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와 충격 트럼프100일 ②] ‘미국우선’에 무너지는 글로벌 질서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5.01 00:46 ㅣ 수정 : 2025.05.01 10:11

'아메리카 퍼스트' 기치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무지막지한 관세전쟁 통해 미국 이익만 챙기는 과정에서 유럽, 아시아 등 전통적 동맹과의 관계조차 내팽겨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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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출범된지 100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경제는 환호 대신 공포와 충격에 휩싸였다. 기업인 출신으로, 누구보다 경제생리를 잘 알고 있어 미국경제는 물론, 전세계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여겨졌던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초기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대적인 관세 인상으로 기존 무역질서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트럼프 취임 100일을 맞아 혼돈에 휩싸인 글로벌 경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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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후 전통적인 우방이었던 유럽연합(EU)과의 관계가 크게 틀어졌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2기의 시작은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의 공식 선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세계를 향해 경고했다. "더 이상 미국이 공짜로 세계를 돕지 않겠다."

 

WTO(세계무역기구)와 기존 FTA 체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미국에 불리한 다자간 무역구조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여러 차례 "다른 국가들이 더 이상 미국을 이용하도록 가만두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세계는 이 강경한 발언이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님을 곧 깨달았다. 관세전쟁으로 막을 올린 트럼프 2기의 100일은 기존 글로벌 공급망을 강타했다.

 

미국은 중국, 유럽연합, 캐나다, 멕시코를 대상으로 기존 무역협정의 재협상을 요구했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협정에서는 기술이전 강요 금지 조항을 새로 요구했고, 유럽과는 농업 및 항공분야 추가 개방을 촉구하는 등, 전례 없는 압박 전략을 구사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조업 기업들은 대대적인 리쇼어링(본국 회귀)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애플, GM, 인텔 등 일부 대기업은 생산시설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하거나 재배치 계획을 발표했다.

 

국제경제연구소(IIE)의 경제학자 채드 바운은 "트럼프 정부의 공격적 무역정책은 글로벌 공급망의 기존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과 신흥국 경제에는 회복하기 어려운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교적인 균열은 깊어졌다. 전통적 동맹이었던 유럽 국가들조차 "미국만을 위한 질서"에 반발하기 시작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는 더 이상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를 조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 발언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자국우선주의는 새로운 국제 블록 결성을 촉진했다. 중국은 러시아, 이란과의 경제·군사 협력을 강화하며 반미 블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미국 중심 질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국과의 경제 통합을 강화하고 있다. 중남미, 아프리카 등도 미국 외의 대안을 찾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호주국립대(ANU) 국제정치학과 수잔 해리스 리볼트 교수는 "트럼프 2기의 100일은 미국 주도 글로벌 질서의 종말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단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넘어가는 초입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흐름이 아니라, 정치적·군사적 동맹구조에도 심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100일이 세계에 뚜렷한 메시지를 남겼다고 평가한다. 이제 미국은 세계의 경찰도, 후견인도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켰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의 다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글로벌 투자 및 비즈니스 전략은 과거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불확실한 환경에 직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JP모건의 수석 경제전략가 마이클 페롤리는 "글로벌 기업들은 더 이상 한두 개 경제권에 집중할 수 없다"며, "위험을 분산하고 다양한 지역에 걸쳐 공급망과 시장을 재조정하는 전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의 100일은 끝났지만, 그 여파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는 과거의 익숙했던 질서를 버리고, 새로운 불확실성의 시대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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