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22) '이윤택의 사람'오달수의 '여관성폭행' 응징한 엄지영
김성권
입력 : 2018.03.02 14:39
ㅣ 수정 : 2018.03.02 14:39

▲ 배우 오달수 ⓒ뉴스투데이
한국사회의 권력기관들이 벼랑끝 위기로 몰리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가 도화선이 돼 다른 현직 검사, 그리고 전직 방송국 PD의 내부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이슈도 성폭력을 넘어서 채용비리 문제까지 확산되고 있다. 권력을 쥔 사람에 의한 ‘갑질’에 대한 고발태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전례없던 ‘내부고발자(whistle blower)’ 도미노 사태가 한국의 위계적 조직문화를 뿌리부터 변혁시키는 단초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엄지영, 오달수가 '여관성폭행' 부인하자 '자신의 악몽' 실명 공개해 압박
오달수 사과했으나 성폭행은 부인하고 '연애감정'운운
최초 익명 고발자들이 제기한 성폭행과 상습성추행 의혹은 미궁에 빠져
피해 여성이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면서 점화시킨 천만 배우 오달수의 성추행 사실 폭로는 파장이 컸다. 오달수의 성추행 추문은 배우 조민기의 대학 제자 성추행 관련 보도가 나온 뒤 익명의 여성 A씨가 피해 사실을 주장하는 댓글에 그의 이름 초성 'ㅇㄷㅅ'가 거론되면서 시작됐다.
당초 'ㅇㄷㅅ'라는 초성은 연희단거리패 전 예술감독 이윤택씨의 성폭력이 불거지면서 흘러나왔다. 이윤택씨 못지않은 상습 성추행자가 연희단거리패 출신 희극배우 'ㅇㄷㅅ'라는 얘기였다.
댓글은 "90년대 부산ㄱ소극장. 어린 여자 후배들 은밀히 상습적 성추행 하던 연극배우. 이 연출가가 데리고 있던 배우 중 한명. 지금은 코믹 연기하는 유명한 조연 영화배우. 저는 끔찍한 짓을 당한 충격으로 20년 간 고통받으며 정신과 치료받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댓글에서는 "지금은 유명한 코믹 연기 조연 영화 배우다. 90년대 초반 이 연출가가 부산가마골소극장을 비웠을 때 반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손가락으로 그 곳을 함부로 휘저은 사람이다. 내게는 변태 성추행범일 뿐"이라는 폭로가 이어졌다.
이후 실명이 언론매체들의 보도를 통해 공개됐고 오달수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오달수는 자신이 성추행 사실의 장본인으로 지목되자 수 일만에 보도자료를 통해 "저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오히려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한다며 허위 사실을 미투운동으로 포장하는 건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오달수의 이 같은 해명에 그에 대한 비난 여론에도 변화가 생겼고, 미투 운동의 본질에 대해 되짚어 보자는 반향도 일어났다.
오달수에 대한 '미투(Me Too)' 운동의 충격파는 이 시점에서 더 커졌다. 오달수의 해명 이후 같은날 피해자 A씨가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달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다.
A씨는 "이윤택 연출의 연극 '쓰레기들'에 출연했을 당시 4기 선배인 오달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나에게는 높은 선배인데 잠시 이야기를 하자고 해서 (여관에) 따라갔다. 소리를 질렀는데도 눈도 깜짝 안 하더라. 동료에게 이야기 했더니, '나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오달수 측도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대응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자 이번엔 과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었던 또 다른 피해자인 연극배우 엄지영 씨가 용기를 냈다. 엄 씨는 본인의 얼굴과 실명을 직접 공개하면서 오달수의 해명에 적극 반박했다.
그는 지난 26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를 통해 얼굴과 실명을 직접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엄 씨는 "처음에 댓글을 올리신 분의 글을 보고 '나도 이제 얘기할 수 있겠구나'라며 기다렸다"며 "오달수가 사과를 할 줄 알았는데, 사과는커녕 실명을 공개 안 했다는 이유로 없었던 일처럼 말하는 게 용서가 안 됐다"고 말했다.
이날 엄 씨는 "2000년대 초 오달수를 알았고, 연기 조언을 위해 만났는데 자신의 얼굴이 알려져 부끄러우니 다른 곳에서 얘기하자고 했다. 모텔로 갔고, 거기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오달수의 무고죄 법적 대응이 "걱정된다"는 심경을 토로하면서도 "증거는 될 수 없지만 나한테는 진짜 있었던 사실"이라며 용기 낸 이유를 설명했다.
오달수는 엄 씨의 폭로 이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입장을 번복하고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지 보름만이다.
오달수는 지난달 28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최근 일어난 일련의 일들은 모두 저의 잘못"이라며 처음 글을 올린 A씨와 엄지영 씨에게 각각 사과했다. 그는 익명의 피해자에게는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했고, 엄 씨에게는 "용기 내어 TV에 나오게 한 것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사과문 발표에서 피해자인 A씨에게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라는 부적절한 의미를 넣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사과문의 시점과 '연애감정' 운운하며 변명하는 태도의 진정성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이다.
