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 갈리는 공모주 시장…본격 '옥석 가리기' 진행되나

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8.03 07:23 ㅣ 수정 : 2023.08.03 07:23

큐리옥스, 일반 청약 경쟁률 '10대 1'…흥행 참패
코츠테크 경쟁률 '1682대 1'…증거금 2.6조 모아
'투심 과열' 구간 지나…평가가치·산업군 신중히
당국 '허수청약 방지' 공모가 상향 조정 이끌었나
스팩, 여전히 과열…투기성 자금 급등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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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상장일 가격변동폭 확대로 열기가 뜨거웠던 공모주 시장에서 기업공개(IPO) 흥행에 실패하는 종목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바이오 등 특정 업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싸늘하게 나타나면서 '옥석 가리기' 장세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PO를 진행하고 있는 의료용 기기 제조업체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전일 마감한 일반 청약에서 10.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참패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앞서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총 688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이 191.61대 1로 집계돼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전체 수요예측 신청 물량 중 약 58%가 희망 공모가 밴드(1만3000~1만6000원)의 중간값 이하를 제시했고, 약 36%는 밴드 최하단 미만을 적어냈다.

 

반면, 같은 날 마찬가지로 일반 청약 일정을 마친 SBC(싱글보드컴퓨터) 기반 방위산업 임베디드 시스템 전문기업 코츠테크놀로지는 1682대 1의 경쟁률을 달성했으며, 증거금으로만 2조6600억원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츠테크놀로지는 기관수요예측에서도 1914개 기관이 참여해 18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1만~1만1500원) 상단을 초과하는 1만3000원에 확정하기도 했다.

 

앞서 한국거래소가 지난 6월 26일부터 새롭게 상장하는 주식들에 대해 상장 첫날 공모주 대비 가격 변동 폭을 기존 63~260%에서 60~400%까지 확장한 바 있다.

 

제도 변경 이후 신규 상장주들 대다수는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IPO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앞서 상장한 종목 중 오픈놀과 파로스아이바이오 등을 제외하면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모두 네 자릿수대의 경쟁률을 달성했고, 해당 두 종목도 수요예측에서 각각 500대와 300대의 경쟁률을 기록해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또 실질적인 실적을 낼 수 없는 인수·합병 목적의 명목상 회사인 스팩(SPAC)도 공모주 투심에 힘입어 금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 거시경제 환경 불안이 확산되고 글로벌 증시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공모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약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참여자들이 IPO를 진행하는 기업의 평가가치와 산업군 등을 고려하는 신중한 접근을 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모주 시장도 수급 이벤트를 뒤로 하고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 장세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IPO를 진행 중인 기업 중에서도 일부 종목들은 희망 공모가가 비교적 높게 형성돼 있고, 일부 종목들은 너무 작은 사이즈를 가지고 있는 등 시장에서 투자 매력을 느끼기에 조금 부족한 측면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당국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주금납입 능력이 부족한데도 무조건 청약에 참여하는 이른바 '허수청약'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곧 적용될 예정인데, 해당 제도의 부작용으로 IPO 기업들의 공모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들부터는 IPO를 주관하는 증권사가 기관 수요예측 단계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주금납입 능력을 확인한 후 공모주를 배정해야 한다. 주금납입 능력은 확약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투자일임사의 경우 사업 등록 후 2년이 지나야 하며 일임 규모가 50억원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첫 적용 대상 기업은 이날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콘텐츠 기업 빅텐츠다.

 

이를 통해 IPO 기업의 경쟁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방지할 수는 있지만, 규모가 작은 기관들의 경우 신청할 수 있는 공모주 수가 제한적인 만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신청 가격을 높게 불러 전반적인 공모가가 높아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준 대표는 "기관 규모별로 공모주에 대해 신청하는 가격대가 같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특히 비교적 소규모 기관의 경우 '무조건 받고 보자'는 생각으로 어차피 배정도 얼마 나오지 않을테니 신청 가격을 올려버리는 전략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경쟁률 측면이 아닌 공모주들의 가격적인 과열이 더 '뻥튀기'될 수 있다"며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일 일반 청약을 마친 SK10호스팩과 하나28호스팩 두 종목은 각각 1194대 1과 2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스팩에 대한 투자심리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전문가들은 스팩이 합병 상장 이전까지는 단순히 현금만을 보유한 페이퍼컴퍼니인 만큼, 투기성 자금에 의한 급등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새 제도 시행 이후 스팩 가격의 이상 급등이나 공모희망가 대비 공모확정가의 강세 전환 등 시장 과열 신호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이론적으로 신규상장일 공모가의 네 배를 기록하는 주식이 탄생할 수 있겠지만, 그 순간에 공모가의 400%에 매도하는 투자자와 매수하는 투자자 중 어느 편이 합리적 투자 결정인지 곰곰히 생각하고 임하길 권고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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