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회원에 캐시백 뿌리는 카드사…마케팅 비용 증가 '고육지책'

김태규 기자 입력 : 2022.08.30 07:40 ㅣ 수정 : 2022.08.30 07:40

카드업계, 신규 회원 대상 캐시백 이벤트 활발
대상 아닌 충성고객 '허탈'…타사로 옮겨가기도
"수익성 방어 차원…휴면카드 재사용 유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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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카드업계가 최근 신규 고객만을 대상으로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하며 회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어 기존 고객이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삼성‧롯데‧현대‧하나‧우리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최근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캐시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캐시백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현금 뿌리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회원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만큼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면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다.

 

KB국민카드는 오는 31일까지 '톡톡카드' 시리즈 4종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포함해 최대 18만원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 이벤트는 응모 직전 6개월간 모든 KB국민 신용카드 결제 이력이 없는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삼성카드는 '삼성 iD ON' 등 카드 3종을 대상으로 다음달 10일까지 14만원 이용 시 14만원의 캐시백을 제공하고, 롯데카드와 현대카드('현대카드 X BOOST' 카드)도 카드고릴라와 함께 각각 13만원 이상 사용 시 13만원 캐시백, 20만원 이상 사용 시 15만원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하나카드 역시 최대 14만원, 우리카드는 최대 17만원 캐시백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벤트는 모두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캐시백 이벤트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신규 고객을 확보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또 최근 결제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빅테크와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점도 신규 고객 유치가 과열되는 배경 중 하나다.

 

또 업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신규 고객을 유치한 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 대출 상품으로 유인하려는 목적도 있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현금성 마케팅이 과열되면서 캐시백 혜택을 찾아 재테크를 하는 '체리피커'나 '카드테크(카드와 재테크의 합성어)족'이 증가하고 있다.

 

혜택을 받기 위해 카드를 신규 발급하고, 캐시백을 받기 위한 실적을 채운 뒤 다시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카드를 이용하거나, 해지하고 혜택을 주는 다른 카드사로 갈아타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캐시백 이벤트가 진행되다 보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충성고객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한 카드사를 지속적으로 이용해도 신규 회원에 준하는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A 카드사를 이용하고 있는 한 30대 직장인 A씨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수년째 A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이용하고 있는데, 캐시백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확인해 봤더니 신규 고객만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였다"면서 "캐시백을 주는 다른 카드사로 갈아탈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간 캐시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른 카드사의 고객을 자사로 유치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또 카드사 입장에서도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필요 이상으로 과열돼 비용이 증가해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카드사 입장에선 마케팅 비용 부담이 증가하지만, 신규 회원을 유치해야 수수료 수익 악화를 막을 수 있다"며 "신규 고객이 대출상품을 사용하게 되면 수익이 더 발생할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캐시백 마케팅은 고육지책"이라며 "경쟁이 과열될수록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혜택 축소로 이어지게 돼 신규 고객 유치와 함께 휴면카드 재사용 유도 등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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