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역성장 늪에 빠진 1/4분기 실질GDP, 올해 성장경로에 적신호
[기사요약]
속보치로 본 1/4분기 경제성장률, 전기대비 0.2% 감소하며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
내수와 수출 동반 약세 보이면서 향후 관세 등 외부 변수까지 본격적으로 영향 미칠 경우 경기회복 불확실성은 한층 가중될 듯
최근 네 분기 연속 0.1% 이하의 낮은 성장률에 머무르면서 저성장 고착화 불안감도 높아져..
지금은 경기 하방 위험 진지하게 직시해야 할 시점, 경기 침체 진입 막고 성장 모멘텀 확보 위한 정책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

[뉴스투데이=김범식 서울연구원 명예연구위원]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5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자료는 한국경제가 깊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1/4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은 당초 전망을 크게 밑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둘째, 내수 부진에 이어 수출까지 동반 약세를 보였다. 향후 관세 등 외부 변수까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우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은 한층 가중될 수 있다.
셋째, 최근 네 분기 연속 0.1% 이하의 낮은 성장률에 머무른 점은 저성장이 일시적 현상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은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자아낸다.

• 1/4분기 경제성장률, 전기대비 –0.2%로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
올해 1/4분기 한국경제는 전기대비 0.2% 감소하며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부진한 성적표다.
분기 성장률 흐름을 보면, 2024년 1/4분기에는 전기대비 1.3%라는 깜짝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이후 2/4분기 -0.2%, 3/4분기 0.1%, 4/4분기 0.1%로 세 분기 연속 둔화된 흐름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올해 1/4분기에는 -0.2%를 기록하며 회복의 불씨가 다시 꺼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다.
올해 1/4분기 성장 내역을 지출 측면에서 보면, 내수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민간소비는 오락·문화, 의료 등 서비스 부문의 부진으로 전기대비 0.1% 감소했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어들면서 2.1% 감소해, 기업의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2%나 감소하며, 부동산 경기 위축의 영향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그동안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도 예외는 아니었다.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수출이 부진을 보이면서 1.1% 감소했고, 수입 또한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류 중심으로 2.0% 줄어들었다.
지출항목별 성장 기여도를 살펴보면, 소비와 투자를 포함한 내수가 성장률을 0.6%p 끌어내렸으며, 순수출(수출-수입)은 수입 감소폭이 수출보다 더 컸던 덕분에 성장률을 0.3%p나마 끌어올렸다.
1/4분기 성장 부진은 경제활동별 지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제조업과 건설업이 모두 위축된 가운데, 서비스업마저 정체 양상을 보이며 전반적인 경기 흐름에 제약을 주고 있다.
제조업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지며 전기 대비 0.8%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은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5% 줄어들며 부진세를 이어갔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 등 일부 업종에서 성장했지만, 운수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등의 부진이 이를 상쇄했다. 이로 인해 서비스업은 전분기 수준에 머무르면서 경기 전체의 흐름을 바꿀 만한 영향력은 발휘하지 못했다.

• 경기 침체 진입 막고, 저성장 늪 탈출 위한 정책 강화 시급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2025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1.9%로 전망했지만, 올해 2월 이를 1.5%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1/4분기 성장률 예상치도 전기대비 0.5%에서 0.2%로 낮췄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실질 GDP 속보치는 이마저도 밑돌았다. 실제 1/4분기 성장률은 수정전망치보다 0.4%p 낮은 -0.2%에 그쳤다.
한국경제는 2024년 2/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뚜렷한 반등 없이 침체의 늪을 맴돌고 있다. 결국 세 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올해 성장률은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를 크게 밑돌 가능성도 커졌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는 GDP뿐 아니라 고용, 가계소득, 소비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해 판단하지만, 실질 GDP가 두 분기 연속 감소할 경우 경기 침체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흐름만 놓고 보면 한국경제는 침체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려를 낳을 수 있다. 게다가 이번 1/4분기 실적에는 아직 관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2/4분기 이후 관세 부담이 수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성장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수출 둔화에 더해 내수 회복세마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경기 반등의 계기를 찾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이번 마이너스 성장은 일시적 충격보다는 구조적 한계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크다.
최근 한국경제는 네 분기 연속 0.1% 이하의 성장률을 보였는데, 이는 GDP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현재 한국경제가 저성장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지금은 경기 하방 위험을 진지하게 직시해야 하고, 침체 진입을 막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내수 진작을 위한 재정·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한편, 수출 경쟁력 강화와 함께 관세 등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 전략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침체를 피하고, 다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의지와 실행이 요구된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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