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대박? 쪽박?] 뒤죽박죽 재활용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뉴스투데이=김숙희 기자) ‘트랜스포머’의 시대는 끝났다.
최근 개봉한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Transformers: Age of Extinction, 이하 ‘트랜스포머4’)가 기대 이하의 연출력과 스토리에 혹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감독의 욕심이 과했는지 아니면 ‘트랜스포머3’에 대한 혹평에 조바심이 났는지 이번 작품을 통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려 했다. 인간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옵티머스는 낯설었고 오토봇을 제작하는 인간은 마치 신의영역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묘사로 보였다.
화두를 던진 것은 좋았으나 해결방식이 어설펐다. 분노 게이지는 너무도 쉽게 사그라 들어벼렸으며 도전은 터무니없이 쉽게 포기된다. 욕심이었든 조바심이었든 이번 작품에서 마이클 베이 감독은 큰 실수를 한 것은 틀림이 없다.
업그레이드된 CG과 새로운 주인공에도 불구하고 ‘트랜스포머4’가 쏟아지는 혹평과 함께 흥행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확장된 세계관, 출연진 변경, 새로운 오토봇인 다이노봇의 등장에도 오히려 관객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새로운 여러 가지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의 연속과 익숙한 관계의 설정들로 인해 전혀 새롭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잊혀질만하면 한 번씩 등장하는 슬로우 장면에 ‘진주만’이 오버랩되고 폭발 장면을 등지고 뛰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나쁜 녀석들’을 지울 수 없었으며 케이드(마크 월버거)와 테사(니콜라 펠츠), 그리고 테사의 남자친구인 셰인(잭 레이너)의 모습에서는 ‘아마겟돈’이 떠올라 버린다. 마치 마이클 베이의 여러 영화를 편집해 놓은 재활용 작품에 오토봇이 끼워팔기로 등장한 듯한 모양새에 관람하는 내내 실망을 금할 수가 없었다.
또한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던 오토봇과 인간과의 ‘교감’ 그리고 덩치 큰 오토봇들의 깜찍함 넘치는 ‘위트’의 부재로 ‘트랜스포머4’는 그저 재미없는 때리고 부수고 영화가 되기에 충분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 흥행의 중심에는 매력있는 캐릭터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 그 매력을 갖춘 캐릭터는 찾아볼 수가 없어 재미가 크게 반감된 것으로 보인다.
전편까지에서는 때리고 부수는데 공감할 만한 이유가 있었고, 오토봇의 인간친구가 전투에 참여하는데 그럴만한 교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여기저기에서 ‘이해불가’와 ‘뜬금없다’라는 단어가 영화를 보는 내내 물음표를 만들어 냈다. 논리적이지 못한 구성은 관객들의 기분을 언짢게 만든다. 적잖이 무시당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무시당한 기분을 들게 만드는 영화를 돈을 지불하고 관람할 관객이 있을까 의문이 든다.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뀌었지만 막상 감독의 관객을 향한 시선이 업그레이드되지 않았음에 다른 모든 것의 변화에도 관객들의 발길을 붙들지 못했다. ‘트랜스포머 1,2,3’를 통해 성장한 그들에게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것 따윈 더 이상 유혹적이지 않다. 변신과정의 화려함과 로봇의 얼굴에 얼마나 많은 기술력이 들어갔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현란한 CG나 실감나는 전투신 이전에 논리적이고 탄탄하게 잘 짜여진 스토리와 감동이 먼저 갖추어져야 한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이 시점에서 관객과의 소통에 대한 중대함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관객을 이해하지 못한 ‘트랜스포머5’는 ‘옵티머스 프라임’에 대한 의리가 아니고서야 보러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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