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신약기업 ‘유노비아’ 설립은 일동제약의 묘수…재무 부담 덜어내고 파이프라인 집중
최정호 기자 입력 : 2023.08.24 04:40 ㅣ 수정 : 2023.08.24 07:12
지난 2년간 1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 투입, 향후 예산 더 필요해 물적 분할 이후 시리즈 투자 등 다양한 자금 외부 수혈 가능해져
[사진=일동제약]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일동제약이 신약 개발에 따른 재무 부담을 덜어내고 빠른 실적 개선을 이루기 위한 묘수를 단행했다. 지난 9일 연구개발(R&D)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혁신 신약개발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부터 매출액 대비 20%에 육박하는 연구개발비를 집행하고 있어 재무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신약 개발 전담 자회사를 설립하게 될 경우 기존보다 투자가 수월해져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이 운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공시에 따르면 일동제약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569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9.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635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19.7%에 해당하는 1216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집행했다. 2021년에도 매출액 5591억원을 올리고 19.3%에 해당하는 1056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일동제약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은 총 9개다. 이중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2형 당뇨치료제(2개) △NASH 치료제 △위산관련 치료제 등이다. 전임상 단계 진행 중인 것은 △안구건조증 △간섬유화/간경변 △파킨슨질환 치료제 △안질환 치료제 등이 있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의 경우 NDA(신약허가신청) 단계다.
[표=전자공시]
일동제약은 다양하고 미래 가치가 큰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당뇨의 경우 환자가 늘고 있으며 꾸준한 복용이 수반되는 질병이기 때문에 2개의 당뇨치료제 개발은 일동제약의 미래 가치를 늘려줄 것으로 보인다. 또 환자가 늘고 있지만 치료제가 없는 NASH 치료제·파킨슨질환 치료제도 전망이 매우 밝다.
이들 파이프라인은 개발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이제 전임상 단계와 임상1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용을 쓰고 있는 것은 막대한 재무 부담이다.
하지만 연구개발 분야 독립 법인을 설립할 경우 외부 자금 수혈이 용이해진다. 상장사인 일동제약에 속해 있을 경우 투자를 위한 유상증자 시 지분 변동이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 지배구조의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영진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물적분할은 제약사에 신약 개발이라는 위험요소를 저감시켜줄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또 공격적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약 개발 기업을 운영하기 수월해지며 성공 시 모 기업에 이윤을 가져다 줄 수 있다"라고 했다.
오는 11월 1일 일동제약은 임시주주총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신약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할 예정이다. 유노비아는 일동제약이 지분 100%를 소유하는 자회사 구조다.
일동제약은 기존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새롭게 추가될 유망 파이프라인 등 자산을 활용해 신설 법인에 10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필요 자본을 조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