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안 쓰고, 이체는 모바일로”...은행 ATM이 사라진다

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5.13 08:20 ㅣ 수정 : 2024.05.13 08:20

5대 시중·지방銀, 전국 ATM 5년간 7536개 줄어
카드 이용 비중 확대에 결제 플랫폼 이용 활성화
이체도 모바일에서..편의성 제고에 수수료 면제도
수요 감소에 금융 인프라 줄여..비용 효율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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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운영하는 현금자동인출기(ATM) 수가 최근 5년간 7500개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결제와 이체 등의 금융 업무 비중이 디지털·모바일로 빠르게 옮겨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지속적인 수요 감소에 대응해 ATM 축소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BNK부산·BNK경남·DGB대구·전북·광주 등 5대 지방은행이 전국에 설치한 ATM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2만4283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 12월 말(3만1819개)과 비교하면 7536개 줄어든 수준이다. 이 기간 5대 시중은행과 5대 지방은행이 없앤 ATM은 각각 6394개, 1142개로 집계됐다. 이들 10개 은행은 매년 적게는 1383개에서 많게는 2204개의 ATM을 철수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2019년 12월 말 기준 ATM이 6777개로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 12월 말 4329개로 2448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 ATM은 5832개에서 4784개로, 우리은행 ATM은 4808개에서 3685개로 각각 감소했다. 

 

지방은행도 ATM 줄이기에 한창이다. 대구은행은 ATM 운영 수를 2019년 12월 말 1645개에서 지난해 12월 말 1208개까지 줄였다. 부산은행 역시 이 기간 ATM을 1269개에서 876개로 축소했다. 전북은행의 ATM은 지난해 12월 말 243개밖에 남지 않았다. 

 

은행권의 이 같은 ATM 축소 움직임은 급격한 수요 감소에 기인한다. 체크·신용카드 이용률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페이’ 같은 핀테크(금융+IT) 업체들의 결제 플랫폼 이용도 활성화되면서 ‘현금 없는 소비’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전체 지출액에서 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37.4%에서 2021년 58.3%로 절반을 넘은 지 오래다. 반면 현금 비중은 2015년 38.8%에서 2021년 21.6%로 급감했다. 현재는 이보다도 크게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권 모바일뱅킹이 고도화되면서 돈을 이체하러 ATM을 찾는 일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실제 올 2월 기준 ATM을 통해 처리된 금액은 14조7479억원이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05년 2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여기에 최근 은행들이 각종 이체 수수료를 면제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ATM 이용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은행권은 ATM 뿐 아니라 영업점도 줄여나가고 있다. 5대 시중은행과 5대 지방은행의 국내 지점 수는 2019년 12월 말 4592개에서 지난해 12월 말 3882개로 감소했다. 단순 계산으로 매년 전국에서 140개 넘는 은행 영업점이 문을 닫고 있는 셈이다. 

 

은행들은 수요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지점과 ATM 같은 금융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건비와 임대료, 유지비 등의 고정비가 발생하는데 재무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디지털·모바일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책은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ATM과 지점을 축소하는 건 고객들의 금융 이용 경로가 변하고 있는 데 대응한 유연한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며 “재무상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있는데, 이 비용을 IT나 디지털 투자로 늘리고 있어 고객의 금융 편의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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