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조명] 정체된 여행산업, 성공전략이 필수인 까닭

강소슬 입력 : 2015.01.09 09:16 ㅣ 수정 : 2015.01.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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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변화에 대응 못하는 여행업체들 중장기 성장 위기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2015년에는 출국지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행업체의 외형성장 가시성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 NH투자증권은 앞으로 볼륨성장이 FIT(개별자유여행)에서 창출될 전망이며, 온라인 및 모바일 채널에서의 경쟁력이 요구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여행산업이 얼마다 너 성장할 수 있을지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자.
 
■ 출국지수 성장 잠재력에 대한 고찰
 
▲ [표=하나투어, 모두투어, NH투자증권]

국내 여행업체의 경우 아웃바운드 여행수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실적의 핵심 변수는 출국자수인 것으로 판단된다. 최대 패키지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매출액에서 아웃바운드 관련 비중은 90~ 95% 수준이고,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인터파크투어의 경우도 거래총액의 80%가 아웃바운드에서 발생되고 있다.
 
1989년 해외여행자유화 이후 국내 출국자수는 2013년까지 연평균 11% 증가하면서 여행산업의 외형확대를 견인했다. 출국자수가 일시적으로 급락했던 외환위기(1998년, -32.5%) 및 금융위기(2008년, -10.0% 2009년, -20.9) 기간을 배제한다면 출국자수는 이보다 더 가파른 성장을 경험한 것으로, 국내 여행산업이 아웃바운드 수요에 여전히 치중되어있는 만큼 향후에도 출국자수의 성장 잠재력이 여행산업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및 2015년 출국자수는 전년대비 각각 5.7%, 6.0% 증가한 1,570만명 및 1,663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2020년까지 연평균 5.4%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출국 수요의 핵심 변수인 실질GDP 성장률 및 원화절상, 근로시간 감소 추세 등에서 모두 여행수요에 우호적인 방향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저가항공(LCC) 점유율 확대로 인한 항공권 공급 증가 및 가격 하락은 여행수요를 촉진시키는 긍정적인 요소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미 인구대비 출국 지수 비중이 30%를 넘어섰고, 실질 GDP 성장률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어 과거의 고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일본 및 대만 사례를 살펴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인구대비 출국자수 비중이 30% 수준에 도달한 만큼 출국자수 성장률이 과거처럼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실질 GDP 성장률 및 환율의 하향 안정화, 근로시간 단축, 대체휴일 효과 등으로국내 출국자수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되지만, 과거 대비 확연히 성장률이 둔화되어(2020년까지 연평균 5.4% 증가 전망) 과거와 같은 여행산업의 가파른 외형 확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성장하는 개별자유여행 수요에서 볼륨 확보해야
 
▲ [표=(좌)한국관광공사, 하나투어,NH투자증권, (우)통계청, NH투자증권]

FIT(개별자유여행)와 온라인은 더 이상 여행업계에 새로운 화두가 아니다. 2013년 전체 출국자 중 개별여행(에어텔 포함)의 비중은 이미 60%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며, 볼륨의 중심축이 이동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1인 가구 확대와 여행 개념의 변화, 인터넷/모바일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여행정보 습득 등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에어텔을 포함한 FIT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FIT 시장의 성장은 가격경쟁력과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여행사에게는 기회 요인인 반면, 트렌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업체에게는 중장기 성장성에 위기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
 
