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알바 유혹 경계령, 실상은 ‘보이스피싱’

이지우 입력 : 2018.06.24 16:54 ㅣ 수정 : 2018.06.2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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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DB


서울 은평경찰서, 보이스피싱 일당 46명 검거
 
5월11일부터 15일까지 피해자 30명에게 3억700만원 뜯어내
 
한국 내 총책 송 모 씨 23세…“인터넷 ‘고수익’ 알바” 글 보고 가담
 
지난 5월 청년실업률 10.5%…199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아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장기전으로 돌입한 취업난 및 실업난에 청년들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금융기관을 사칭해 저렴한 이자로 피해자들을 속여 수억 원대 돈을 받아낸 보이스피싱 일당이 대거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이중 한국 내 총책임자인 송 모(23) 씨는 20대 초반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송 모 씨는 인터넷 ‘고수익 알바’ 글을 보고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법 알바 경계령이 내려졌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일당 8명을 구속, 38명을 불구속 입건해 수사한 끝에 최근 전원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46명 중 송 씨를 비롯한 수거 담당 5명과 중국인 인출 담당 5명은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이들에게 체크카드를 빌려줘 범행에 이용하게 한 36명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 일당은 지난 5월11일부터 16일까지 피해자 30명이 보낸 3억700만원을 피해자인 카드 양도자들에게 받은 체크카드로 입금받아 중국 보이스피싱 총책에게 보낸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평균 20%에 달하는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었던 터라 6~7% 이자율이라는 조건에 쉽게 속아 넘어갔다. 피해자들이 넘어가면 “싼 이자에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고 꼬드겼다.
 
피해자들이 속으면 송 씨 일당이 움직였다. 송 씨 등 카드관리책 5명은 ‘체크카드를 빌려주면 최대 100만원을 주겠다’거나 ‘취업이 됐으니 급여통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시민 36명에게 체크카드를 받아냈다.
 
카드 양도자들은 상자에 넣은 체크카드를 도서관 택배 보관함 등에 넣어두고 사진을 찍어 A씨 등 인출책에게 보냈다. 인출책들은 피해자들이 보낸 돈을 해당 체크카드로 받은 뒤 중국 총책에게 모두 송금했다. 송 씨 일당은 피해자들로부터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까지 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송 씨 등 카드관리책 5명은 모두 한국인이었고, 인출책 5명은 중국 한족이나 조선족이었다.
 
문제는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범죄에 가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상은 송 씨 같이 취업을 못한 20대 청년들이다.
 
장기적인 청년 취업난 및 실업난에 생활고까지 겹친 청년들이 인터넷의 ‘고수익 알바’ 유혹에 넘어가 범죄임을 알면서도 가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청년실업률은 1년 만에 1.3%P 치솟은 10.5%, 5월 기준으로는 199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라진 일자리는 12만 6000개에 달한 반면, 신규취업자 수는 7만 2000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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