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중고차, ‘자판기’로도 구매 가능한 시대인데 우리는?
[기사요약]
현대차 등 완성차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 길 열려
중고차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불만 여전히 높은 상황
중고차시장 문제점 해결 대안으로 온라인 중고차거래에 주목
카바나(Carvana), 고객에게 자판기로 자동차 구매하는 이색경험 제공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지난 3월 17일 국내 중고차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정책 결정이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이날 열린 ‘중고차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에서 중고차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최종결정하면서,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제조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공식적으로 열리게 된 것이다.
완성차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 허용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많다.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는 자와 기존 시장을 지키려는 자,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대기업의 시장잠식을 우려하는 기존 중고차 중계업계의 반발이 심하다.
하지만 소비자인 고객 입장에서는 ‘선택의 다양화’로부터 중고차시장의 해묵은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 중고차시장, 여전히 부정적 이미지 강해
중고차 시장과 관련한 불신과 불만은 오래된 이슈이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 대한 최근 설문조사(소비자주권시민회의·한길리서치, 성인남녀 1000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의 79.9%가 중고차 시장이 혼탁하고 낙후돼 개선이 필요하며, 단지 8.9%만이 중고차 시장 인식에 긍정적 이미지를 갖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응답자의 56.1%가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미국의 경우, 중고차 거래 경험이 있는 고객 중 81%는 기존 딜러를 통한 자동차 구매 프로세스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했으며, 9%의 고객만이 자동차 판매 딜러를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Introduction to Carvana', 2021.2).
중고차업계는 시장에 대한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고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시도해왔으며, 이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것이 온라인 중고차 거래이다.
이에 이 분야에서 우리보다 앞서있으며 미국 중고차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카바나(Carvana)의 독특한 전략을 살펴보자.
• 카바나, 자동차 구매에 있어서 ‘디즈니 월드’를 꿈꾸다

카바나는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Tempe)에 위치한 온라인 중고차 판매업체이며, 자판기(Vending Machine)를 이용해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동차 구매의 ‘디즈니 월드’와 같습니다”. 카바나의 지역 매니저 얘기다.
카바나는 2015년 11월 테네시주 내쉬빌(Nashville)에 세계 최초로 5층 규모의 전자동 코인 자동차 자판기를 설치하였다. 2020년 11월 카바나의 27번째 자판기가 애틀랜타에 문을 열었는데, 12층으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주력 자판기이다.
카바나를 통해 고객은 판매원을 만나고 가격 흥정을 하고 수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번거로움 없이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주문할 수 있다.
자판기 픽업을 선택한 고객은 편리한 날짜와 시간을 정해서 예약할 수 있다. 그들이 도착하면 자동차 자판기 안에 있는 유일한 고객이 되며 고객 담당자로부터 자동 판매 프로세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카바나 코인’을 받게 된다. 그러면 고객은 전체 유리 타워의 중심부에서 구조물을 통해 내려오는 구입 차량의 모습을 보게 된다.

카바나 차량은 품질보증을 위해 자체 인증을 받아야하는데, 150개의 엄격한 검사항목을 통과해야 하며, 사고 이력이 없고 프레임 손상도 없어야한다.
모든 카바나 차량에는 7일 반품 정책이 적용되어, 고객에게 구입차량이 적합한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2022년 1월 기준, 카바나는 9년 동안 온라인에서 가장 빠르게 100만대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중고차 소매업체로 가장 빠르게 1년에 4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businesswire. 2022.1. 19).
•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
중고차시장은 코로나 펜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반도체 칩 부족 등으로 지난 2년 동안 날개를 달았다.
매력 있는 시장으로 부상했지만 대기업의 시장 진입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생존을 위해 중고차업계는 서비스 다각화와 품질향상 등을 통해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고차시장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자판기로 중고차를 픽업할 수 있는 날이 우리에게는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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