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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값 급등 배경엔 중국인 큰손들도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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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4.29 01:08 ㅣ 수정 : 2025.04.29 08:26

미중 관세전쟁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고조에 중국인 부자들 안전자산 금투자에 열중, 위안화 약세 및 중국 내 경제성장 둔화 조짐도 금에 대한 관심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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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에서 금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중국에서 금 투자 열풍이 다시 한 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위안화 약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투자자들은 다시금 ‘영원한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선물거래소의 금 선물 거래량은 최근 3거래일 동안 하루 100만 계약을 웃도는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중국인들의 오랜 ‘금 사랑’이 현대 경제 불안과 맞물려 다시 폭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인들의 금에 대한 애정은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대 중국에서는 금이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으며, 왕족과 귀족들은 금 장신구와 금화를 보유함으로써 부를 과시했다.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에는 황금으로 만든 물건들이 권력자의 권위를 상징했고, 백성들 또한 금을 재산 저장 수단으로 여겼다.

 

20세기 중반 이후에도 금은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특히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계획경제 체제 아래서도 금은 개인 재산 보호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비록 정부가 한동안 개인의 금 보유를 엄격히 규제했지만, 2000년대 초반 금 투자 자유화 조치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금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세계금위원회(WGC)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3년부터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이 되었으며, 결혼 예물부터 장기 저축 수단까지 금은 중국 사회 전반에 깊숙이 뿌리내려 있다.

 

이번에 다시 불붙은 금 투자 열풍은 단순한 전통적 선호를 넘어, 복합적인 경제·지정학적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첫째, 미중 무역 긴장과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다. 커머더티 디스커버리 펀드의 애널리스트 샘슨 리는 "중국인들이 미중 간 긴장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금 강세장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든 적어도 중국에서는 미중 관계가 이른 시일내에 쉽게 회복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며 현재 중국인들의 불안 심리를 설명했다.

 

둘째, 위안화 약세 우려도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중국 내 경제 성장 둔화 조짐과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은 위안화 가치를 압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산 가치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금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셋째, 낮은 미결제 약정이 보여주듯 데이트레이딩(단기 매매) 수요의 급증이다. WGC 수석 시장 전략가 존 리드는 "엄청난 거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결제 약정 거래량은 크게 늘지 않았다"며 "이는 데이트레이딩이 활발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은행에서 골드바가 매진됐다는 얘기도 들려온다"며 강력한 개인 투자 수요를 지적했다.

 

넷째, 금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증가다. 4월 한 달간 중국 내 금 ETF에 유입된 자금은 지난해 총보유액을 넘어섰으며, 이는 개인 투자뿐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전쟁으로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시세는 날로 치솟고 있다. 국제 금값은 현재 온스당 350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국제 금값이 올해 중반 온스당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심지어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장기적으로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제시했다.

 

여기에 자금력이 막강한 중국인 투자자들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이 금값 고공행진에 불을 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샘슨 리는 "중국 경제가 상당히 좋지 않다는 것을 투자자들 모두가 알고 있고, 미국의 관세로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장기 금 강세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달러 약세,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가 금값에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상하이 금거래소는 투자열기가 과열에 가깝게 뜨거워지자 투자자들에게 시장 변동성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이례적인 공지까지 내보냈다.

 

 

cswon1001@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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