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대체 수단 ‘뱅크사인’ 흥행 저조 이유는?

이지우 입력 : 2018.11.28 17:02 ㅣ 수정 : 2018.11.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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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8월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블록체인 플랫폼 및 뱅크사인 오픈식'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왼쪽 네번째부터),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드로이드 기준 다운로드 횟수 10만건 안팎…인증수단 다양·번거로움 등이 이유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출시 100일을 맞이한 은행권 공동인증시스템 ‘뱅크사인(BankSign)’이 흥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은행권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인증서비스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분위기다. 은행연합회는 계속된 지적에 개편을 준비 중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뱅크사인’ 애플리케이션(App·앱)의 구글 플레이스토어(안드로이드) 기준 다운로드 횟수는 현재 10만 건 안팎으로 조회되고 있다.
 
이는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5대 은행 모바일 앱 다운로드 횟수가 1000만 건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극히 저조한 성적표다.
 
‘뱅크사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인증서비스로,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이 공동으로 투자해 개발했다. 지난 8월 출시 당시 뱅크사인은 강화된 보안성과 사용 편리성을 앞세워 기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로 뱅크사인의 갱신주기는 3년으로 공인인증서(1년)보다 길어 재발급에 따른 번거로움을 줄이고 발급수수료도 없다는 장점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물론 은행들에게도 외면받으면서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흥행 실패의 대표적인 이유로는 이미 은행권에서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대체수단들이 있어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는 점이다.
 
지문이나 홍채인증 등 생체인증수단이 속속 도입되고 있는 데다 아이디·비밀번호, 패턴 등 공인인증서 이외의 인증 수단이 다양해졌다.
 
혹은 이미 공인인증서에 익숙한 영향도 있다. 뱅크사인이 편의성은 높였다지만 공인인증서와 큰 차이가 없고 약 20년간 공인인증서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옮겨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선 최근 은행권 다양한 인증수단이 등장하면서 편의성도 대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무료 공인인증서 만기를 앞둔 고객이라면 고민할 수 있긴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주거래 은행에서 발급받은 기존 공인인증서 만기 전에 연장을 더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번거로운 사용방법을 꼽았다.
 
이 관계자는 “시도해봤지만 기존 공인인증서 등록 절차와 크게 다른 게 없어서 굳이 기존 공인인증서를 이용하다가 옮길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뱅크사인의 이용 신청 절차는 ‘약관 및 개인정보 처리 동의→휴대폰 본인 인증→은행에 개설된 계좌 및 비밀번호, 보안카드/OTP(일회용비밀번호) 인증→뱅크사인 PIN번호 및 지문·패턴 등록’의 과정을 거친다.
 
뱅크사인은 사전에 영업점에서 인터넷뱅킹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등록할 수 없다. 또 보안카드와 OTP 등 보안매체를 소지하고 있지 않으면 등록 과정이 막힌다. 즉 기존 공인인증서 발급 절차와 거의 유사하다.
 
이렇게 발급받은 뱅크사인을 다른 은행에서 사용하려면 해당 은행의 모바일뱅킹에서 별도로 등록을 해줘야 한다. 이러한 과정으로 실제 앱스토어 리뷰에는 ‘한번 이체하는 데에 6번 시도했다’, ‘뱅크사인 로그인 하려는데 로그인이 안 되고 몇 번 시도하다 기존 공인인증서로 송금했음’ 등의 댓글이 올라와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무소속 정태옥 의원은 “(은행 송금을 하려면) 30~40번을 클릭해야 하고 내부 앱은 4번 오가는 등 할 게 많다”며 뱅크사인의 불편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말씀을 듣고보니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뱅크사인의 한계를 인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은행연합회는 현재 번거로운 가입절차 부분 등의 지적을 수용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완화 건의를 해둔 상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관련 법규 규정을 따르다 보니 번거로운 부분이 있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공공기관 연계 등 다양하게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공인인증서 만기가 1년인 만큼 뱅크사인도 1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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