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맑은 날 4성급 호텔 천장서 물이 '뚝뚝뚝'…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투숙객 멘붕

김소희 기자 입력 : 2021.12.08 11:36 ㅣ 수정 : 2021.12.31 13:37

바닥 흥건, 가방·옷 등 투숙객 소지품 망가져… "감전 사고 일어날까 노심초사" / 늑장 대응도 논란… "프런트에 4번이나 전화 했는데, 1시간30분간 안 받았다" / 하루 망친 보상은 '레이트 체크아웃'뿐… "최소 세탁비는 받을 줄 알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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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한 객실 천장에서 물이 새고있다. [사진=A씨 제공]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Fairfield by Marriott Seoul)에서 지난 11월28일 누수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은 세계 최대 호텔 체인업체인 미국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지난 2018년 4월 서울 영등포에 문을 연 4성급 호텔이다. 총 572객실 보유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런 호텔에서 누수 사고가 발생해 객실 내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져 바닥은 흥건했고, 가방과 옷 등 투숙객들의 소지품들도 물을 머금어 바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4성급 호텔의 천장에서 물이 샐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한 투숙객들은 그야말로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더욱이 사고가 발생한 시점이 새벽녘이어서 깊은 잠에 빠져 있던 투숙객들은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제보자 A씨는 8일 뉴스투데이에 "이날(누수 사고가 발생한 날)은 비 예보 없이 전국이 맑았다"면서 "그런데 새벽녁에 폭우가 쏟아지는 소리가 나 잠에서 깨니 다름 아닌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객실 바닥은 이미 물바다가 돼 있었고, 쇼파까지 흠뻑 젖어 있었다"며 "쇼파 옆 사이드 테이블에서 충전 중인 휴대전화 주변에까지 물이 흥건해 감전 사고가 일어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호텔 측은 세탁비조차 제공하지 않는가 하면, 피해 확인도 미적거리는 등 늑장 대응으로 일관해 투숙객들의 분노를 키웠다. 

 

A씨가 분통을 터트리는 지점도 바로 이 대목이다. A씨는 “일어났더니 천장에서 물이 새 다 젖어있었는데 호텔 측의 대응은 어이가 없었다"며 "올라와서 한번 보라고 했더니 '매뉴얼상 직접 객실 안을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원이 바로 올라와서 피해 파악을 해야 되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로비 프런트에 전화를 4번이나 했는데, 1시간30분 동안 전화를 받지 않았다. 호텔 프런트가 이렇게 오랜 시간 비어 있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화를 받은 이후에도 호텔 측은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한다. 이날 오전 스냅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관에 예약까지 해뒀던 A씨 입장에선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결국 하루를 다 망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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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서 떨어진 물로 인해 쇼파와 가방, 쇼파 옆 사이트 테이블, 휴대전화 근처에 물이 흥건하다. [사진=A씨 제공] 

 

이런 상황이 벌어졌지만 호텔 직원이 객실을 방문한 건 A씨 등 투숙객들의 체크아웃(퇴실) 시간이 30분이나 지난 뒤였다. 게다가 호텔 측은 누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천장에서 샌 물이 냉각수인지 하수구 물인지조차 투숙객들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직원이 방문한 후 1시간이 지나 호텔 밖으로 나온 A씨는 그저 한숨만 나왔다고 한다. 그나마 당시엔 호텔 측에서 하루를 망친 대가를 제대로 보상해 줄 것이란 기대는 남아 있었다. 

 

하지만 몇일이 지나지 않아 이런 기대는 산산히 깨졌다. 호텔 측은 누수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나도록 A씨에게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호텔 측에 먼저 연락을 취한 쪽도 A씨였다.

 

A씨의 전화를 받은 이후에도 호텔 측은 "이런 일이 발생하면 바로 올라가서 확인하는 게 맞다. 불편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면서 "비즈니스 계열의 호텔이다 보니 환불 처리 등이 복잡해 보상 논의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변명 아닌 변명만 늘어놨다.

 

그러면서 제시한 보상안은 '다음 투숙 시 오후 4시까지 레이트 체크아웃(늦은 퇴실)'뿐이었다. 호텔 측은 "이게 최대한의 보상이다"며 "상부에 보고 드린다고 해도 도움 드리는 것은 어렵다"고 A씨에게 밝혔다.  

 

일정에 차질을 빚고 가방과 옷 등이 망가진 A씨 입장에서는 그저 황당할 따름이었다. A씨는 "최소한 세탁비 정도는 돌려받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다시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을) 방문해야만 레이트 체크아웃을 해주겠다는 것인데, 이런 일을 겪고 나선 다시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 뉴스투데이는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측의 입장을 듣고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A씨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App) 블라인드에 '서울 4성급 호텔 침수피해 대처 수준'이라는 글을 올렸다. 현재 이 글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반론보도]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호텔 천장 누수> 관련

 

본보는 지난 12월 8일자 비즈면에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호텔이 객실 천장 누수 신고를 받고도 늑장 대응하고, 피해보상안으로 레이트 체크아웃만을 내놓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호텔 측에서는 "이미 해당 고객에게 사고 당일 숙박비 환불처리 및 레이크 체크아웃이 제공되었으며, 피해보상에 대한 보험처리를 안내했으나 투숙객이 이를 거절하였고, 직원이 매뉴얼 상 직접 객실 안을 확인할 수 없다는 안내를 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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