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신] “상하이를 탈출하라”…높은 물가에 상하이를 떠나는 사람들

강병구 입력 : 2016.03.19 18:06 ㅣ 수정 : 2016.03.20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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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의 대표 관광지이자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 푸동 루자주이. [사진출처=강병구 기자]

상하이, 15년만에 처음으로 인구 마이너스 성장 기록

 

높은 물가와 살인적인 집값이 '상하이 탈출' 이끌어

 

갈 곳 잃은 노동자들과 주변 2선 도시로의 인구유입

 

(뉴스투데이/상하이=강병구 기자)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인 상하이가 최근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높은 물가와 부동산가격에 외래 상주인구들의 ‘상하이 탈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상하이시 통계국이 발표한 “2015년 상해시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통계 성명”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상하이의 외래 상주인구수는 전년대비 1.5%가 줄어든 14만7천만 명이 감소했고, 또 상하이시의 상주 인구수는 2415만2700명으로 2014년 대비 0.4% 감소한 10만4100명이 줄었으며, 이는 상하이의 상주인구수가 15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라고 중국경제주간이 지난 15일 보도했다.

외래 상주인구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외지에서 ‘상하이 드림’을 품고 건너온 사람들이 점차 상하이를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년간 중국 최고의 GDP를 기록한 상해가 갑작스럽게 엔진이 꺼진 이유는 무엇일까? 상하이 탈출을 이끌고 있는 몇 가지 요인들을 분석해본 결과, 역시나 상하이다운 해답을 발견 할 수 있었다.

 

■ 12억으로 고작 13평짜리 방…살인적인 집값 ‘상하이 탈출’ 이끌어

아시아에서 가장 비싼 도시인 상하이. 각종 기관이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상하이는 아시아에서 홍콩을 제치고 가장 비싼 도시로 등극했다. 국제 인력자원 자문기구인 ECA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조사결과가 말해주듯이 상하이의 물가는 살인적이다. 더욱이 집값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충격적이다.

 

지난해 말 EC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하이는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생활비가 비싼 도시로 올라섰다.

 

또한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상하이의 생활비는 압도적으로 비싸다. EIU는 최근 133개 도시를 대상으로 집세·교통비·식료품비 등 160개 품목 400여종의 상품가격 수준을 비교 분석한 결과 상하이는 도쿄와 공동으로 전 세계 11위에 랭크되었다.

 

이처럼 상하이의 물가와 집값은 정말 그야말로 살인적이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 자문 업체인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와 세계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인 더글라스 엘리만(Douglas Elliman)가 내놓은 “2016 재산보고서”에 따르면 상하이는 세계에서 집값이 여덟 번째로 비싼 도시에 올랐다고 남방차이푸망이 지난 17일 보도 했다.

 

보고서에선 과연 “100만 달러를 가지고 몇 평이나 되는 집을 살 수 있을까”를 주제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상하이는 고작 13평짜리 집을 살 수 있었다. 이밖에 홍콩은 6평, 모나코는 5평짜리의 집을 살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나이트 프랭크의 또 다른 고가부동산 시장 성장률 보고서에서도 상하이의 집값 성장률이 전년대비 14%로 벤쿠버, 시드니에 이어 전 세계 3위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위와 같이 상하이의 집값 상승폭은 중국내에서도 어마어마하다. 소후재경보의 지난달 19일 보도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상하이의 집값매매 평균가격은 한 평에 19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6년 평당 500만 원에서 338%의 상승폭을 보인 수치다.

 

▲ 상하이의 살인적인 집값은 현재 수많은 상해 사람들을 점차 바깥으로 몰아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왕이부동산(网易房产)은 국가통계국이 지난 18일 선포한 “2016년 2월 전국 70개 도시 주택가격 변동상황”을 인용해 상하이의 지난달 전세주택거래가격 상승폭이 광저우의 4배를 기록했다고 지난 18일 보도했다.

