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식물] ‘고마리’…묵묵히 자신의 역할 수행하는 숨은 일꾼

조영신 입력 : 2016.01.04 13:55 ㅣ 수정 : 2016.01.0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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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리 뿌리, 자연정화능력 탁월해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고마운 식물
  
(뉴스투데이=조영신 기자) 마디풀과이다. 한해살이덩굴풀로 줄기는 밑에서 누워 자라고 곧게 자라면서 많은 가지를 뻗는다. 줄기는 네모지고 모서리 위에 거꿀가시가 있으며 털은 없다. 어긋나기 잎이며, 잎자루에는 좁은 날개와 가시털이 있고 맨 위에 붙은 잎에는 잎자루가 거의 없다. 꽃은 8~9월에 연분홍색 도는 흰색으로 줄기 끝에 10~20개씩 뭉쳐서 빽빽하게 모여서 달린다.
 

 
고마리는 지저분한 생활하수가 배출되는 곳에서 발달된 뿌리로 물을 정화시켜주는 자연정화 기능을 하는 고마운 식물이라는 의미에서 ‘고마운 이’라고 부르다가 ‘고마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고마리는 자연정화능력이 뛰어나고 꽃의 아름다움과 정취를 느낄 수 있어 흔하지만 소중한 야생화이며, 고만이라고도 부른다.
 
고마리는 빼어나게 아름다운 꽃색을 갖고 있으면서 우리 인간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버려진 땅 시궁창에서 한여름 장마에도 쓸려 내려가지 않고 있으면서 오염되고 더러운 물질을 빨아먹고 자라면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고마리는 인간들의 탐욕으로 병들어 가는 하천을 살리고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고마리는 꽃도 예쁘지만 뿌리는 대단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천의 오염을 정화시키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 맑은 물을 흘려보내준다. 왕성하게 발달된 잔뿌리를 갖고 있는 고마리 중 어린 고마리 개체를 뽑아보면 그 뿌리는 제 몸집의 서너 배가 되는데, 이 발달된 뿌리로 더러운 물을 맑은 물로 바꾸어 주는 공장
역할이다.
 
시골에서 도랑가나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다보면 습지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고마리의 주변에 물고기가 많다. 물고기들의 휴식처와 피난처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고마리이다. 고마리는 너무나 흔하여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흰꽃, 분홍꽃이 너무 앙증맞게 생겼다. 분홍색과 하얀색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환상적인 꽃을 만들어낸다.
 
 
바람이라도 불면 연약해 보이는 가지와 꽃들이 흔들려 쓰러질 것 같지만 바람이 멈추면 흔들렸던 가지는 언제 그랬는지 시치미를 뚝 떼고 아름다운 자태를 하고 곤충들을 유혹한다. 고마리의 꽃송이 하나하나는 너무나 작아 보여 꽃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세밀하게 꽃을 관찰하면 고마리 꽃의 아름다움에 빠질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또한 고마리가 무리지어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 흰 고마리꽃은 메밀꽃을 많이 닮아 있고, 붉은 꽃들이 무리지어 피어 있는 광경은 페르시안 카펫을 깔아놓은 것처럼 환상적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고마리꽃 줄기들의 움직임을 보면 한결같은 움직임에 또 한번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고마리는 꽃봉오리가 벌어지는 열린 꽃과 꽃봉오리가 닫혀 있는 꽃 두 가지를 갖고 있다.
 
꽃봉오리가 열린 꽃들은 곤충들의 수분활동으로 결실을 맺는 방법으로 살아가며, 꽃봉오리가 닫힌 상태로 있는 꽃들은 어떤 악조건의 환경속에서도 그 봉오리 안에서 암술과 수술이 근친결혼으로 종자를 생산할 수 있어 불가능한 환경속에서 씨앗을 퍼뜨리는 고마리만의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과 우리들에게 더없이 중요한 자연정화를 하여주는 고마리이지만, 우리 사람들 눈에는 하나의 잡초로 생각되어지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고마리이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나가는 숨은 곳의 일꾼과 같은 삶이다. 한 귀퉁이에서 갖은 고생은 다하지만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받는 것조차 알리려 하지 않는 민초들과 동병상련을 느끼게 하는 풀인 것 같다
.
 

(자료제공: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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