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성적표 받은 '로킷헬스케어'...상장 후 가시밭길 걷나
자본잠식·오버행 등 리스크 여전
주력 사업의 지속 가능성도 의문

[뉴스투데이=임성지 기자] 일반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로킷헬스케어가 산재한 리스크로 인해 상장 이후에도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양일간 진행된 일반대상 청약에서 증거금을 862억원 밖에 모으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경쟁률은 SK증권 기준 33.81대 1, KB증권 창구 기준 97.67대 1을 기록했다. 앞서 로킷헬스케어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368.45대 1을 기록했고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인 1만1000원을 확정하면서 기대감을 높였으나 현실은 냉혹했다.
2012년 설립된 로킷헬스케어는 인공지능(AI)을 기반한 3D 바이오프린터를 이용해 초개인화 맞춤 장기재생 플랫폼을 제조·판매하는 바이오텍이다.
회사의 주력제품은 닥터인비보(Dr.INVIVO 4D2D)로 환부 모양에 맞게 스캐폴드 및 바이오잉크를 출력해 재생 패치를 제작한다.
또 바이오잉크를 준비하고 의료용 3D 바이오프린터를 구동하는데 사용되는 구성품인 일회용 의료기기 키트(Dr.INVIVO AI Regen Kit)도 있다.
이외에도 회사는 연골과 장기 재생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안티 에이징을 위한 건강보조식품도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로킷헬스케어의 리스크는 크게 자본잠식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다. 먼저 로킷헬스케어의 최근 3개년 및 2024년 자본총계는 △2021년 –1036억원 △2022년 -975억원 △2023년 -785억원 △2024년 -77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에 대해 로킷헬스케어는 상장 후 해당 우선주 및 CB의 보통주 전환을 진행해 부채가 자본으로 재분류되기 때문에 자본잠식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로킷헬스케어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확정공모가액 1만1000원 기준 공모자금 유입을 가정했을 경우 자본총계는 –771억원에서 약 86억원으로 전환되어 자본잠식이 해소된다.
다음은 로킷헬스케어의 오버행 이슈다. 회사의 상장 당일(5월 12일) 유통 가능한 주식 물량은 전체 주식의 36.31%에 달한다.
또 상장 1개월 후에는 유통이 가능한 물량이 70.12%로 확대된다. 이는 로킷헬스케어의 1081만880주가 시장에 대거 풀릴 가능성이 농후한 셈이다.
그동안 로킷헬스케어는 자금 조달을 위해 △전환사채(CB)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했다.
또 회사는 2017년 시리즈A를 시작으로 2024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까지 수많은 국내 벤처캐피탈(VC)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로킷헬스케어가 최대주주인 유석환 대표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 3년의 의무보유를 설정했으나, 2017년부터 재무적투자자(FI)로 들어온 VC들은 엑시트(투자회사)에 대한 니즈가 강할 것이다”며 “"1개월 후 유통가능 물량이 70%에 달한다는 점은 상장 첫날 이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속 성장 물음표 붙은 주력 사업
로킷헬스케어가 자본잠식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상장 승인을 받았던 원인 중 하나는 지속적인 매출 증가도 한몫했다. 실제 로킷헬스케어의 매출은 △2022년 92억원 △2023년 124억원 △2024년 131억원 등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보면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이 자회사들에서 나오고 있는 숫자다. 현재 로킷헬스케어의 자회사로 로킷아메리카(건기식)와 로킷제노믹스(시퀀싱)가 있다. 이들의 2024년 매출은 로킷아메리카 42억원, 로킷제노믹스 25억원으로 합산하면 67억원, 전체 매출의 51.14%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로킷헬스케어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유의미한 성장으로 비춰지지만, 절반 이상이 주력 사업에서 나오고 있지 않다”며 “이에 따라 일각에서 상장을 위한 ‘숫자만들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의견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로킷헬스케어가 연구개발(R&D) 투자에 인색한 점도 주력 사업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회사가 최근 판관비로 집행한 자금은 △2023년 114억원 △2024년 116억원 등이다. 이중 경상연구개발비에 들어간 비용은 △2023년 18억원 △2024년 16억원으로 각각 15.78%와 13.79%에 불과하다.
또 최근 R&D를 담당하는 기업부설연구소 인력도 7명에서 5명으로 줄어들었다는 점도 리스크다. 로킷헬스케어의 기업부설연구소는 △피부 △연골 △신장 재생의 임상을 비롯한 장기재생 프로토콜 개발과 장기재생 AI 기술 개발을 위한 핵심 조직으로 인력 감소로 인해 R&D 속도는 둔화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로킷헬스케어는 투자설명서에 “업계 내 치열한 인력 유치와 전문 인력에 대한 높은 수요 등으로 경쟁사 및 후발주자에게 핵심 인력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 로킷헬스케어의 미처리결손금도 1066억원에 달해 회사가 강조하는 2025년 당기순이익 실현을 기반한 자본 구조 개선과 AI 장기재생 시장의 ‘퍼스트 무버’가 가능할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2015년 전후를 기점으로 AI를 주제로 하는 국내 바이오벤처가 다수 설립됐고, 당시 풍부한 유동성으로 막대한 투자금이 쏠렸다”며 “엑시트 기간이 도래함에 따라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는 일부 기업이 상장 이후 어려움을 겪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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