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상담사 ‘콜센터 취업, 성공적’…노동시장 중장기 변화 불가피
이원갑
입력 : 2019.07.10 17:25
ㅣ 수정 : 2019.07.10 18:07
AI 상담사 ‘콜센터 취업, 성공적’

▲ 2018년 타이완 '디지털 이노베이션 포럼'에 출품된 인간형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모습. [사진제공=EPA/연합뉴스]
음성 인식·딥러닝 인공지능 '지능형 컨택 센터' 출현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소비자 콜센터에서 ‘인공지능(AI) 상담원’이 입지를 넓혀 가고 있다. 상담원의 지능형 보조자에 아직 머물고 있지만 머지않아 ‘보조’ 딱지를 떼고 주인을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미나허브가 10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최한 ‘AI 기반 차세대 컨택센터 도입 및 구현 전략’ 세미나에 삼성SDS,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분야 9개 기업 관계자들이 연사로 나서 ‘지능형 컨택 센터(ICC)’에 관한 강연을 벌였다.
ICC는 실시간 음성-텍스트 변환(STT) 기능을 탑재하고 기존의 상담전화 내용을 학습한 AI가 인간 상담원의 일부 업무를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 성장환 삼성SDS 수석이 10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Brity ICC’를 소개하고 있다.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 삼성SDS, 고객 말 알아듣는 AI 콜센터 구축
삼성SDS는 대화형 AI 플랫폼 ‘Brity’를 적용한 ICC를 소개했다. 콜센터 상담원의 업무 일부를 AI가 분담해 문의전화가 갑자기 몰려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콜센터에 설치된 Brity AI는 일차적으로 고객의 문의전화를 받고 ▲문의 용건 접수 ▲본인 확인 ▲안내 문자 전송 등 단순 작업을 분담한다. 용건에 따라 AI가 자동으로 담당자에게 전화를 돌려주고, 대화 내용도 텍스트로 변환해 인계하는 식이다.
성장환 삼성SDS 수석은 ICC 플랫폼의 셀링포인트와 관련해 “컨택센터의 퍼포먼스가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음에도 상담사들이 고객의 전화에 대응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라며 “기존의 상담사 수를 유지하고 고객 대기시간을 줄이려면 AI가 콜의 일부를 받아주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 김영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수석이 10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AI 서비스 적용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 MS, 일할수록 똑똑해지는 AI 상담사 만들어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 컨택센터 솔루션과 구현 전략’을 주제로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상담원을 대체하는 AI 상담원 서비스들을 소개했다.
예를 들어 미국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일부 매장에서 AI가 주문을 받는 시스템이나 우리나라 아시아나항공에서 쓰이는 자동응답형 챗봇 등이 MS에서 만들어졌다. 기존에 이미 만들어 놓았던 ‘AI 서비스 틀’을 용도에 맞게 개조하기 때문에 최단 1주일까지 개발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김영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수석은 한 쇼핑몰 ICC를 예로 들면서 "콜센터 녹음에서 목소리와 텍스트를 따 내고 중요한 문의들을 따로 모아 (딥러닝으로) AI에게 학습시킨다"라며 "매일마다 사람들이 하는 질문을 계속 학습시키고 있어 정확도가 올라간다"라고 설명했다.
◆ 사람보다 똑똑해진 AI…노동시장 변화 불가피
이처럼 음성인식 분야에서 AI의 성능이 검증되면서 콜센터 직원을 AI가 대체하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직업’만이 살아남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MS가 소개한 미국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의 AI 접수원은 94.6% 음성 인식률을 보였다. 미국인이 평균적으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의 말을 94%가량 이해한다는 통계도 함께 제시됐다. 주문을 잘못 들어 엉뚱한 버거를 내놓을 확률은 오히려 사람이 더 높다는 결과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2017년 내놓은 보고서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직업으로 ▲콜센터 요원 ▲단순 생산 종사원 ▲치과기공사 ▲의료진단 전문가 ▲금융사무원 ▲번역가 ▲창고작업원 ▲계산원 등을 꼽은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영욱 수석은 "AI는 훈련 방법에 따라 결과값이 달리 나오기 때문에 '봇 트레이너'처럼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직업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라며 "공부를 안 하고 할 수 있는 직업이 많이 줄어드는 것은 안타깝지만 우리나라에는 IT쪽으로 많은 직군이 생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AI가 당장 사람을 몰아낼 가능성은 부정하면서 “대다수 고객센터에 접수되는 민원은 80% 이상이 단순 질문”이라며 “직원을 챗봇 AI로 바꾸고 모조리 자르는 게 아니라 ‘콜’이 쌓이는 것을 분산시켜서 (대기하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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