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작 프리뷰 - 볼까? 말까?] ‘파운더’ (2016 / 미국 / 존 리 행콕)
박지영
입력 : 2017.04.28 17:09
ㅣ 수정 : 2017.04.28 09:00
(뉴스투데이=클라렌스 영화칼럼니스트)
4월 20일 개봉 / 전국 288개 스크린 (총 2701개)
>>> 시놉시스
1954년 미국. 쉰이 넘은 세일즈맨 레이(마이클 키튼)는 밀크셰이크 기계를 팔기 위해 전국을 유랑 중이다. 투자가 소비를 이끈다는 그의 마케팅 전략은 그럴 듯 하지만 한 번에 8잔씩(이나) 만들 수 있는 믹서를 구입하려는 식당은 드물다. 그러던 중 캘리포니아의 한 식당에서 무려 6대를 주문했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주문착오라 여긴 레이는 ‘맥도날드’라는 이름의 그 식당에 확인 전화를 하고 오히려 두 대의 추가 주문을 받게 된다.
엄청난 호기심에 이끌려 직접 매장을 찾은 레이는 도착한 현장에서 신세계를 경험한다. 주문 후 30초만에 손에 쥐여주는 햄버거, 이것을 가능케 한 혁신적인 스피디 시스템과 강렬한 황금아치의 로고. 딕과 맥의 친절한 설명까지 들은 그는 밤샘 고민 끝에 두 맥도날드 형제에게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안한다. 그리고 어렵사리 허락된 사업은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세부적인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기업 이윤을 중시하는 레이와 가족주의를 우선시하는 맥도날드 형제의 다툼이 잦아간다.
>>> 성공신화와 기만의 역사 그 사이 어딘가
이것은 성공신화가 아니다.
<파운더> 는 지금 현재 대한민국 동네 어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의 탄생 비화를 다루고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 화면 가득 장황하게 제품 설명 중인 레이 크록이 등장하는데 벌써 눈치 빠른 관객들은 이 지점에서 의문을 품을 것이다. 포스터만 봐도 ‘맥도날드(형제)’에 관한 이야기인데 왜 ‘레이 크록’이 등장 하는가. 그렇다. 이 작품은 제목마저 ‘창립자(Founder)’지만 정작 창립자가 아닌 인물에 관한 것이다.
훗날 레이 크룩은 자신의 명함에 ‘파운더’라 새기고 다녔다지만, 정작 ‘맥도날드’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가족, 이웃의 먹거리를 걱정하고, 직원들의 복지를 위했던 딕과 맥은 요식업계에 ‘포드 시스템’을 적용한 혁신가였지만 잇속과는 바꾸지 않을 원칙과 뚝심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에게 기생한 레이에게 결국 모든 것을 빼앗기고 만다. 십 수 가게의 간판에 ‘원조집’이라 박혀있는 먹자골목 구석의 진짜 원조집 신세. 영화는 그 순진한 장인정신(?)의 몰락기에 가깝다.
이것은 성공신화다.
늦은 나이였지만 레이는 부지런했고 끈기가 있었으며 집요했고 계산이 빨랐다. 맥도날드 형제가 획기적 ‘주방 내 시스템’을 시골 구석에서 썩히고 있을 때, 그는 이 기회를 확대 재생산할 아이디어를 짜냈다. 바로 ‘프랜차이즈’ 산업의 시작. 생계에 절실한 가맹주들에게 기회를 주고 성실성으로 보답 받고, 비효율적인 원가를 낮추고 부동산 임대업으로 사업개념을 확장시키고.
영화는 단순히 미국 역사의 은유를 넘어서 현대 경제 패러다임의 혁신을 많은 에피소드들에서 털어놓는다. 이게 성공신화가 아니면 뭔가.
>>> 볼까, 말까?
영화는 양 측면 어느 쪽으로 읽어내도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그것은 합법적 약탈가인 레이 크록을 그려내는 방식 곳곳에서 그의 욕망과 비열함만이 아닌 바닥을 친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건 아마 이 영화의 감독이 <퍼펙트 월드> (1993), <매그니피센트7> (2016)의 각본을 쓰고, <루키> (2002), <블라인드 사이드> (2009)을 연출했던 존 리 행콕이여서가 아닌가 싶다.
특별한 스타일이 엿보이는 감독은 아니지만, 연기와 시나리오에 집중하는 덕(탓)인지 그가 다룬 많은 인물들은 인생의 막다른 끝에 놓인 경우가 많았다. 어쩌면 다시 살고자 하는 의지와 손 내밈이 그의 영화들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인지 모르겠다.

