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IT업계, 엔데믹 시대 앞두고 '하이브리드 근무' 바람 분다

이화연 기자 입력 : 2022.04.27 13:00 ㅣ 수정 : 2022.04.28 07:39

“따로 또 같이”…필요에 따라 재택·사무실 근무 선택
내 집 앞 사무실…SKT·KT·LGU+, 시내 곳곳에 ‘거점 오피스’ 구축
빅테크·게임업계 “아직은 재택”…상황 지켜보며 새 근무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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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텔레콤 거점오피스 ‘스피어 신도림'의 개인 몰입형 업무 공간에서 직원들이 근무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정보통신(IT) 업계가 ‘9시 사무실 출근, 6시 사무실 퇴근’이라는 전통적인 근무 체계를 타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한 재택근무에 직원 호응이 쏟아지자 내친김에 ‘일하는 문화의 혁신’까지 팔을 걷은 것이다. 이를 통해 쾌적한 근무 환경을 일자리 선택의 중요 요소로 판단하는 IT 인재들을 확보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이하 SKT)과 KT, LG유플러스(LGU+)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직원 만족과 업무 효율성을 모두 거머쥐는  거점 오피스를 시내 곳곳에 마련했다.

 

게임업계는 정부가 코로나19를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여겨 새로운 방역 지침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5~6월까지 재택근무를 이어가며 직원 의견을 살펴보고 있다.

 

■ “집 앞 사무실”…통신3사, 거점 오피스 구축 완료

 

하이브리드(hybrid·2개 이상의 요소 결합) 근무는 재택 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혼합형 근무 시스템이다.   이미 많은 기업이 채택한 순환 재택근무와 외부 공유 오피스 대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SKT와 KT, LGU+는 여기서 더 나아가 시내 곳곳에 거점 오피스를 자체적으로 구축했다.  출·퇴근 시간을 줄여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거점 오피스는 점점 치열해지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인재 유치 경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T는 근로 문화 혁신의 하나로 서울 신도림, 일산, 분당 등 3곳에서 거점형 업무공간 '스피어(Sphere)'를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직원 4300여명의 거주지, 수요, 업무 특성을 고려해 선정했다. SKT는 오는 7월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워커힐 호텔에 ‘워케이션(일+휴가)’ 콘셉트의 스피어를 새롭게 오픈할 계획이다.

 

직원들은 스피어 앱을 이용해 거점오피스 좌석을 자발적으로 예약할 수 있다. 원격 근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회의실에는 비대면 회의에 필요한 카메라와 스피커가 설치됐다. 독립된 1인용 회의 공간도 마련했다.

 

KT는 직원들에게 △사무실 △재택 △원격 오피스(KT사옥에 직접 구축) △사설 공유 오피스 등 4가지 형태의 근무 방법을 제공한다. 이는 자유롭고 유연한 일터 문화로 직원의 업무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컴퍼니)라는 사업 포트폴리오에 발맞춰 IT 기술을 토대로 공간적 제약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중점을 뒀다.

 

KT 원격 오피스는 분당사옥과 송파사옥, 광화문사옥 등 3곳이다. 이들은 각각 지난해 7월, 9월, 11월 차례로 문을 열었다. 사설공유오피스는 패스트파이브 여의도점, 집무실 일산점·석촌점 3곳으로 선착순 예약 방식으로 운영된다.

 

LGU+는 서울 강서구 마곡사옥과 경기도 과천국사, 판교에서 거점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또한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업무효율성 향상 차원에서 기술부문 연구개발(R&D) 인력을 대상으로 주3일 재택근무 제도를 시행해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안전한 일터를 원하는 수요에 맞물려 ICT라는 업의 본질,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거점 오피스를 구축하게 됐다”며 “자신에게 가장 최적화된 장소를 골라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원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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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제2사옥 조감도 (사진=네이버)

 

■ 빅테크·게임업계 “아직은 재택”…새 근무제 고심

 

이에 비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대형 IT업체)와 게임 회사들은 장기간 이어진 재택 근무를 유지하는 추세다. 화상회의 시스템 등 협업 솔루션을 활용하면 업무에 지장이 없고 오히려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직원 목소리를 반영했다.

 

실제로 네이버가 이달 초 본사 직원 4795명을 대상으로 '최적의 근무방식'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52.2%가 재택근무와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41.7%는 ‘주 5일 재택근무’를 희망했다. 주 5일 회사 출근을 선택한 직원은 2.1%에 그쳤다.

 

네이버는 당초 예정된 현행 재택근무를 6월까지 유지한다. 그 후에는 새로운 근무제도를 확정해 7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와 관련해 "개인에게 선택지를 주고 최적의 업무환경을 만드는 게 맞다"고 언급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인'을 운영하는 네이버 관계사 라인플러스는 원격근무 가능 지역을 해외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하이브리드 워크 2.0’ 제도를 검토 중이다.

 

카카오도 6월로 연장된 재택근무 체계를 유지한다. 이후에는 당초 4월 도입 예정이었던 '유연근무제 2.0'을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 유연근무제 2.0은 부문별 책임자(CXO) 담당 조직별로 재택근무와 출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게임업계는 현행 재택 근무 또는 자율 근무를 이어가며 직원들의 반응과 업계 동향을 면밀히 살필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달까지 직원들이 재택이나 회사 출근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 출근제를 유지한다. 넥슨과 넷마블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재택 근무를 이어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재택 근무에 따른 우려가 일부 있었지만 화상 회의를 적절하게 사용해 큰 문제가 없었다”며 “새 정부 방역 지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5~6월에는 이에 맞춰 근무 형태를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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