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르포] 삼성,롯데그룹 공채하지만 '중고신입' 걱정에 울상인 새내기 취준생들

오세은 기자 입력 : 2020.05.16 03:44 ㅣ 수정 : 2020.05.16 03:44

"수능에서 재수생이 강세이듯이 채용시장에선 중고 신입이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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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김태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채용이 줄어든 가운데 몇몇 주요 기업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오랜 가뭄을 겪던 채용시장에 단비가 내리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새내기 취업준비생들은 누적된 '중고 신입'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걱정이 많다.  

 

LG그룹의 건설 계열사 S&I는 지난 11일부터 자산매니저와 HRD 부문에서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면세점도 지난 11일부터 서류 접수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 주요계열사들도 연기됐던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시험을 이달 말에 실시한다.

 

지난 2018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18 부산 잡페스티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 면접 참가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그러나 전례없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해 하반기 대기업들이 공개채용 규모를 줄였을 뿐만 아니라 올 상반기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정상적인 채용이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려는 '중고 신입'의 수요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뉴스투데이는 취업준비생 3명을 만나 취업과정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들은 한결같이 "수능시험에서 재수생이 강세를 보이듯이 채용시장에서도 중고신입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 전자공학 전공자 A 씨 “중고신입과의 경쟁 시 경쟁력 없어” /호텔경영 전공 C씨, "내로라하는 동기들 전원이 삼성 서류전형서 탈락"

 

대학에서 전자공학과를 전공한 A씨(27)는 코로나 여파로 대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 중고신입의 지원도 고려해야 해 취업 준비가 녹록치 않다고 했다.

 

A씨는 “인턴 경험이 없는, 완전 무(無) 경력자인 자신이 중고신입과 경쟁한다면 서류전형에서부터 탈락할 것”이라며 중고신입과의 경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신입보다는 경력자를 채용할 것 같다”면서 “그 이유로는 회사에 대한 적응력도 빠를 것 같아 기업에서 눈길이 더 가는 인재는 중고신입일 것이다”고 말했다.

 

B씨(경영학과·27)도 “경력있는 사람과 동일한 직무에 지원할 경우 경력없는 자신이 당연히 불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업에서는 중고신입이 해당 직무에 경력이 있는만큼 그에 따른 직무 등에 대한 기대도 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지 못하면 경력이 없는 지원자를 이길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마지막 학기를 수강 중인 C씨(호텔경영학과·26)는 “올해 들어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들의 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체감상 3분의 1로 줄어든 것 같다”며 취업 준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특히 삼성의 서류 컷이 이전과 비교해 많이 올라간 것 같다”며 “내로라하는 스펙을 가진 동기들도 삼성공채 서류전형에서 전부 탈락했다”면서도 “이것이 중고신입 때문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료=각 사 홈페이지, 표=뉴스투데이]

  

■ 기업 인사담당자 “직무 경력 1년 미만이라면 대졸 신인과 큰 차이 두지 않아” / "어설픈 경험자보다 무경험자 선호하기도"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경력이 없다고해서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게 기업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기업의 한 인사담당자는 “회사마다 중고신입과 대졸 신인의 차이를 둘 수도, 두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1년 미만의 중고신입은 대졸 신인과 차이를 크게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는 신입이나 약간의 경험을 가진 신입이나 최종합격 이후 회사에서 일하는 업무 숙련도 등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회사마다, 채용 직무마다 지원자 개인의 경험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며 “지원직무와 유사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어설픈 경험으로 직무에 잘못된 접근을 하는 것보다 경험이 없는 사람을 시스템에 맞춰 처음부터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직무 경험이 있는 중고신입이 무조건 대졸 신인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1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크루트가 구직자와 직장인, 인사담당자 등 8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중고신입 구직 추이’에서 직장인 574명 중 61%가 경력이 있음에도 신입사원으로 지원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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