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를 이끄는 사람들]③ '코빗' 단순한 거래소가 아닌 금융기관을 꿈꾸는 유영석 대표
[가상화폐 거래소를 이끄는 사람들]③ '코빗' 단순한 거래소가 아닌 금융기관을 꿈꾸는 유영석 대표

가상화폐 투자가 늘어나면서 거래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는 단순 거래 중개 역할에 그치지 않고 가상화폐를 이용한 결제 플랫폼을 개발하고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드는 등 활발한 영역확장을 통해 미래일자리 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불과 1년 사이 몸값이 조 단위로 뛴 국내 ‘빅4’ 거래소인 빗썸과 업비트, 코인원, 코빗의 경영진과 그들의 특징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송은호 기자)
NXC에 인수된 후에도 창업자 유영석 대표가 이끌어가는 코빗
블록체인과 타 분야 결합이나 사업 다각화 없는게 차별화전략
코빗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운영된 가상화폐 거래소이다. 2013년 8월 유영석 대표가 현재는 한국블록체인협회 김진화 대표와 함께 설립했다. 이후 지난해 9월 넥슨의 지주사인 NXC가 코빗의 지분 65.19%를 보유하게 되면서 최대주주가 되었다. NXC의 코빗 인수로 유영석 대표가 가지고 있던 경영권도 넘어갔지만, 여전히 유 대표가 코빗을 이끌어 가고 있다.
유영석 대표는 ‘유엔 우주 사무국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유명하지만 다양한 방면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유 대표는 뉴욕 쿠퍼유니온 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기술 공부를 하다 보니 금리와 재정 정책 등 금융에 호기심이 생겨서 투자은행(IB) 메릴린치에서 인턴 생활을 했고 이후 유엔에서 근무할 때는 런던대학교 금융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10년에는 ‘창업’이 자연스러운 실리콘밸리에서 미래기술과 미래학 트렌드를 공부하다가 기술창업 교육기관 타이드인스티튜트 등을 설립했고 이어 2013년에는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의 문을 열었다.
지난해 9월 코빗이 NXC에 인수되던 당시, 코빗 인수에 900억 원가량을 들인 만큼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 분야에 접목해 ‘게임머니’와 관련된 서비스를 내놓지 않겠냐는 견해가 많았다. 그러나 인수 후 반년이 지난 지금도 코빗과 넥슨의 협업이나 사업 확장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는 코빗의 기존 경영방침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NXC의 입장 덕분이다. NXC 관계자는 “블록체인 산업 발전 가능성을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수한 것이다”라며 “당장 넥슨과 사업적 연계를 할 계획은 없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영석 대표, ‘금융기관’ 위상 자리매김 위해 신뢰 쌓기에 집중
코빗은 무엇보다 ‘보안’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 거래소와 달리 광고 마케팅을 하지 않는 이유도 보안 등 기본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코빗은 고객이 예치한 자산 대부분을 외부 공격이 불가능한 오프라인 저장소에 보관하고 24시간 감시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인당 운영할 수 있는 계좌는 1개로 제한하고 신규주소로 출금 시 지연 제도를 도입하는 등 안전에 힘쓰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기본기’인 안전과 보안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을 구축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다른 거래소와 반대되는 행보이다. 코빗을 ‘종합 플랫폼’이 아닌 ‘금융기관’으로 키우고 싶다는 유영석 대표의 비전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 대표는 코빗 창업 초기인 2014년 “코빗을 수백 년이 지나도 신뢰를 인정받는 금융기관으로 키워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그는 코빗을 “비트코인으로 금융을 바꾸는 기술기업”이라고 표현했다.
금융기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신뢰’라는 점을 고려하면, 코빗이 유독 보안을 중시하는 이유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른 시일 내에 코빗이 넥슨과 협업해 사업 분야를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 이정현 대표도 이를 재차 확인했다. 25일 넥슨 사옥에서 열린 신임 경영진 미디어토크 대담에서 이 대표는 “넥슨 차원에서 가상화폐와 게임을 직접 연결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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