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최고치…'350억 달러' 목표 달성하나
1∼6월 누적 수주 170억달러…전년대비 40% 증가
하반기 사우디·우크라 재건 사업 등 수주 청신호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간 목표 350억 달러 달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2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 누적액은 172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늘어난 규모로 2018년(176억 달러)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6월 중순까지는 전년에 비해 실적이 저조했으나, 6월 말 사우디 화학플랜트 공사 계약 체결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당초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건설사들에 대한 해외수주 환경은 녹록치 않았다. 저유가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 산유국의 설비 투자가 위축되면서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유가가 70달러(두바이유 기준) 이상으로 유지되는 등 중동·플랜트 수주를 중심으로 발주환경은 점차 개선됐다.
상반기 수주 실적을 지역별로 살펴봐도 중동을 필두로 한 개선세가 뚜렷이 감지된다. 5월까지 해외수주 총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지역은 아시아(40%)였다. 반면 실적 자체는 전년 67억 달러에서 32% 가량 감소한 40억 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달 현대건설이 아시아 전체 실적을 뛰어넘는 50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화학플랜트 수주를 체결하며 5월까지 17% 비중에 머무르던 중동 비중이 38%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해외수주 역시 중동 산유국을 중심으로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배럴당 70달러대 수준의 국제 유가가 2년 이상 이어지면서 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지역의 석유가스 부문 발주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MENA 지역의 건설시장은 사우디가 견인하고 있는데 4월까지 이 지역 전체 발주의 47%를 사우디가 자치하고 있다. 향후 네옴시티를 포함해 발주 예정인 금액만 6876억 달러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역시 사우디가 네옴시티 사업을 통해 발주를 이어가고 있어 MENA 지역이 가장 유력한 해외 시장이 될 것으로 본다"라며 "특히 현재 유가가 70달러 이상 수준에서 2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데 이대로만 외부 상황이 유지된다면 우리나라가 높은 수주고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위한 건설사들의 업무협약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4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등 다수의 대형건설사는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주로 국제공항 확장 공사와 스마트시티 개발, 초소형모듈원전(MMR) 등 인프라 재건 사업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재건에 소요되는 비용은 10년간 약 4110억 달러(531조8000억원)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1년 6개월여간 지속되면서 우크라이나는 현재 수십만 채의 주택과 학교, 병원, 공장, 핵심 인프라가 모두 파괴된 상황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아직까지 전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업무협약 수준이라 당장 수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승주 하나증권 에널리스트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은 우리나라가 차관(대여)을 해주는 만큼 실질적으로 수주 가능 금액이 네옴시티보다도 크다고 보고 있으나, 전쟁의 양상과 MOU가 아닌 구체적인 프로젝트 수행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사우디 네옴시티 역시 MOU를 맺고 협력하자는 건설 외교로 시작된 사업이다"라며 "물론 미국 주도로 많은 해외 건설기업들이 재건 사업에 뛰어들 테지만, 정부 주도로 사전 준비를 잘 마련하면 상당한 경쟁력이 있는 우리나가 기업들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평가했다.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해외수주가 전년 대비 13.9% 늘어난 353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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