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사단 수색대대 총정리] '상위 0.1%' 수색 용사들, 대담한 ‘사생관’(死生觀)으로 북도발 저지

김성권 입력 : 2018.04.05 19:05 ㅣ 수정 : 2018.04.0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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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 1사단 수색대대원들이 비무장지대에서 수색·매복 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뉴스투데이


(문산/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한국안보협업연구소(이사장 최차규)·뉴스투데이, 육군 1사단 수색대대 심층 취재

김희철 연구소장, 파주 문산 수색대대 방문해 현장 취재·인터뷰

최전방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는 365일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고요한 전쟁터다. 정전협정을 맺은지 65년이 지났지만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중단됐을 뿐이다. 지난 2014년에는 백령도와 파주 인근에서 북한 무인정찰기가 발견되고, 그 해 10월에는 북한군과 총격전이 벌어졌다. 48년만의 지뢰도발도 이 곳에서 일어났다.

1사단 수색대대 용사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색과 매복 작전을 수행하는 지역도 바로 국토 최북단 비무장지대다. 작전에 들어가면 어떠한 사고도 감내해야 할 정도로 지뢰 폭발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한발 한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그렇다.

24시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적막한 살얼음 지대. 이런 긴박한 상황 속에 최선봉에 나서 임무를 수행하는 1사단 수색대대 용사들은 단 0.1%의 허점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수색 용사들은 전방의 작은 움직임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작전지역의 수색·매복 임무에 집중한다.

국내 최초의 육·해·공군 퇴역장성들의 합동연구기관인 한국안보협업연구소(이사장 최차규)와 뉴스투데이는 지난 4일 국가 안보의 최선봉에 나선 수색대대원들의 임무 수행 현장을 찾았다. 예비역 육군 소장인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연구소장과 함께 수색대대를 방문했다. 수색대대에 아들을 보낸 가족과 수색 용사를 희망하는 예비 군인등의 입장에서 부대의 역할과 임무를 상세하게 소개한다.

▲ 모든 조건에서 특등급 병사만이 선발될 수 있는 최전방 수색대원. 이들이 비무장지대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 ⓒ뉴스투데이


① 대한민국 0.1%만 선발되는 최전방 최정예 수색대대...한류스타 김수현도 수색대대원

남들은 꺼린다는 최전방 1사단 수색대대이지만, 엄정한 과정을 거쳐야만 DMZ 민정경찰의 상징인 '독수리' 흉장을 가슴에 달 수 있다. 현재 일병으로 임무를 수행중인 한류스타 김수현도 신병 훈련소에서 우수 훈련병 4등에 뽑혀 수색대대원이 됐다.

수색 용사에 선발되려면 신병 훈련소에서의 교육성적과 신체자격, 면접 등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교육성적에는 DMZ 작전 시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격 실력과 특등급 이상의 체력 조건이 반영된다. 신장 165cm를 넘어야 하고, 신체등급 2등급 이상이면 본인 희망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 후 면접을 받는다.

▲ 1사단 수색대대 독수리 흉장(좌), 민정경찰(우) 표식



이외에도 입대 전 사회생활의 적정성 여부 등을 따져보는 신원조회에서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이후 3배수를 우선 선발한 인원 중 소수의 우수자원이 최종 선발되며 훈련소 수료식과 함께 당일 선발 여부가 알려진다.

이원열(육사 56기·중령·42세) 육군 1사단 수색대대장은 "수색대대는 최전방 작전 특성상 강인한 체력과 용기, 사격 실력이 뛰어나야 수행이 가능하다"며 "모든 조건에서 우수한 '대한민국 0.1%'만이 선발돼 올 수 있는 부대"라고 힘줘 말했다.

② 수색 용사, 투철한 '사생관'(死生觀)과 체력 및 사격능력 요구돼

"너희도 작전하면서 사고를 당할수 있다"

이원열 수색대대장은 훈련소를 갓 마친 신병이 자대에 전입오면 먼저 수색대대 임무의 위험성과 중요도에 대해 이 같이 강조한다. 그만큼 수색·매복작전을 위해선 군인으로서 투철한 사생관, 즉 남다른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대장은 신병들에게 "작전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해주며 지금이라도 얘기하면 다른 부대로 보내준다"고 말한다. 그만큼 다른 부대의 임무보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수색대대는 분사분계선(MDL)과 남방한계선(SBL)에서 작전을 수행하는데 이 지역 전체가 지뢰 폭발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적이 도발하면 가장 먼저, 최전방에서 맞딱드리는 긴장 지역이다. 따라서 수색 용사는 임무수행 도중 자신에게 언제 어떤 사고가 닥칠지 모른다. 투철한 사생관과 더불어 작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격실력과 체력이 요구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비무장지대 수색 작전 지역은 항시 지뢰 폭발 위험에 노출돼 있다 ⓒ뉴스투데이


수색대대는 용사들의 체력 유지를 위해 매일 5~7km를 뛰는 훈련을 진행한다. 주간전투체육 시에는 군장을 매고 5km 뜀걸음과 전속력으로 달리는 10km 급속행군으로 체력을 단련한다. 또 임무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헬기레펠과 특공무술 훈련도 받는다. 이런 과정으로 체력이 단련돼야 실제 전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격 능력도 절대적이다. 작전 임무 수행 전날은 필히 사격연습을 한다. 이는 임무 수행 중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 현장에서 적을 즉시 격멸하기 위해서다. 수색대대로 전입온 신병들은 '내가 쏘지 않으면 내가 먼저 죽는다'를 배우면서 작전에 투입된다.

