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직업] 사법농단 의혹 연루된 1등 로펌 김앤장 매출과 평균 연봉은?

김앤장 소속 곽병훈 변호사(전 법무비서관) 등 사무실 압수수색 받아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재판거래 의혹’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이 박근혜 전 정부 당시의 ‘재판거래 의혹’으로 설립 이래 처음으로 압수수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 로펌 중 유일하게 글로벌 100대 로펌에 이름을 올릴 정도의 규모를 자랑하는 김앤장의 매출과 평균 연봉 등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11월 12일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곽병훈 변호사와 한 모 변호사의 사무소를 압수수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곽 변호사는 지난 2015년 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일제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판결을 지연시켜 배상 규모를 줄이려는 시나리오가 있었다고 지난 11월 밝혔다.
김앤장은 지난 2012년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미쓰비시를 대리했다. 곽 변호사와 한 변호사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끝나는 2015년 5월까지 판결 확정을 미루려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앤장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랜 시간 규모나 매출 면에서 로펌 업계 1위를 지켜왔던 만큼 더욱 주목됐다.
지난 해 매출 1조 144억원으로 글로벌 100대 로펌 진입
9억대 ‘연봉킹’ 직장인 119명…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아
김앤장은 지난해 매출 1조 144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미국 법률 전문지 ‘아메리칸 로이어’가 매출액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글로벌 100대 로펌’ 조사에 4년 연속으로 국내 로펌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다만 김앤장 측은 정확한 총매출액이나 보수 등에 대한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이는 아메리카 로이어 측의 추정치다. 김앤장의 전체 변호사 수는 지난해 기준 920명에 이른다.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의 수입 수준은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최고액 건강보험료 납부 직장인 현황’ 자료를 통해 추정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월급이 7810만 원 이상(연봉 9억 3720만 원 이상)을 받는 직장인 3403명 중 119명이 김앤장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장별 순위로는 ‘삼성전자’ 소속(151명)이 1위, 김앤장이 2위로 3위인 ‘법무법인 광장(28명)’이나 4위인 ‘현대자동차(14명)’과는 큰 차이가 났다.
1976년 설립 이래 대규모 M&A 성사시켜…프로젝트별 인재 영입 방식
김앤장은 김영무 변호사와 장수길 판사가 1973년에 공동으로 설립한 후 1976년에 정계성 변호사가 합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사법시험 차석에 사법연수원 수석이었던 정계성 변호사가 김앤장에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982년에 15명의 변호사가 모여 중견 로펌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편 김앤장은 국내 로펌과 차별화되는 업무 분담 방식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김앤장은 변호사 여러 명이 합동으로 운영하는 ‘법률사무소’ 형태다. 변호사가 특정 팀에 소속되어 고정적으로 활동하는 일반적인 ‘법무법인’ 로펌들과 달리 사건이 들어오면 분야별로 필요한 인력을 찾아 프로젝트를 꾸리는 식으로 운영된다.
설립 후 김앤장은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이들에게 해외 연수를 지원하는 등 규모를 넓히다 씨티은행 한국지사의 법률자문을 맡게 된 것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김앤장은 대기업간 M&A 부문에서 ‘GM의 대우자동차 인수’, ‘한진그룹의 에쓰오일 지분 인수’, ‘금호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 등의 대규모 거래를 성사시켰다.
퇴직한 고법판사, 정부 부처 공직자 적극 스카웃
김앤장 설립 이래 첫 압수수색, 문 정부 ‘사법개혁’의 신호탄?
이렇듯 대부분의 대기업 관련 형사사건을 김앤장이 담당하는 데에는 신입 변호사뿐 아니라 퇴직한 고법 판사나 정부 부처 공직자까지 스카웃해 법조계 밖으로 인적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퇴직 후 김앤장에 ‘재취업’하는 이들 입장에서도 고액의 연봉과 신분이 보장되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청와대 출신 인사등이 김앤장 소속이 돼 활동하는 것을 두고 김앤장이 지나친 권력을 행사하는 사실상 ‘또 하나의 정부’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일었다.
일각에서는 김앤장 설립 이래 처음인 이번 압수수색이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정부 시절의 사법 농단과 재판 거래 의혹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발언했던 문 대통령의 사법부 개혁 기조의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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