 

국가통계국은 전국 70개 도시들의 전월대비 2월 주택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34개의 도시가 상승을 기록했고, 가장 높은 상승폭은 6.7%, 가장 낮은 변동폭은 1.1% 하강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 중, 상하이는 5.3%의 전월대비 전세주택거래가 상승폭을 기록해 1.2%를 기록한 광저우의 4배를 기록했다.

 

왕이부동산은 상하이의 살인적인 집값은 현재 수많은 상해 사람들을 점차 바깥으로 몰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왕이망은 현장취재를 통해 실제 상하이 남부 쉬자후이(徐家汇) 룽샨신춘(龙山新村)의 한 전셋집 가격을 소개했는데. 가장 값이 싼 12평짜리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한 달에 4800위안(약 90만 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반면, 상하이의 가장 비싼 아파트는 푸동의 이천이핀(汤臣一品)으로 가장 싼 중고가 거래가가 130평이 5700만 위안(약 102억 원)이다.

 

이 같은 현상이 점차 서민들의 목을 옥죄어 오자 상하이 시정부 건설위원회는 부동산 중개업자 관리감독 강화, 부동산 구매 제한과 부동산 구매시 자격검증을 더욱 까다롭게 하는 “330신정책”을 통해 현재의 가격상승을 막고 공급과 수요의 충돌을 완화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경기 불안에 따른 ‘노동력 감축’ 또한 상하이 인구감소 이끌어

 

▲ 15년만에 처음으로 인구 감소를 기록한 상하이. [사진출처=바이두이미지]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인 상하이는 최근 5년간의 인구성장이 점차 감소해왔다. 2015년 말까지 상하이의 인구는 총 200만여 명만 증가했을 뿐더러 상하이 호적인구는 지난 2014년에 비해 고작 4만3000명이 증가했다. 인구조사의 지표인 초등학생 수의 변화를 봐도 2014년 80만3000명에서 지난해 79만8700명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인구 감소 현상에 대해 중국경제주간은 지난 15일 보도를 통해 상하이시 인구조사에 참여한 익명의 시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구감소의 원인으로 외래 상주인력들이 종사하고 있는 산업군의 인력 유출현상을 꼽았다.

 

시정부 관계자는 “상하이에 들어온 외래인의 70% 이상이 제조업과 도소매업, 부동산업에 종사하고 그 중 90%이상이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몇 년간 지속되온 경기 불황으로 인해 “주요 산업군중 석유산업과 철강업의 총생산액은 각각 11%, 20%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상하이시의 건설면적 또한 4.3%가 줄어들었는데 이는 모두 관련 노동인구의 감소를 뜻한다”고 덧붙였다.

 

상하이재경대학(上海财经大学) 인구이동 및 노동력시장연구소의 천웬웬(陈媛媛) 주임 또한 “산업군의 상황 변화는 인구 유출과 갈라놓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고 중국경제주간은 전했다.

 

이밖에 상하이 통계국의 익명의 한 관계자는 상하이 인구감소의 또 다른 이유로 주변 2선 도시들이 빠르게 성장을 하면서 상하이로의 인구 유입을 막는다고 전했다.

 

그는 “주변이 모두 빈곤지역인 북경과 주변도시가 발달이 덜 되어있는 선전과 다르게 상하이의 경우 주변의 항저우, 쑤저우, 남경, 닝보와 같은 2선 도시들이 빠르게 발전하며 상하이에서 빠져나간 인구들을 받고 있다. 때문에 상하이는 더 이상 절대적인 중심도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상하이 푸단대학교 인구연구소 소장은 “현재 상하이의 인구 고령화는 신속하게 진행 중이며, 인구가 감소하게 되면 결국 미래의 노동력부족을 초래할 것”이라며 결국 사회 모두의 부담을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15년만의 첫 인구 감소로 큰 후폭풍을 겪고 있는 아시아의 진주 상하이. 과연 시정부의 일련의 정책들이 상하이 탈출을 억제하는 방패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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