도 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솔직히 조리사라는 게 별게 아니고 그냥 급식소에서 밥 하는 아줌마들이다”면서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고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시키면 되는 건데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조리종사원의 파업을 격렬하게 비난하면서 동시에 그 막중한 책임을 지닌 노동자들의 역할을 비하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급기야 이 의원은 “미친 놈들이야, 완전히.. 이렇게 계속 가면 우리나라는 공무원과 공공부문 노조원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고 단언했다. 
 
 
④ 하급 공무원은 되는대로 뽑아도 돼?…직위 낮은 인간에 대한 경멸감 숨기지 않아
 
이 의원은 지난 6일 당 회의석상에서도 문제 발언을 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이날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방침에 대해 “그럴 바에야 차라리 추첨으로 뽑아라”라고 반어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말을 받아서 이 의원은 “이용호 의원의 말에 덧붙이겠다”면서 “어떻게 보면 생산성이 낮은 하급 공무원직은 말씀하신대로 추천이나 할당도 방법이다”주장했다.
 
이용호 의장은 블라인드 채용이 ‘금수저 우대’ 전형으로 전락할 위험성을 지적했지만 이 의원은 ‘하급 공무원’은 되는대로 채용해도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드러낸 셈이다.
 
자신보다 사회경제적 위치가 낮은 사람에 대한 경멸감을 수시로 드러낸 이언주 의원은 잘못 키워진 엘리트로 평가받기에 손색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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