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 사장 ②성과: 백화점, 면세점, 화장품 등 3대 경영성과 거둬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장기 투자전략으로 성공한 모친 이명회 회장 바통 이어 받아 독자적 능력 입증
신세계그룹은 지난 1997년 삼성에서 분리된 후 자산이 20배 이상 성장하며 재계 순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기준 신세계그룹의 자산은 32조2940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물론 이 같은 경영성과를 주도해온 인물은 정유경 신세계총괄 사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다.
그러나 정유경도 지난 2016년 총괄사장 취임을 전후로 한 수년 동안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신세계는 경기 불황과 중국 사드 보복 등의 여파로 침체되어있는 유통업계 중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시장점유율은 2016년 22%에 이어 지난해 3분기에는 전년 대비 4% 더 오른 28.1%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 1, 2위인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같은 기간 모두 실적이 하락한 것과 대조되는 성적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신세계백화점의 성과가 지속적이면서도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2년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오랜 기간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 57억 원을 기록하며 최초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1월 24일에는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사들이며 정유경 사장이 경영을 맡은 후 첫 M&A를 진행했다. 홈퍼니싱 시장은 시장규모만 18조 원까지 예상되는 분야다.
또한 지난 1월 26일에는 ‘이커머스’ 사업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온라인 사업에 공을 들이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에 출범 2년을 맞은 면세점은 명동점 오픈에 이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강남에도 오픈을 앞두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정유경 사장의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를 ▲신세계 부사장 시절 부산 신세계센텀시티점 오픈 진두지휘 ▲신세계 명동점 매출 6669억 원 기록하며 신규면세점 중 실적 1위 달성 ▲ ‘천덕꾸러기’ 취급받던 화장품 사업 흑자 전환등의 세 가지로 정리했다.
신세계 부사장 시절, 국내 최대 규모 '부산 센텀시티점' 성공시켜 경영자로서 입지 굳혀
정유경은 2009년 조선호텔 상무에서 신세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경영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특히 2010년 부산에 국내 최대 규모로 문을 연 신세계 센터시티점 오픈을 진두지휘하며 ‘백화점 경영’ 행보에 나서기 시작했다.
정유경은 센텀시티점을 준비하며 수시로 두바이, 도쿄, 올랜도 등 세계 곳곳의 쇼핑몰을 찾아다니며 벤치마킹했다. 또한 부산의 신생 백화점에 샤넬, 에르메스 등 고급 브랜드가 입점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정유경이 해당 브랜드 관계자들을 적극적으로 만나 설득한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유경은 센텀시티점의 매장 디자인을 주도하며 백화점 동관 정문의 디자인을 10번 이상 바꾸고 매장 계단 난간 손잡이 모양을 잡는 데만 두 달을 투자하는 등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은 오픈한 첫 해인 2010년에 매출 6000억 원을 달성했으며 정유경은 이에 따라 백화점 업계의 주요인물로 떠올랐다.
중국 사드 사태 때 동남아시아 및 무슬림 관광객 유치하는 '우회' 전략, 고급 브랜드 유치...시내면세점 사업 1년 만에 '1조 원 클럽' 진입
정유경 사장이 이끌었던 신세계의 신규면세점은 1년 만에 연 매출 1조 원대 사업으로 성장했다.
신세계는 이미 면세업계 2강 체제를 굳건히 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사이에서 생존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신세계는 시내 면세점 최초로 루이비통, 까르띠에, 디올 등 글로벌 명품브랜드를 오픈했다. 이는 정유경이 신세계 부사장 시절 부산 센텀시티점에 고급 브랜드를 유치하며 매출을 크게 끌어올렸던 전략을 그대로 가지고 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드 사태에 대비한 동남아시아와 무슬림 개별 관광객 유치 전략 또한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세계면세점은 업계 최초로 남이섬과 협약해 관광 코스 패키지 등을 만들었다.
증권 업계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오픈하면 3000억 원의 매출을 추가로 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지부진 '화장품 사업', 직접 챙겨서 5년 만에 흑자 전환시켜
신세계의 화장품 사업은 오랜 기간에 걸친 투자를 통해 결국 흑자를 이뤄냈다는 점, 또한 정유경 사장의 적극적인 의지를 통해 이뤄진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신세계는 지난 2012년 색조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했으나 계속해서 영업손실을 냈다. 정유경 사장은 2015년부터 비디비치를 알리기 위해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경은 비디비치의 제품들을 직접 써보며 디자인부터 품질 부분까지 보완할 부분을 체크했다.
이후 비디비치는 제품 보완과 함께, 중국 시장을 겨냥해 배우 한채영, 송지효 등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영입하는 등의 노력 끝에 비디비치의 면세점 매출이 급증했다.
사드 보복의 여파가 정점에 올랐던 지난해 비디비치는 중국 시장의 입소문을 타고 싼커(중국인 개인관광객)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사업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57억 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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