FIT 여행수요의 성장 추세를 수치적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지만, 해외호텔 예약 전문사이트인 익스피디아, 아고다의 국내 소비자 온라인 트래픽, 각 여행사의 개별 항공권 송출객수 증가추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된 저가항공(LCC) 공급이 FIT 수요를 촉진시켰다고 판단하며, 향후 중장거리 노선까지 확대된다면 FIT 여행수요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 [표=모바일UV 비중은 하나투어, 모두투어, 인터파크투어의 온라인/모바일 합산 UV 중 모바일 비중은 한국관광공사, 통계청, Insight,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FIT 시장의 성장은 배낭여행 붐 세대가 경제권을 쥐게 된 시점과 맞물려 있다고 보인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시대별 여행 트렌드를 살펴보면, 배낭여행 1세대(1990년대)는 최초로 해외여행을 경험한 세대로 당시에는 여행사 주도의 패키지 여행이 일반적이었지만, 배낭여행 2세대(2000년대)는 인터넷과 높은 정보 접근성을 무기로 삼아 여행자 주도의 개인배낭여행을 활성화시켰다. 2010년 이후 등장한 배낭여행 3세대는 여행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주도권을 쥐게 되었는데, 온라인에 이은 모바일 플랫폼의 등장, 저가항공(LCC) 공급 확대 및 이로 인한 가격 합리화 등이 그 배경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저가항공(LCC) 공급확대는 시장 확장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이며, 저가 항공권 공급 확대는 여행사 비(非)패키지 송출객수가 성장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저가항공 공급의 확대는 여전히 진행중이며, 동북아시아 내 저가항공 침투율 확대와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항공권 수급 변화 양상은 여행사별 저가항공권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서 확연하게 알 수 있다.
 
■ 개별자유여행의 핵심 채널 ‘온라인’과 ‘모바일’
 
▲ [표=(좌)유로모니터, NH투자증권 (우)Insight, NH투자증권]

글로벌 리서치 전문업체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글로벌 여행시장은 2013~ 2017년 연평균 5.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온라인 시장은 연평균 8.9% 성장하여 전체 시장 내 비중은 2013년 26%에서 2017년 29%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온라인 비중은 15%를 하회하고 있어 35~ 40%를 차지하는 유럽, 북미 지역 대비 성장 여력은 여전히 크다고 판단했다.
 
다른 기관인 포커스라이트(PhoCusWright)에서도 온라인 여행시장 규모가 2013년 3,772억달러에서 2016년 5,219억달러까지 연평균 11.4% 증가할 것이며, 유럽은 성숙 단계에 진입한 시장이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온라인 여행시장은 연평균 21%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여행 수요가 빠르게 온라인 채널로 이동중이며, 이처럼 여행수요가 온라인 채널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원인은 FIT 여행수요의 확산, 인터넷 기반 상품 다양화, 그리고 합리적 소비 트렌드에서는 가격비교가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2000년대 온라인쇼핑 및 온라인 여행시장의 성장을 PC, 즉 인터넷 시장이 견인했다면, 최근 2~ 3년 사이에는 모바일 비중이 의미 있는 수준까지 확대되고 있다.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쇼핑 비중은 2013년 초 11.7%에서 2014년 6월 31.1%까지 증가했다.
 
여행 및 예약서비스 거래액 내에서도 모바일 비중은 이미 30%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모바일 기기 확산과 더불어 모바일을 통한 여행사 트래픽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자상거래에서 모바일 비중이 30%를 넘어서면서 여행사들의 모바일 채널 집객력이 매우 중요해진 상황이다.
 
■ 일본 사례에서 유추할 수 있는 향후 모습
 
▲ [표=(좌) Ministry of Transport,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우) Japan Tourism Marketing Co., NH투자증권]

과거 90년대 일본 여행시장도 국내와 유사하게 대형 도매 여행사를 중심으로 패키지 상품판매가 주를 이루는 구조를 띠고 있었다. 당시 시장점유율은 1997년 기준, 1위 JTB(20.9%), 2위 Kinki Nippon Tourist(現KNT-CT Holdings; 10.8%), 3위 Nippon TravelAgency(6.4%), 4위 Hankyu Express International(5.7%), 5위 H.I.S.(5.1%) 등으로 Big 5여행사 점유율이 49%에 달했다.
 
