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에 ELD ‘급부상’…안전·고수익 다 잡나
[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최근 기준금리가 0%대로 하락하면서 예·적금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라임운용자산 사태 등으로 원금 보존에 대한 니즈도 커지면서 주가지수연동예금(ELD·Equity Linked Deposit)이 급부상하고 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불완전 판매로 인해 원금 손실을 가져온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지난해 라임운용자산의 환매 중단 사태 등이 이어지면서 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불안감이 심해지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황과 수출 부진이 이어지며 기준금리가 0%대로 추락했고 결국 주요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1%대로 떨어졌다. 시중은행의 1년 만기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1.04%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원금 손실의 위험을 줄이고 안전하게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ELD가 인기다. ELD는 2002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수년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은행들의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0년대로 들어서면서 특판 예금으로 자금이 몰리고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ELS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관심에서 멀어졌다.
또한 코스피200과 연계된 ELD 상품의 경우, 수년간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무르면서 투자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다.
최근 ELD 상품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기준금리가 0%대가 되면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더욱이 ELD는 은행에서 취급하는 ‘정기예금’이기에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는 ELS와 달리 최고 5000만원까지 원금을 보장해준다.
따라서 직접투자로 인한 손실 위험을 감내하기 어려운 투자자들에겐 최적의 상품인 것이다. 특히 최근처럼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경우엔 ELD의 장점이 더욱 부각된다.
이는 ELD 상품이 원금 일부를 코스피200과 연계된 주가지수 옵션 또는 선물 등에 투자해 이익은 얻어 이를 가입자에게 이자로 돌려주기 때문이다.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주가연계증권(ELS)과 거의 유사한 구조를 가진 금융상품인 셈이다.
더욱이 최근에 출시된 ELD 상품은 국내 지수뿐 아니라, 해외채권펀드와 연계해 상품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또한 최근엔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ELD 가입 시, 주가지수 상승률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는 △상승수익추구형(Knock-Out Call)은 물론 하락률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는 △하락수익추구형(Knock-Out Put), 주가지수가 일정 지수 범위 내에서 상승 및 하락할 경우 비율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는 △양방향 수익추구형(Knock-Out Call&Put) 등으로 수익구조를 정할 수 있다.
이에 ELD 상품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 3월 신한은행의 ELD 잔액은 2968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말의 2344억원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624억원(26.6%)이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ELD 계좌 수는 1만4960개에서 1만6962개로 증가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5월 7일부터 20일까지 가입할 수 있는 ‘WM 세이프지수연동예금’을 출시했다. 상품에는 코스피200과 연계된 상품(상승형, 하락형, 양방향형)과 S&P 로테이터 지수에 연계된 상승형 등이 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꾸준히 ELD 상품을 판매했다. 가장 최근에 판매한 ELD는 ‘KOSPI200 안정상승낙아웃Ⅰ·Ⅱ형’이다. Ⅱ형의 경우, 만기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10% 이상 상승했거나, 10% 이하로 하락한 경우에 최대 연 3.75%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기준지수 대비 10%를 한 번이라도 초과했거나, 만기지수가 10% 미만인 경우엔 0.75% 금리만 가져갈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국내시장(KOSPI) 또는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467차’를 판매했으며 우리은행은 지난해 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우리Champ복합예금 19년-2호 USD환율 상승형’을 판매한 바 있다.
이에 시중은행 관계자는 “ELD는 다소 생소하다고 느낄 수 있는 상품이지만, 요즘처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금융권을 향한 불안감이 커질 때 재조명받는 상품”이라며 “당분간은 원금 손실 위험이 없는 안정적인 자산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이어져 ELD 상품에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