▲ 영화 '파운더' 포스터 ⓒ와인스타인컴퍼니
4월 20일 개봉 / 전국 288개 스크린 (총 2701개)

▲ 영화 '파인더' 스틸컷 ⓒ와인스타인컴퍼니
>>> 시놉시스
1954년 미국. 쉰이 넘은 세일즈맨 레이(마이클 키튼)는 밀크셰이크 기계를 팔기 위해 전국을 유랑 중이다. 투자가 소비를 이끈다는 그의 마케팅 전략은 그럴 듯 하지만 한 번에 8잔씩(이나) 만들 수 있는 믹서를 구입하려는 식당은 드물다. 그러던 중 캘리포니아의 한 식당에서 무려 6대를 주문했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주문착오라 여긴 레이는 ‘맥도날드’라는 이름의 그 식당에 확인 전화를 하고 오히려 두 대의 추가 주문을 받게 된다.
엄청난 호기심에 이끌려 직접 매장을 찾은 레이는 도착한 현장에서 신세계를 경험한다. 주문 후 30초만에 손에 쥐여주는 햄버거, 이것을 가능케 한 혁신적인 스피디 시스템과 강렬한 황금아치의 로고. 딕과 맥의 친절한 설명까지 들은 그는 밤샘 고민 끝에 두 맥도날드 형제에게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안한다. 그리고 어렵사리 허락된 사업은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세부적인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기업 이윤을 중시하는 레이와 가족주의를 우선시하는 맥도날드 형제의 다툼이 잦아간다.

▲ 영화 '파인더' 스틸컷 ⓒ와인스타인컴퍼니
>>> 성공신화와 기만의 역사 그 사이 어딘가
이것은 성공신화가 아니다.
<파운더> 는 지금 현재 대한민국 동네 어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의 탄생 비화를 다루고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 화면 가득 장황하게 제품 설명 중인 레이 크록이 등장하는데 벌써 눈치 빠른 관객들은 이 지점에서 의문을 품을 것이다. 포스터만 봐도 ‘맥도날드(형제)’에 관한 이야기인데 왜 ‘레이 크록’이 등장 하는가. 그렇다. 이 작품은 제목마저 ‘창립자(Founder)’지만 정작 창립자가 아닌 인물에 관한 것이다.
훗날 레이 크룩은 자신의 명함에 ‘파운더’라 새기고 다녔다지만, 정작 ‘맥도날드’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가족, 이웃의 먹거리를 걱정하고, 직원들의 복지를 위했던 딕과 맥은 요식업계에 ‘포드 시스템’을 적용한 혁신가였지만 잇속과는 바꾸지 않을 원칙과 뚝심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에게 기생한 레이에게 결국 모든 것을 빼앗기고 만다. 십 수 가게의 간판에 ‘원조집’이라 박혀있는 먹자골목 구석의 진짜 원조집 신세. 영화는 그 순진한 장인정신(?)의 몰락기에 가깝다.
이것은 성공신화다.
늦은 나이였지만 레이는 부지런했고 끈기가 있었으며 집요했고 계산이 빨랐다. 맥도날드 형제가 획기적 ‘주방 내 시스템’을 시골 구석에서 썩히고 있을 때, 그는 이 기회를 확대 재생산할 아이디어를 짜냈다. 바로 ‘프랜차이즈’ 산업의 시작. 생계에 절실한 가맹주들에게 기회를 주고 성실성으로 보답 받고, 비효율적인 원가를 낮추고 부동산 임대업으로 사업개념을 확장시키고.
영화는 단순히 미국 역사의 은유를 넘어서 현대 경제 패러다임의 혁신을 많은 에피소드들에서 털어놓는다. 이게 성공신화가 아니면 뭔가.

▲ 영화 '파인더' 스틸컷 ⓒ와인스타인컴퍼니
>>> 볼까, 말까?
영화는 양 측면 어느 쪽으로 읽어내도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그것은 합법적 약탈가인 레이 크록을 그려내는 방식 곳곳에서 그의 욕망과 비열함만이 아닌 바닥을 친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건 아마 이 영화의 감독이 <퍼펙트 월드> (1993), <매그니피센트7> (2016)의 각본을 쓰고, <루키> (2002), <블라인드 사이드> (2009)을 연출했던 존 리 행콕이여서가 아닌가 싶다.
특별한 스타일이 엿보이는 감독은 아니지만, 연기와 시나리오에 집중하는 덕(탓)인지 그가 다룬 많은 인물들은 인생의 막다른 끝에 놓인 경우가 많았다. 어쩌면 다시 살고자 하는 의지와 손 내밈이 그의 영화들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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