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빅2’ 대기업 집단 포함…두나무 36위로 껑충, 빗썸 첫 진입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92곳 지정
방산·해운 약진, 보험·에코프로 뒷걸음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빅2’인 두나무(업비트 운영사)와 빗썸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 집단 명단에 나란히 포함됐다.
두나무는 재계 36위까지 오르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상출집단)으로 상향 지정됐고, 빗썸은 공시대상기업집단(이하 공시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이밖에 엘아이지(LIG)와 대광, 사조, 유코카캐리어스가 공시집단으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상출집단으로 각각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1일 공정위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92개 기업집단(소속회사 3301개)이 2025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지난해보다 4곳 늘었고, 소속회사 수는 17개 줄었다.
이중 빗썸은 올해 자산총액이 5조2000억원을 기록해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재계 순위는 90위다. 특히 공정위는 지분 구조와 회사 내 의사 결정 구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빗썸의 동일인(총수)을 이정훈 전 의장이라고 명시함으로써 실질적 소유자임을 재확인했다.
방위산업과 해운업 집단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지정학적 갈등이 격화되며 각국의 군비 지출이 확대됐고, 이에 따라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을 보유한 집단의 자산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LIG는 자산이 2조원 이상 불어나며 공시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중동 정세 불안과 환율 상승 등 외부 변수에 힘입어 해운업체 자산도 확대됐다. 유코카캐리어스는 자동차 운송업 호조에 힘입어 새로 공시집단에 편입됐고, HMM과 장금상선은 각각 3계단, 6계단 상승했다.
이밖에 사조가 식품 유통사 7곳을 편입하며 새롭게 공시집단에 포함됐다. 대광도 자산 5조원을 넘겨 공시집단에 신규 진입했다.
공시집단 중 자산총액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11조6000억원)에 대항하는 상출집단은 46개사로, 지난해 대비 2곳 줄었다. 상출집단은 소위 ‘상위 대기업’으로 불리며, 지정 시 순환출자 금지, 계열사 간 빚 보증 금지, 금융 및 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 더 강한 규제를 적용 받는다.
대표적으로는 지난해 공시집단이었던 두나무가 지난해 대비 17계단 상승한 재계 36위로 올라 상출집단으로 상향 지정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미국 대선 이슈 등으로 가상자산 거래가 급증하며 예치금이 크게 늘었고, 이에 따라 자산 총액이 15조80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두나무와 함께 한국앤컴퍼니그룹도 상출집단으로 상향 조정됐다. 한온시스템 인수로 자산총액을 약 27조원까지 늘렸다.
반면 보험업 중심 집단은 자산 감소로 순위가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여파로 DB, 교보생명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고,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상출집단에서 공시집단으로 하향 지정됐다.
에코프로와 태영도 실적 부진에 공시집단으로 하향 조정됐고, 금호아시아나는 자산총액 급감으로 지난 2월 연중 지정 제외됐다.
10대 그룹 순위에도 일부 변동이 있었다. 자산 상위 그룹은 삼성(589조원), SK(363조원), 현대자동차(307조원), LG(186조원) 순으로 4대 그룹 체제를 유지했다. 롯데는 토지 자산 재평가로 포스코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고, 농협은 예대마진 확대에 힘입어 GS를 밀어내고 9위를 차지했다.
공정위는 이번 지정과 함께 각 기업집단에 대한 세부 분석 결과를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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