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의 변신…복합점포·특화점포 투트랙 전략

이지우 입력 : 2019.03.04 10:54 ㅣ 수정 : 2019.03.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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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농협은행 '뱅킹 위드 디저트 특화점포 1호점' 모습 [사진제공=NH농협은행]

KB·우리·하나·농협 등 시중은행 베이커리·외국인·디지털 등 특화 전략 내걸어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이것이 은행인가, 빵집인가. 국내 어디에도 없던 베이커리 은행점포'

 

올해 첫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 속에서 익숙한 대사가 현실 속에서도 응용된다. 바로 은행권이다.

 

최근 국내 시중은행들이 운영 효율화를 위해 점포를 축소하는 가운데 특화점포·복합점포는 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화점포와 복합점포는 다르다.

여기서 특화점포는 은행 영업점과 이종 산업을 결합한 점포를 말한다. 복합점포는 증권사와 은행의 협업으로 자산관리(WM)센터로 운영하는 점포를 일컫는다.

 

최근 특화점포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은행으로 NH농협은행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농협은행은 울산광역시 남구 문수로에 은행 영업점과 베이커리를 결합한 '뱅킹 위드 디저트' 특화점포 1호점을 개점했다. 은행 영업점과 빵과 음료를 판매하는 베이커리가 함께 복합공간으로 운영된다.

 

영업점과 베이커리 사이에는 셔터가 있어 은행영업 시간이 끝나면 셔터가 내려와 분리되지만 낮 동안은 함께 이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같은 달 경기도 고양시에는 편의점을 결합한 특화점포 '하나로미니 인 브랜치' 주엽지점을 개점했다. 여기서는 농산물과 농가구식품을 구입하는 동시에 은행365코너 공간을 마련했다.

 

이달 중에는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상담 특화점포인 '삼성역루첸타워지점'을 개점했다. 일자형 창구 일부를 독립된 부스 형태 상담공간으로 구성했다. 밖에서는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KB국민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디지털' 특화점포를 내걸었다. 종이서류는 물론 현금도 없애며 모든 업무가 디지털을 기반으로 처리된다.

 

창구에서는 현금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주로 금융상담 업무를 진행하고 태블릿 PC를 통해 서류작업을 처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6년부터 서울 동부이촌동에 폴바셋과 지점을 결합한 특화점포와 롯데월드몰에서는 크리스피크림도넛과 함께한 베이커리 특화점포를 운영 중이다.

 

KEB하나은행은 외국인 근로자·문화를 입힌 특화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외국인근로자 전용 센터’를 명동에 새로 개설하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 전용 센터는 KEB하나은행 명동사옥 별관 1층에 조성됐다. 같은 건물에 위치한 명동관광정보센터와 협업으로 명동을 관광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이 손쉽게 방문해 관광정보와 더불어 환전 및 외환송금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함께 누릴 수 있다.

 

외국인 근로자 특화점포 외에도 은행 영업점에 문화생활 콘셉트를 입힌 '컬처뱅크'를 네 곳 운영 중이다. 컬처뱅크는 은행 영업점을 서점, 가드닝 등 각기 다른 콘텐츠와 접목한 형태다.

 

방배서래지점과 광화문지점은 각각 공예와 서점을 콘셉트로 잡았다. 강남역지점은 온라인편집숍 '29cm'의 첫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두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다.

 

복합점포도 증가세…지점 효율성 높이고 경쟁력도 키워 꾸준히 늘어날 듯

 

복합점포도 증가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가장 많은 복합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투자금융(CIB)복합점포 9개와 WM복합점포 66개를 합해 총 75개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은행과 증권을 통합한 신한PWM을 운영하며 은행·증권에 자산관리 지원 전담팀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재 KB금융그룹 다음으로 많은 67개 복합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고액 자산가인 골드PB와 함께 은행·증권 원스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Gold club을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총 25곳에서 운영 중이다.

 

이와 같이 은행·금융지주들이 특화점포·복합점포를 확장하는 이유는 점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일반 영업점포를 줄이는 이유는 최근 디지털화로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든 탓이 크다. 앞으로도 디지털화는 계속되고 점점 더 대면 고객이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면서 비효율적인 영업점은 계속해서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일부 업무에 있어 고객 불편이 예상됨에 따라 통폐합 하면서 기존 은행 자리에 특화점포·복합점포를 통해 불편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지점 경쟁력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지점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특화를 시키거나 금융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제공하면 차별성을 키울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반 영업점을 줄이는 추세지만 국민적 문화생활은 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트렌드와 결합한 지점을 개점해 대면접점을 늘리는 것이 앞으로의 은행 지점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업무가 모바일로 대부분 가능하기 때문에 영업점은 단순 은행업무만 다루기보다 금융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나아가 그룹 시너지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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