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확장 시그널인가…키움·LS증권, 오너 2·3세 이사회 입성
3월 정기주총 시즌 등기이사 선임
다우키움 2세·LS 3세 신규 합류
미국 진출·실적 개선 힘 실을 듯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키움증권과 LS증권이 각각 오너 2세와 3세의 이사회 합류를 추진했다.
등기이사 등재를 통해 책임 경영과 함께 사업 확장의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키움증권은 올해 미국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LS증권은 실적 부진 개선이란 과제를 안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동준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1984년생인 김동준 대표는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키움PE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대표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겸직 제한으로 인해 '비상근' 형태로 활동하게 된다. 비상근이지만, 사내이사이기 때문에 이사회 참여는 물론 경영에도 관여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경영능력'을 검증받을 시험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다우키움그룹 내 키움증권의 순이익 비중은 66.76%이며, 자산 비중도 44.79%에 달한다. 다우키움그룹 승계를 위한 핵심 계열사인 셈이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다우키움그룹은 지분 구조로는 이미 2세로의 승계 작업을 마무리한 상황"이라며 "키움증권 이사회 진출을 계기로 그룹 내 입지를 높여 경영 승계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특히 키움증권의 성공적인 미국 진출이 김 대표의 첫 미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진출은 키움증권의 올해 역점 과제이며, 김 대표는 다우키움그룹 내 미국 전문가로 통한다.
키움증권은 이날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고 미국 법인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연내 영업 개시를 목표로 현지 증권사 인수와 자체 법인 설립을 동시에 검토 중이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김 대표에 대해 "키움PE와 키움인베스트먼트에서 근무하면서 글로벌 투자 경험이 있어 회사의 글로벌 진출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동준 대표가 키움증권의 해외 사업 확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한 것 아니겠냐"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LS증권은 지난 21일 정기주총을 개최해 구동휘 LS엠앤엠(MnM)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1982년생인 구 대표는 구자열 전 LS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LS그룹 오너 3세 중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LS증권의 관계자는 "지난해 LS그룹 편입 이후 기업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계열사로 녹아들기 위해 그룹과 연결고리 역할로서 구동희 부사장을 기타비상임이사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상근이사로 근무하지는 않지만, 등기임원으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한다.
업계는 특히 구동휘 대표의 이사회 입성을 LS증권을 회생시키겠다는 그룹 차원의 의지로 해석했다.
LS증권은 LS그룹 편입 첫해인 지난해 실적 악화를 보였다. 당기순이익은 167억원으로 전년 대비 41.6% 감소한 반면, 부채비율은 906.3%로 전년 대비 17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자기자본은 600억원 이상 증발, 업계 순위는 20위에서 22위로 주저앉은 상황이다.
학계도 차기 회장이 유력한 오너가 자제의 등기이사 선임은 단순한 이사회 참여를 넘어 사업 확장의 시그널로 해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비등기이사라면 책임 없이 실질적 권한만 행사할 수도 있겠지만, 등기이사로 선임했다는 건 그만큼 회사에 대한 책임과 기여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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