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하이트진로·롯데칠성, 맥주 시장 ‘고전’…마케팅 ‘거품’ 속 경쟁력 확보 숙제

서민지 기자 입력 : 2024.02.17 06:00 ㅣ 수정 : 2024.02.17 14:11

‘카스’의 오비맥주 시장점유율 50% 육박…하이트진로‧롯데칠성 필패론까지
하이트진로‧롯데칠성, 초기 판관비 증가…마케팅에만 돈썼다
소비자 ‘맛과 가격’ 최우선 전략 필요…“제품 외형, 광고모델 중요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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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마트에서 맥주들이 진열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맥주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카스'를 판매하는 오비맥주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에 반해 두 개 제조사는 제품 광고 모델을 고용하고 유통 채널을 확장하기 위해 판관비 지출을 감안했음에도 오비맥주를 넘어서지 못했다.

 

소비자들은 제품 외형과 광고 모델을 고려하기보다, 맛과 가격 경쟁력을 염두해 익숙한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즉,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맛과 가격에서 특이점을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17일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소비자가 식음료 제품을 선택하는 최우선 기준은 맛과 가격에서의 경쟁력과 특별함"이라며 "제품 외형과 광고 모델이 어떻느냐는 중요한 기준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맥주 신제품이 색다른 맛을 갖거나, 특출나게 가격이 낮아야 소비자의 이목을 끌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소비자들은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익숙한 맥주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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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석구가 참여한 하이트진로 '켈리' 광고(왼쪽)와 가수 카리나가 참여한 롯데칠성음료 '크러시' 광고. [사진=각 사]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맥주 신제품 '켈리'를 시장에 선보였다. 당시 2030세대 소비자 사이에서 수요가 급증하며 최단 기간에 100만 상자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으나 여름 성수기가 지난후 시장 점유율은 점차 떨어졌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켈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1분기 214억원에서 3분기 752억원까지 올랐으나 4분기 353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이트진로의 2023년 매출액(연결 기준)은 전년(2022년) 대비 0.9% 증가해 2조5204억원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출시에 따른 초기 판관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하이트진로의 광고선전비는 전년 동기 대비 40.7% 오른 1945억원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지난해 원재료 가격 인상 압박과 신제품 출시 따른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며 "주류 시장까지 위축되면서 외형 성장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제품 맥주 켈리가 유통 소매 채널뿐만 아니라 외식업소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식당이나 주점에서 켈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을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맥주 '크러시'를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의 맥주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가정용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캔이 아니라 유리병에 맥주를 담았다. 술집과 음식점 등 외식업소에 제품을 먼저 선보였으나, 지난해 고물가 영향으로 연말 모임에 대한 소비자들의 외식 지출 부담이 커지면서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것으로 보여진다. 

 

롯데칠성음료의 2023년 실적(연결 기준)은 매출액 3조2247억원으로 전년비 13.5% 올랐는데, 특히 주류 사업에서 매출은 전년비 3.8% 오른 803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4분기 실적과 관련해 "주류 사업은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연말 송년회 자리가 감소했는데 각종 사업 경비가 증가해 생산 부담이 계속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맥주 크러시를 캔으로 생산하며 판매 채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캔 형태로 제품을 바꿔 가정에서 맥주를 마시는 소비자들을 겨냥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업계는 두개 사가 맥주 시장 강자인 오비맥주를 뛰어넘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맥주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제품이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맥주를 만시기 보다는 기존에 음용하던 것에 애착을 보인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중장년층 세대를 중심으로 외식업소나 편의점, 대형마트 등 전 판매 채널에서 오비맥주의 카스 수요가 압도적인데, 하이트진로의 켈리와 롯데칠성음료의 크러시는 2030세대가 외식업소에서 주로 소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의 맥주 시장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오비맥주가 47.18%로 1위이며, 하이트진로가 28.53%로 2위, 롯데주류는 4.91%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수제맥주처럼 흔히 생각하는 맥주와 맛에서 차별점이 있거나, 가격 경쟁력이 특히 높지 않은 이상 소비자들은 기존 구매해 왔던 브랜드를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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