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면세점업계, 수익성 강화 총력…단체·개별 관광객 공략 본격화

남지유 기자 입력 : 2025.05.01 07:00 ㅣ 수정 : 2025.05.02 08:12

"팬데믹 이후 송객수수료 감소...다이궁 의존도 자연 감소"
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행...실적 상승 기대감 ↑
이종우 교수 "명품 이외 FIT 니즈 맞춘 콘텐츠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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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제주공항점 [사진=롯데면세점]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국내 면세업계가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내실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면세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 다이궁 거래를 중단하고 저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한편, 단체관광객 및 개별관광객(FIT)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의 일반 단체 관광객 비중은 지난해 25% 수준에서 올해 1분기 약 55%까지 증가했으며, 매출도 전년 대비 약 200% 늘었다. 같은 기간 개별관광객 부문에 있어서도 일반 FIT 고객 매출은 40%, VIP 초청 고객 매출은 약 95%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올해 초 대형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종료한 이후 얻은 성과라 주목된다. 그동안 면세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다이궁은 과도한 송객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수익성 저하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코로나19 유행 시절에는 외국인 방문객 수가 줄다 보니 다이궁이 업계 생존에 큰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팬데믹 이후 다이궁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다이궁 매출 비중도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면세점을 비롯한 신세계면세점, 신라면세점, 현대면세점 등은 다이궁 중심 거래 구조에서 탈피해 단체관광객과 개별관광객(FIT)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대상 한시적 무비자 입국 시행과 다양한 국제행사 개최가 예정돼 있어 외국인 방한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업체들도 저마다 다양한 영업마케팅 활동을 구상하며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롯데면세점은 단체관광객, 개별관광객, VIP 등 고객군별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1월 초 마케팅 부문을 신설하고 산하에 GT(Group Tour)팀과 FIT팀, 커뮤니케이션팀을 배치했다. 이어 2월에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주요 인바운드 여행사를 대상으로 초청 행사를 개최해 파트너십 강화에 나섰다. 현재는 한국 여행 상품에 면세점 방문 코스를 만드는 등 중국 단체관광객 증가에 대비해 여행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또 롯데면세점은 최근 내국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각각 ‘쇼핑, 떠나기 전에’와 ‘Tax-Free is Good, Duty-Free is Better’ 등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워 차별화된 혜택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 고객들을 겨냥해 GS25, 위쳇페이와 협력해 지난 4월 초 선보인 할인 프로모션을 강화하기 위한 마케팅을 기획 중이다. 아울러 롯데면세점은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지역에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 및 크루즈 관광객을 월 1만 명 이상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지난 3월 부산점에 대형 크루즈 관광객 3000여 명이 방문해 쇼핑을 즐겼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업의 본질에 집중하고, 고객 중심적 사고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한다”며 “고객 니즈를 상품 라인업에 빠르게 반영하고,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온라인 채널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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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점 T2 [사진=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역시 올해 마케팅 전략의 중심축을 개별 관광객으로 옮기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3년 12월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항공을 운영하는 캐세이그룹과 마케팅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중국남방항공, 메리어트 본보이와도 업무 협약을 맺었다. 

 

또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한국관광공사와 신세계백화점과 손을 잡고 K-콘텐츠 체험 관광명소 육성에 나섰다. 연말까지 한류 문화와 외국인 관광객 맞춤형 서비스, 글로벌 마케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MZ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복합 패션·뷰티 등 140여개 브랜드가 모인 ‘신세계존’을 선보였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MZ세대 등 개별 관광객들의 증가에 따라 올해는 명동 본점과 인천국제공항 제1·2터미널 등 3개 점포에 체험형 공간을 확장하고, 단독 브랜드 유치 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14일 건강식품 회사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브랜드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비자 면제 시행에 맞춰 신라면세점 시내점과 공항점에서는 정관장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중국인 MZ세대 관광객 선호도가 높은 에어비앤비 차이나와 마케팅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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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 서울점, 현대면세점 동대문점 전경. [사진=호텔신라, 현대면세점]

 

면세점업계는 수익성 확보와 경영 효율화를 위해 국내외 점포 철수와 희망퇴직 등 ‘몸집 줄이기’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올해 7월 말까지 동대문점을 폐점하고, 무역센터점은 기존 3개층에서 2개층으로 축소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8월 호주 멜버른 시내점을 철수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뉴질랜드 웰링턴 공항점 영업을 종료했다. 신세계면세점 부산점도 올해 초 폐점했다.  

 

아울러 면세 업체들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비공개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이에 앞서 롯데와 신세계, HDC신라도 지난해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 4월 초에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면세점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전문가는 면세점 업황 회복을 위해서는 내실 경영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 수 있는 실질적인 콘텐츠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점포 정리 등 내실 경영은 당연히 필요한 조치지만, 그것만으로는 현재의 불황을 극복하기 어렵다”며 “해외여행 수요는 회복됐지만 면세점 매출은 그 흐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면세점의 집객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명품 이외에도 외국인 관광객, 특히 변화된 중국 개인 관광객들의 니즈에 맞춘 콘텐츠 개발과 실효성 있는 프로모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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