엄 씨의 실명공개는 A씨의 성폭행 폭로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미투 운동의 본질에 힘을 보탰다. 천만 배우라는 수식어로 국민적 사랑을 받아왔던 오달수는 출연했던 영화에서 통편집이 되고, 첫 방송을 앞둔 드라마에서도 하차하는 등 배우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피해 여성이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면서 점화시킨 천만 배우 오달수의 성추행 사실 폭로는 파장이 컸다. 오달수의 성추행 추문은 배우 조민기의 대학 제자 성추행 관련 보도가 나온 뒤 익명의 여성 A씨가 피해 사실을 주장하는 댓글에 그의 이름 초성 'ㅇㄷㅅ'가 거론되면서 시작됐다.
당초 'ㅇㄷㅅ'라는 초성은 연희단거리패 전 예술감독 이윤택씨의 성폭력이 불거지면서 흘러나왔다. 이윤택씨 못지않은 상습 성추행자가 연희단거리패 출신 희극배우 'ㅇㄷㅅ'라는 얘기였다.
댓글은 "90년대 부산ㄱ소극장. 어린 여자 후배들 은밀히 상습적 성추행 하던 연극배우. 이 연출가가 데리고 있던 배우 중 한명. 지금은 코믹 연기하는 유명한 조연 영화배우. 저는 끔찍한 짓을 당한 충격으로 20년 간 고통받으며 정신과 치료받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댓글에서는 "지금은 유명한 코믹 연기 조연 영화 배우다. 90년대 초반 이 연출가가 부산가마골소극장을 비웠을 때 반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손가락으로 그 곳을 함부로 휘저은 사람이다. 내게는 변태 성추행범일 뿐"이라는 폭로가 이어졌다.
이후 실명이 언론매체들의 보도를 통해 공개됐고 오달수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오달수는 자신이 성추행 사실의 장본인으로 지목되자 수 일만에 보도자료를 통해 "저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오히려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한다며 허위 사실을 미투운동으로 포장하는 건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오달수의 이 같은 해명에 그에 대한 비난 여론에도 변화가 생겼고, 미투 운동의 본질에 대해 되짚어 보자는 반향도 일어났다.
오달수에 대한 '미투(Me Too)' 운동의 충격파는 이 시점에서 더 커졌다. 오달수의 해명 이후 같은날 피해자 A씨가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달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다.
A씨는 "이윤택 연출의 연극 '쓰레기들'에 출연했을 당시 4기 선배인 오달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나에게는 높은 선배인데 잠시 이야기를 하자고 해서 (여관에) 따라갔다. 소리를 질렀는데도 눈도 깜짝 안 하더라. 동료에게 이야기 했더니, '나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오달수 측도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대응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자 이번엔 과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었던 또 다른 피해자인 연극배우 엄지영 씨가 용기를 냈다. 엄 씨는 본인의 얼굴과 실명을 직접 공개하면서 오달수의 해명에 적극 반박했다.
그는 지난 26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를 통해 얼굴과 실명을 직접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엄 씨는 "처음에 댓글을 올리신 분의 글을 보고 '나도 이제 얘기할 수 있겠구나'라며 기다렸다"며 "오달수가 사과를 할 줄 알았는데, 사과는커녕 실명을 공개 안 했다는 이유로 없었던 일처럼 말하는 게 용서가 안 됐다"고 말했다.
이날 엄 씨는 "2000년대 초 오달수를 알았고, 연기 조언을 위해 만났는데 자신의 얼굴이 알려져 부끄러우니 다른 곳에서 얘기하자고 했다. 모텔로 갔고, 거기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오달수의 무고죄 법적 대응이 "걱정된다"는 심경을 토로하면서도 "증거는 될 수 없지만 나한테는 진짜 있었던 사실"이라며 용기 낸 이유를 설명했다.
오달수는 엄 씨의 폭로 이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입장을 번복하고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지 보름만이다.
오달수는 지난달 28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최근 일어난 일련의 일들은 모두 저의 잘못"이라며 처음 글을 올린 A씨와 엄지영 씨에게 각각 사과했다. 그는 익명의 피해자에게는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했고, 엄 씨에게는 "용기 내어 TV에 나오게 한 것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사과문 발표에서 피해자인 A씨에게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라는 부적절한 의미를 넣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사과문의 시점과 '연애감정' 운운하며 변명하는 태도의 진정성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이다.
엄 씨의 실명공개는 A씨의 성폭행 폭로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미투 운동의 본질에 힘을 보탰다. 천만 배우라는 수식어로 국민적 사랑을 받아왔던 오달수는 출연했던 영화에서 통편집이 되고, 첫 방송을 앞둔 드라마에서도 하차하는 등 배우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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