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특정 유전자’로 땀냄새 안나고 암 잘 걸려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한국인 특정 유전자’. 대부분의 한국사람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를 말한다. 이러한 한국인 특정 유전자는 한국인에게 장ㆍ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①한국인은 땀냄새가 나지 않는 민족
먼저 한국인은 한국인 특정 유전자로 인해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땀 냄새가 나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한국인은 땀 냄새가 나는 특정 유전자를 적게 갖고 있다.
Yoshiura et al(2006) and Toyoda et al(2008)에 따르면 동아시아 사람은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 비해 땀 냄새를 유발시키는 유전자가 매우 적다고 밝혔다.
사람의 몸에서 나는 땀 냄새는 유전자 영향이 크다. 그런데 인종별로 땀 냄새나는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는 비율이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땀 냄새를 유발시키는 특정 유전자의 경우 0%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져 화제다.
ABCC11의 유전자는 냄새를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ABCC11 유전자의 영향으로 몸에서 분비되는 땀의 양과 냄새가 영향을 받는다.

ABCC11유전자에는 A대립 유전자와 G대립 유전자가 있다. A대립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아포크린땀샘의 분비가 적어 냄새가 나지 않으며, G대립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아포크린땀샘의 분비가 활발해 악취나 땀 냄새가 심하다.
한국인은 A대립 유전자를 100% 가지고 있다. 즉, 한국인은 유전적으로 아포크린땀샘의 분포가 적어 땀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중국, 몽골, 일본 등 동아시아인들이 A대립 유전자의 분포가 높고, 흑인, 백인들은 대부분 G대립 유전자가 많다.
이는 동아시아 사람들의 조상이 아마 다른 민족에 비해 추운지역에 살았기 때문에 몸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땀 분비샘이 점차 없어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 의료 관계자에 따르면 “아포크린땀샘의 분포가 적으면 냄새가 날 확률 적다”며 “A대립 유전자의 분포가 높음에도 냄새가 나는 사람은 평소 식생활 습관이 좋지 않아 냄새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② 혈액암 환자의 조혈모세포 치료율 높이는 한국인 특정 유전자, RXFP4
한국인 특정 유전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암을 치료할 확률도 높인다. 한국인 혈액암 환자의 조혈모세포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유전자를 국내 연구팀이 발견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진단검사의학과 이경아 교수팀은 ‘조혈모세포 가동화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대상으로 유전자형을 분석한 결과 릴랙신ㆍ인슐린 유사 집단 펩티드 수용체4(이하 RXFP4) 유전자가 한국인에게만 관여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혈액암은 혈액을 만드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혈액과 림프계에 발생하는 암으로, 주로 조혈모세포 이식이나 항암제로 치료를 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치료는 조혈모세포를 많이 투여할수록 치료 성공률이 높아진다.
조혈모세포는 주로 골수에 존재하며 백혈구와 적혈구, 혈소판 등 혈액세포를 만든다. 조혈모세포 가동화 과정은 조혈모세포를 골수에서 혈액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조혈모세포를 많이 채집하기 위해 가동화를 돕는 약제를 환자나 공여자에게 투여한다.
이 교수팀은 조혈모세포 가동화와 관련 있는 ▲혈액 내 조혈모세포 수 ▲채집산물 내 조혈모세포 수 ▲공여자 체중 당 조혈모세포 수 등 3가지 지표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56명의 공여자와 9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혈모세포 가동화에 관여할 것으로 추정되는 33개의 후보 유전자에 위치한 53개 다형성 부위 유전자형을 분석했고, RXFP4 유전자가 3가지 지표에 모두 연관성을 확인했다.
이 교수팀은 한국인에게서 관찰한 결과가 다른 인종에도 적용되는지 평가하기 위해 101명의 유럽인을 대상으로 같은 검사를 시행했다. 비교 결과 유럽인에게서는 말초혈액 내 조혈모세포수와 RXFP4 유전자형 사이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경아 교수는 “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조혈모세포 수집 결과에 한국인에게서만 특정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는 한국인을 위한 조혈모세포 가동화 약제 등 혈액암 치료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③감상샘암 일으키는 한국인 특유의 유전자, NRG1
그러나 때로는 한국인 특정 유전자가 ‘암’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국인이기 때문에 더욱 각별히 주의해야할 암은 갑상샘암이다.
서울대병원 연구진은 갑상샘암을 일으키는 한국인 특유의 유전자를 발견했다. 한국인 4명 중 1명은 NRG1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유전자는 갑상샘암 발병과 연관성이 높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7월 김종일·박영주·손호영 서울대 의대 연구팀과 이은경·황보율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유전자 ‘NRG1’이 갑상샘암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갑상샘암 국내 환자 1085명과 정상인 8884명을 대상으로 유전자분석의 일종인 전장유전체변이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한국인에게는 NRG1이 갑상샘암 발병과 연관성이 높고 갑상샘 조직에서 RNA의 발현량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변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서양인에서 찾아낸 갑상샘암 연관 유전자 ‘FOXE1’은 아시아인에게 전체 인구 중 7~8%에서만 발견될 정도로 빈도가 낮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NRG1은 한국인 네 명 중 한 명에서 발견되었다.
박영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민족에 따라 영향력이 다른 갑상샘암의 특정 변이를 확인했다”며 “이 연구결과가 갑상샘암의 유전적 원인을 밝히는데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인 특정 유전자 발견에 따라 향후 갑상샘암 예방과 진단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