H.I.S.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90년대 초중반 이후 정체 혹은 하락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출국자수 성장 정체 및 FIT 시장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으며, 일본에서 FIT 출국자수 비중은 1991년 약 20%(210만명)에서 1996년 30%(550만명)로 급속히 확대되었는데, 그 대응역량의 차이로 인해 여행사간 점유율이 등락한 것으로 판단된다.
 
H.I.S.(9603 JP)는 1980년에 설립된 일본 종합여행사로, 1990년대 말~ 2000년대 일본의 아웃바운드 출국자수 정체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을 확대, 현재 JTB에 이어 2위 여행사가 됐다. 동사 설립 당시 일본 여행시장은 JTB, Kinki Nippon, Nippon Travel Agency 등 대형 도매사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었으며, 패키지 상품을 통한 집객력에서 각자 매우 견고한 지위를 누리고 있었다.
 
H.I.S.는 경쟁사들이 정형화된 패키지 상품 판매에 집중할 때 개별 항공권 판매를 시작으로 FIT 시장 성장 초기 국면을 선점하면서 점유율을 점차 높일 수 있었다.
 
H.I.S.의 경쟁력은 1) 항공권 판매 볼륨을 기반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고, 2) 경쟁사 대비 유연한 사업구조(직접 판매)로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했으며, 그리고 3) 고정비 및 수수료비용을 최소화한 이익구조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데 있다. 1980년대 항공권 판매로 볼륨을 확보한 뒤 1993년부터 전략적으로 패키지상품 판매를 확대하기 시작하였다.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패키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H.I.S.는 유연한 대응능력으로 FIT 트래픽 확보와 함께 고수익성 사업부문을 추가하면서 현재까지 일본 여행사 중 유일하게 시장점유율 상승과 주가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1997년 이후 일본 여행시장은 정체되었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H.I.S는 점유율을 확대하며 성장하고 있다.
 
H.I.S.의 경영전략은 틈새시장이었던 할인 항공권 판매에 집중하여 송출객수 시장점유율을 향상시키는데 있었다. 초기에는 대형 도매업체에게 할당된 할인 항공권을 구매하여 재판매하는 형태로 사업을 전개하였으며, 주요 타깃 고객층은 FIT 수요가 확산되고 있던 20~ 30대 젊은층이었다.
 
동사가 할인 항공권 판매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도매 여행사가 저렴하게 소싱한 그룹인벤토리(여행사 전용) 항공권 중 미판매 재고를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하여 개별 항공권 또는 호텔 숙박과 결합된 간단한 패키지 상품(에어텔) 형태로 저가에 판매했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높은 수익성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경쟁사 대비 인건비, 판매 네트워크(대리점) 투자에 소극적인 전략을 취하며 비용구조를 가볍게 가져갔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 정체된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한 H.I.S의 전략을 기억해야 한다
 
H.I.S.와 일본 여행시장의 사례를 통해 출국자수 성장이 정체된 시장 내에서 업체별 대응 전략 및 이에 따른 점유율 변화 등 변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H.I.S.는 높은 가격경쟁력과 유연한 수요 대응능력, 그리고 가벼운 비용구조로 외형성장과 이익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일본 사례에서도 패키지 상품의 매출전환율(15~ 20%)이 항공권(10%미만) 등 FIT 상품대비 높아 여행사에게는 매우 중요한 수익원이었다. 하지만 시장 성장이 정체되면서 과도한 패키지 매출비중은 높은 고정비(인건비, 수수료비용 등)로 이어지며 이익 악화의 원인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대형 여행사의 경우 박리다매 성격을 띠는 항공권 판매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없는 악순환이 지속되어 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일본과 같이 출국자수가 정체되거나 패키지 수요가 감소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출국자수 성장이 둔화되고 여행 시장 내 FIT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행사들의 대응 능력과 사업구조는 향후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좌우할 수 있는 요인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FIT 시장의 특성 및 여행상품의 이익 구조 상 높은 항공권 볼륨(트래픽)을 확보한 후 효과적인 사업 다각화로 고수익성 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중요한 성공요인이라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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