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 동결ⓛ 은행권] 대출금리 하락 제동에 가계부담 지속…은행권은 수익성 방어 유리

금교영 기자 입력 : 2025.04.17 10:32 ㅣ 수정 : 2025.04.17 10:32

높은 환율과 가계부채 증가 부담 등 고려
대출금리 인하 어려워…가계부담 지속 전망
1분기 4대 금융지주 예상 순익 5조…‘호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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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7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지난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추가 조정 여부가 주목됐지만 높은 환율과 가계부채 증가 부담 등을 고려해 금리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17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 1년 9개월간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연속 각각 0.25%포인트(p) 인하 후 한 차례 동결했다. 2월에는 또 다시 0.25%p 인하했으나 이달엔 동결 결정을 내리며 한 박자 쉬어가게 됐다.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인한 수출 타격, 계엄·탄핵 정국 장기화에 따른 부진한 내수 등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당장 금리를 낮추기에는 환율 불안이 컸다는 결론이다.

 

금리 인하로 현재 1.75%p인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 환율이 치솟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관세발 고물가 우려에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시사하기도 한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지난달 말 1470원 안팎까지 상승했다. 이달 9일 본격적으로 상호관세가 발효되자 오후 3시 30분 기준가로 1484.1원까지 오르며 금융위기 당시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상호관세 유예 소식 등이 전해지며 최근 1420원대까지 낮아졌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언제 다시 오를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창용 총재 등 한은 관계자들은 환율의 특정 수준보다 변동성 확대를 더 경계하며 관리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바 있다. 

 

서울 부동산 가격과 가계대출 추세 안정 여부, 추경의 최종 규모와 집행 시기 등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연초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 등으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은 2월 3조931억원 급증했다가 3월 1조7992억원 증가하면서 다소 속도가 느려졌지만 이달 들어 열흘 동안 1조1218억원 늘며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은 시중은행들에게는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통상 금리가 낮아지면 예대마진 축소 등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지난 2월 기준금리 인하에도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방침 등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일정 수준에서 유지해왔다. 이번에는 기준금리가 동결된 만큼 대출금리 하락 여지가 더욱 희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월 금리 인하 당시에도 예금금리 하락폭에 비해 대출금리 하락폭이나 시장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았다”며 “이번 금리 동결로 이 같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익성에도 큰 타격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는 올해 1분기 총 5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가 낮아졌지만 은행 수익성에 결정적인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확대되며 이자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명 대출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며 차주들의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앞선 3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한 상황인데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은행들은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해 대출금리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인 코픽스(COFIX)가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음에도 차주들은 변동금리 대신 고정금리를 선택한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동결로 은행권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지만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예상은 하고 있다”며 “금리 변동의 경우 어느정도 가정하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큰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지금은 환율 변동성이 더 민감한 시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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