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중국인 관광객 쫓아낸 스웨덴 경찰 '당당'...제너레이터 호스텔 유명세

프런트직원 만류에도 좁은 로비서 드러누워 밤새울 준비
호스텔 신고에 출동한 경찰, "법과 원칙따라 처리했을 뿐"
유럽내 유명체인 스톡홀름 제너레이터 호스텔 손님 몰려
(뉴스투데이=정진용기자)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한 호스텔 로비에서 중국인 관광객 일가가 경찰에 의해 쫓겨나는 과정에서 “경찰이 우리를 죽이려 한다”고 소리를 지르면서 극단적인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묵으려 했던 호스텔은 유럽내 체인점으로 유명한 제너레이터 호스텔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밤샘대기서 시작된 사건의 발단=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홍콩발 기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정 모씨는 지난 2일 자정을 넘긴 시간에 부모와 함께 스톡홀름 시청근처인 노르말름에 있는 스톡홀름 제너레이터 호스텔을 찾았다.
정 씨 일행은 당초 2일 오후 2시 이후 체크인을 해야 했으나 너무 일찍 호스텔에 도착하는 바람에 로비에서 밤새 대기하며 시간을 보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프론트에 있던 여직원에게 로비에서 머무를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직원은 로비가 좁고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며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이미 정 씨 부모는 로비에 짐을 내려놓고 몸을 누인채 쉬고 있던 터라 정 씨와 프론트 직원간에 말싸움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프론트 직원은 정 씨 일행이 로비에서 나가지 않고 아예 바닥에 드러눕자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 2명이 도착 후 정 씨 일행을 강제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소란이 일었다. 정 씨 부친은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약을 먹고 있었는데 경찰이 부친을 먼저 강제로 끌어내려 하자 정 씨는 흥분해서 영어로 “스웨덴 경찰이 우리를 죽이려 한다”고 소리를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차에 태워져 시내 밖 공동묘지 하차=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정 씨 일행을 태운 스웨덴 경찰은 이들을 스톡홀름 외곽에 있는 공동묘지 근처에 내려놓고 가버렸다. 정 씨 일행은 길거리에서 30분 가량을 기다렸다가 지나가는 차를 간신히 붙잡아 스톡홀름 시내로 돌아왔다.
정 씨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악몽과도 같았던 시간이었다”면서 “현대도시에서, 그것도 노벨상의 고향인 스웨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치를 떨어졌다.
정 씨는 이후 중국대사관에 이를 알렸고 스톡홀름 경찰에 항의했다. 중국대사관 역시 스웨덴 경찰에 항의하는 한편 스웨덴정부에 철저한 조사와 함께 사과 및 보상을 요구했다.
정 씨는 당시의 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위챗에 올렸고 이를 본 많은 중국인들이 기본적인 인권을 무시했다는 식의 반응을 쏟아내며 분노하기 시작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특히 나이든 사람을 강제로 끌어내는 것은 노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스웨덴경찰의 폭력성을 성토하기도 했다.
▶법과 원칙에 따라 대처했다는 스웨덴 당국= 스웨덴 외교부의 린 두브하마르 대변인은 중국대사관의 항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이 문제는 경찰이 처리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스톡홀름 경찰서 라스 비스트롬 대변인은 “이 사건에 대해 더이상 할 말이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스웨덴 검찰의 칼 이그란드 공보관은 “현재로선 경찰이 어떤 불법적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조사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그란드 공보관은 다만 “검찰로서는 당시 경찰의 행동이 현장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는지에 대한 판단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경찰 내에서 대처방식과 관련해서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스트롬 경찰대변인은 “경찰의 행동에 대해 어떠한 조사도 없었으며 계획도 없다”고 말해 내부조사 착수설을 일축했다.
당사자인 제너레이터 호스텔의 프론트직원은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할 말이 없다”면서 더이상의 구체적인 말을 하지 않았다.
호스텔에 따르면 체크인 시간은 당일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30분까지이며 체크아웃시간은 오전 10시로 돼 있다.
또 내부 규정상 다른 고객을 방해하거나 상식에 어긋나거나 책임감 있는 매너를 보이지 않을 경우 호스텔 측은 고객에게 즉시 나가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도 정 씨의 행동과 관련, “중국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법에 따라 움직이는 스웨덴 같은 사회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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