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의 스토리텔링] 캐릭터 편(21) - 평화로운 '스머프' 마을의 작은 친구들 이야기
만화영화 주연 맡으며 인기 폭발

파란색 몸에 귀여운 흰색 모자와 바지 차림의 작은 친구들, 기억나세요? 네, 스머프(Smurfs)입니다.
스머프는 1958년 벨기에 만화 작가 페요(피에르 클리포드·Pierre Culliford·1928~1992)에 의해 처음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하고많은 이름 중 왜 하필 스머프일까요?
하루는 식사를 하던 페요가 옆자리의 동료 작가 앙드레 프랑케에게 소금 통을 건네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소금’이란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골똘히 생각하던 페요는 프랑케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거기 스머프 좀 건네주게!” 처음엔 조연에 불과했지만 이내 소금처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 스머프의 운명이 어쩌면 이때부터 결정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스머프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건 1981년, 미국 한나바버라 프로덕션의 조셉 바버라-윌리엄 한나 콤비가 256편의 만화영화로 제작하면서 부터였습니다. “랄랄라 랄랄라/랄라랄랄라~”로 이어지는 노래에 맞춰 힘차게 행진하는 스머프들은 우리나라에서도 1983년 ‘개구쟁이 스머프’란 이름으로 방영돼 많은 사랑을 받았지요.
스머프 마을은 유럽의 어느 숲 속에 있습니다. 이야기의 두 축은 스머프의 지도자 ‘파파 스머프’, 그리고 스머프를 사사건건 괴롭히는 악당 ‘가가멜’입니다. 버섯 모양 집에서 옹기종기 살아가는 스머프들은 각자의 개성과 직업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지요.
커다란 안경을 쓴 채 툭하면 아무 데서나 나서는 ‘똘똘이 스머프’, 항상 부루퉁한 표정을 하고 “난 OO이(가) 싫어!”라고 외치는 ‘투덜이 스머프’, 금발에 아름다운 외모를 갖춘 ‘스머페트’….
사실 홍일점(紅一點) 스머페트는 원래 가가멜이 스머프를 잡기 위해 미끼로 활용하려던 심술궂은 캐릭터였습니다. 머리카락 색도 금발이 아니라 검은색이었지요. 하지만 파파스머프의 개조 작업을 거치며 스머페트는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스머프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가가멜의 목표는 오로지 하나, 스머프를 붙잡아 먹어버리거나 금(金)으로 만드는 거지요. 나름대로 머리를 쓰지만 번번이 실패에 그치고 맙니다. 이런 가가멜에게도 친구가 있는데, 고양이 ‘아즈라엘’이 그 주인공입니다. 스머프의 덩치가 쥐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아즈라엘이 왜 고양이로 설정됐는지 이해할 수 있지요.

원작이 탄탄한 작품이 늘 그렇듯 스머프 역시 ‘더 스머프(The Smurfs)’란 이름의 3D 영화로 제작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2011년 ‘개구쟁이 스머프’라는 이름으로 개봉 했지요. 중국 청두(成都)에선 스머프를 주제로 한 대형 테마파크도 들어선다고 하고요. 벨기에에서 시작된 스머프의 인기, 정말 대단합니다.

<윤 주 대표 프로필>
문화기획자/문화칼럼리스트
와이쥬크리에이티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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