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엔데믹 현주소] 코로나19 급증세 맞서 비대면 진료 방법 적극 모색해야
하루 PCR 검사 처리 한계 85만회...현재 125만회 넘어 검사 시스템 붕괴
코로나19에 따른 카카오톡 오픈 채널 개설해 비대면 전화 치료 보완
유인상 부회장 “의료진 코로나19와 사투 벌이지만 올해안에 끝나길 기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이 3년이 되면서 선진국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우리나라 방역당국도 중앙 집중 의료체계로 코로나19 환자를 관리하다가 지난 2월부터 개인 진단과 치료 체계로 바뀌었다. 그러나 하루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수십만명에 이르지만 환자들은 어떤 방법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지를 몰라 불안해 하는 모습이다. 이는 코로나19를 진료·치료하는 의료진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코로나19의 엔데믹 가능성을 놓고 일선 의료현장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기자는 11일 유인상 대한의원협회 부회장(밸런스가정의학과의원 원장·전문의)을 만났다. 유 부회장은 오미크론 변이종 확산으로 진료·치료가 의원 단위로 바뀌면서 때 아닌 원격진료를 하고 있다. 평소에 관리하던 환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유 부회장 병원으로 치료를 하기 위해 문의전화를 했다.
문의전화가 폭주하자 일반진료와 코로나19 백신 접종 업무가 마비가 될 정도였다. 해결책에 나선 유 부회장은 간호사를 통해 ‘카카오톡 오픈 채널’ 을 개설하는 조언을 받아 이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현재 700여 명 이상 환자들이 이 오픈 채널에 가입했다. 유 부회장은 기자에게 오픈채널을 보여주면서 중요 표시 돼 있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로 따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 가운데 코로나19로 감염된 사람들을 치료해 주기로 했다”면서 “환자들에게 오픈채널과 전화 통화로 상담한 후 처방전을 발행하고 가족이 약국에서 약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증세를 지속적으로 살피는 방법으로 치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유전자증폭(PCR)검사 하루 처리 한계치가 85만회다. 그러나 현재 125만회 이상 검사가 이뤄져 검사 시스템이 붕괴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로 양성 반응이 있거나 감염 증세가 있어 전문의 소견서가 있을 경우에만 PCR검사를 해주고 있다.
실제로 유 부회장 병원에도 코로나19 감염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이들은 대부분 자가진단 키트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고 있다.

유 부회장은 “환자들이 자가진단 키트를 이용하면 면봉을 콧속 깊이 넣지 못하지만 전문가들이 쓰는 제품은 이와 다르다”며 “환자 콧속 깊이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해 검사하면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키트에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환자들이 방문하면 유 부회장은 진단 소견서와 약 처방전을 함께 줘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PCR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이 환자가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오픈 채널을 통해 환자의 정보를 받은 다음 재택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의원 의료진들이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개인과 병원 방역이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환자들이 많아 의료진 감염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유 부회장 병원에도 간호사들이 번갈아가면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의료업이 갖고 있는 전문성 때문에 단기 아르바이트도 채용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유 부회장은 의료 일손 부족에 허덕이고있다고 털어놨다.
현재 의료계 내부에서는 종합병원의 재택치료 의료인 한 사람이 약 1000명의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돌봐야 하는 게 우리나 의료 시스템의 현실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의료계 현실상 의원에서 간호사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인력을 지원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유 부회장은 “최근 내 주변에 가정의학과·이비인후과 의사 4명이 코로나19를 진료하다 감염돼 숨져 마음이 아프다”라며 “나도 코로나19 일선에서 치료하는데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20년 이상 한 자리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나를 믿고 오는 (코로나19)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 부회장은 코로나19 증세가 심한 환자를 대상으로 음압 병실을 만들어 치료해야 하는 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를 시행하려면 이해 당사자들과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재돼 있다.
현재 의원에서의 코로나19(오미크론) 치료법은 폐렴·감기처럼 약을 쓰는 법 밖에 없다. 약품 ‘팍스로이드’를 코로나19 치료 초기 쓰면 좋지만 의원 단위에서 처방하기에는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또 팍스로이드를 환자가 복용하게 될 경우 기존에 먹고 있는 약들을 중단해야 되는 문제 등으로 주의할 게 많아 의원에서 처방하기에는 힘들 수 밖에 없다는 게 유 부회장의 설명이다.
또한 그는 정부가 방역 패스 제도를 철폐해 아쉬워한다고 밝혔다. 젊은층은 2차까지만 예방접종을 해도 코로나19 발병 때 쉽게 회복될 것을 알기 때문에 접종을 꺼리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병원에 접종 물량을 건네지만 맞는 사람이 줄어 제고만 쌓여가고 있다. 최근 접종을 시작한 ‘노바백스(Novavax)’는 3개월 이상 보관할 수 있지만 다른 백신들은 기간이 짧아 잔여 물량 폐기까지 고려해야 할 처지다.
유 부회장은 엔데믹을 조심스럽게 거론했다. 우리 몸에 능동면역이 생성되면 6개월간 같은 질병에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백신 접종을 통한 면역 생성은 능동면역 유지기간 보다 짧다. 코로나19 감염자의 완치와 백신접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엔데믹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유인상 부회장은 “엔데믹은 먼 얘기는 아니지만 스텔스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보건당국의 중앙집중식 의료체계에서 의원 단위까지 확대했기 때문에 많은 의료진들이 머리를 맞대고 애쓰다보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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