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고금리·고물가 3고시대②] 고금리에 이자부담 폭발, 깡통전세 속출

정승원 기자 입력 : 2022.10.03 23:30 ㅣ 수정 : 2022.10.05 10:27

연방준비제도 고강도 긴축통화정책에 주택관련 금리 급등, 미 모기지 금리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 넘어서, 한국도 가파른 금리상승에 영끌족 이자부담 급증에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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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촉발한 긴축통화정책으로 세계경제가 신음하고 있다. 물가잡기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는 연준이 세 차례나 자이언트스텝을 밟자 금리쇼크는 킹달러 현상과 함께 쓰나미처럼 세계 금융시장을 덮쳤고 뉴욕증시를 비롯해 전세계 증시는 발작에 가까운 충격에 휩싸여 있다. 한국경제는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반도체산업이 불황에 접어들면서 역대급 무역적자까지 기록하며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쇼크와 더불어 복합적 위기 국면에 빠져있다. 환율과 금리, 물가가 모두 급등하는 3고시대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하반기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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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은 빚투족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미국 사람들이 집을 살 때 많이 활용하는 모기지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책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은 이번주 30년 고정 모기지금리가 평균 6.7%로 전주보다 0.4%P 급등했다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시기 3.01%P와 비교하면 2배를 웃도는 것으로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인들 가운데 집을 살 때 모기지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모기지 금리 상승은 가뜩이나 움츠러든 미국 주택시장에 치명타를 안겨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20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지수가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 하락한 것도 모기지 금리 상승 여파로 보인다.

 

지금의 미국 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는 여전히 훨씬 높은 가격이다. 하지만 상승세가 꺾이는 추세가 역대급이라는 지적이다.

 

전월과 비교해 1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0.5%, 2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0.4% 각각 떨어졌다. 2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보다 하락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특히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올라 집값이 더 비싸진 샌프란시스코(-3.6%), 시애틀(-2.5%), 샌디에이고(-2%) 등 서부 해안 도시들의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보다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고금리는 가계빚이 많은 세대의 이자부담을 키워 가뜩이나 힘든 가장들의 호주머니를 더 가볍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가계대출의 대부분이 주택구입, 전세 등 주택과 관련된 것이어서 가계빚 부담은 부동산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가계신용은 1869조4000억원에 달한다. 기준금리가 0.25%P 오르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3조6640억원이 증가한다. 0.5%P 오를 경우 이자부담은 7조3280억원으로 껑충 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미국의 금리인상을 가파르게 쫓아가자니 국내 경기 문제나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 여러 대출자들이 금리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한국은행에 과도한 기준금리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주택가격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그로 인해 매매가가 전세보증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택들이 속출하면서 이른바 깡통전세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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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사고 내역 중 감정평가서를 이용한 사고 금액은 올해 7월까지 997억원으로 2018년 8억원의 약 125배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깡통전세 현상은 아파트보다 가격하락폭이 큰 다세대주택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보증 사고의 80.5%를 다세대주택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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