③ 실제 작전, 주특기별로 뇌·눈·귀·의사·화력 등의 역할로 임무 수행

수색대대는 신병이 자대에 전입을 오면 우선 전투와 지원임무를 맡는 소규모 단위 부대로 각각 나눠 배치한다. 전투를 맡은 부대는 DMZ작전과 기동타격대 등의 임무를, 그 외 부대는 통신과 의무병의 보직을 부여받는다. 이들은 모두 수색대대의 상징인 '민정경찰(DMZ POLICE)'로 불린다.

DMZ 작전 현장에 나가는 수색팀은 팀장과 부팀장, 통신, 의무, 수색으로 구성된다. 팀장은 팀 전체의 작전을 지휘하는 뇌와 같은 역할을 맡는다. 팀장이 뇌라면 부팀장은 지휘에 따르는 눈의 기능으로 수색로와 지뢰를 탐지한다.

작전에서 귀를 담당하는 건 통신병이다. 인근 부대와의 의사소통을 진행하고, 필요시 화력 요청도 통신병의 임무다. 의무병은 구급차가 들어올 수 없는 철책 안 의사의 역할을 담당한다. 철책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의 응급처치를 의무병이 담당한다. 수색병은 소총 사수로서 적응 공격하는 화력을 주특기로 한다. 지난 2015년 8월 4일 발생한 목함지뢰 도발 당시 팀원들은 각자 임무에 따른 신속한 조치로 부상자들을 후송 조치하는 데 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④ 영원한 수색 용사, 목함지뢰도발 격파한 '전투영웅들'

"진흙을 밟으면 지뢰가 터질거 같다"

2015년 8월 4일, 1사단 수색대대가 절대 잊지 못하는 날이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이 일어났던 이날 팀원이었던 용사들은 수년이 지난 지금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다. 그날 이후에도 꾸준히 수색대대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문시준 중위(당시 소위)는 "당장이라도 적의 GP를 부수고 싶다"고 말했다.

목함지뢰 도발로 당시 부팀장이었던 김정원 중사(당시 하사)는 오른쪽 다리를 잃었고, 의무관이었던 하재헌 중사(당시 하사)는 양 다리를 모두 절단했다. 신체 일부를 의족이 대신하고 있지만 이들은 1년여 기간의 재활을 거친 후에도 수색 용사로서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폭발 상황에서 한 쪽 다리를 잃고서도 부상당한 하재헌 중사를 안전지대로 후송한 김정원 중사는 1년 여의 재활 기간을 거쳐 수색대대 복귀를 원했다. 하지만 수색대대 임무 특성상 어려움으로 현재 국군사이버사령부에서 근무 중이다.

의무관으로 임무를 수행하다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 역시 수색대대로에서 근무를 원했지만 신체적 제한으로 어렵게 됐다. 그러나 군생활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그는 국군의무사령부에서 자신과 같이 훈련이나 작전 간에 부상 당한 병사에 대한 보상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세워진 '평화의 발' 동상. 지난 2015년 8월 김정원, 하재헌 중사(당시 하사) 등 수색대원 8명이 북한의 지뢰도발 당시 상황을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뉴스투데이


당시 팀장이었던 정교성 상사(당시 중사)는 현재까지 변함없이 수색 작전을 수행 중에 있다. 지형정찰을 목적으로 동반 작전을 수행 중이던 문시준 중위(당시 소위) 역시 수색대대 인사과장을 맡고 있다. 병사로 작전에 나섰던 최유성, 박준호 병장은 전역 후 현재 대학을 졸업해 취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수색대대 용사들은 대한민국 최전방을 수호한다는 사명감으로 작전에 임한다. 병사나 간부 직급에 관계없이 모두 동일한 책임감을 갖는다. 이들은 적이 앞에 온다면 지난 목함지뢰 도발을 몇 배로 갚아주겠다며 각오를 다진다. 국가 안보의 보장이 최선봉을 사수하는 수색 용사로서의 사생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이유다.

이원열 대대장은 "수색대대의 경우 자원해서 오는 경우가 많고, 경쟁도 치열한데 작전의 위험성을 감내하면서까지 몰리는 젊은이들을 보면 그 용기가 대단하다고 느낀다"며 "최근 국가 안보의 평안도 최전방에서의 수색대원 역할이 있어 가능했다라는 걸 국민들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육군 1사단 수색대대원들이 지뢰 탐지기 등 장비를 갖추고 DMZ 통문을 통과하고 있다.이 곳은 전장으로 나가는 첫 관문으로 불린다 ⓒ뉴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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