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EU 이사회, EU 반도체법안 의결 통과.. 정부의 지원 더욱 강화할 필요
[기사요약]
EU 이사회, 유럽板 반도체법안 의결 통과
법안 목적은 EU의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2030년 20%로 제고
독일 및 프랑스 중심으로 관련 정책적 지원 활발히 진행 중
산업지원 정책 부활의 시대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 효율화 필요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U 이사회가 드디어 유럽板 반도체법을 의결 통과시켰다. 뉴스투데이에서도 관련기사를 이미 지난 5월 소개한 바 있다 ("[미네르바의 눈] 차별조항 없는 반도체법 합의한 EU, 미국에 맞선 글로벌 공급망 겨냥", 2023.5.1).
이번 편에서는 이에 이어서 유럽 각국의 지원 동향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EU는 전략적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핵심기술의 역외의존 경감을 목표로 주로 한국 및 대만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는 반도체를 역내 개발 생산 지원 대상 핵심기술의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특히 현재 10% 수준인 EU의 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을 향후 2030년까지 20% 이상으로 제고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 EU 이사회 및 EU 의회, 7월 25일 유럽板 반도체법안 의결 통과
반도체 법안의 핵심은 EU 및 회원국의 반도체 기업 재정 지원을 용이하게 하고 생산시설 건설 등에 대한 신속한 인허가이다.
반도체 생산거점 유치전이 세계적으로 격화되는 가운데 EU는 역내 생산거점 유치에는 공적 지원이 불가결하다고 보고 역외국과의 보조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EU 국가보조규제에서 원칙적으로 금지된 회원국의 기업에 대한 국가보조를 반도체법안이 규정하는 역내 최초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 등을 대상으로 승인할 방침이다.
반도체 세부 분야별로 EU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보면 차량용이 가장 높아 27%이며 그 뒤를 우주/방위/보안 22%, 산업용 20% 등이 잇고 있다.
한편 2020년 기준으로 반도체 시장이 가장 큰 세부 분야는 스마트폰으로서 EU의 추정에 따르면 약 1160억달러 정도인데 향후 2030년에도 역시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현재 약 390억달러에 불과한 차량용은 전기차/자율주행차 보급 증가에 따라 향후 2030년 131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현재 약 500억달러 규모인 산업용 역시 2030년 약 119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이러한 EU의 글로벌 시장점유율 목표는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
특히 EU의 반도체법 의결 통과를 시작으로 독일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장 신설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반도체 분야별 글로벌 시장 현황 및 전망(2020~2030) (단위: 십억 달러)>

• 독일, 첨단 반도체 공장 신설 주도
반도체분야 지원과 관련하여 EU내에서 재정 지원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국가는 독일이다.
반도체 법안은 EU와 회원국의 재정지원과 민간투자로 총 430억유로의 투자를 확보할 계획이지만 EU차원의 예산 출연은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33억유로에 그치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역내 생산거점 유치를 위한 재정 지원은 회원국 차원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대규모로 국가적 재정 지원이 가능한 회원국은 재정 여력이 있는 독일 및 프랑스 등 일부 회원국에 국한되고 있다.
독일의 움직임과 관련하여 가장 최근에 눈에 띄는 것은 인텔의 생산 거점 관련 투자이다.
지난 6월 19일 인텔은 독일 내 반도체 생산 거점 건설 계획에 대해 99억유로를 투자한다고 발표하였다. 인텔과 독일 연방 정부는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州 마그데부르크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기본 계약에 서명했다.
인텔은 건설비용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하여 연방 정부에 보조금을 늘릴 것을 요청하여 연방 정부와의 수개월 간의 협상 끝에 보조금은 결국 원래 계획된 68억유로에서 99억유로로 대폭 증가하게 되었다.
인텔은 코로나 팬데믹 및 러-우크라 사태 등에 따른 관련 비용 상승 요인 외에도 새 공장에 첨단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변경으로 인해 총 투자액이 170억유로에서 300억유로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인텔은 마그데부르크에 있는 두 개의 새로운 공장 중 첫 번째 공장을 2~4년 이내에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 반도체 대기업 인피니언도 독일 내 반도체 공장 건설에 대해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인 50억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다.
인피니언은 지난 5월 2일 독일 동부 작센주 드레스덴에서 새로운 반도체 공장 기공식을 가졌는데 이 공장은 300mm 웨이퍼와 호환되며 2026년 가을에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인피니언은 유럽 반도체법에 의거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해 10억유로의 보조금을 신청했다.

• 스위스 반도체 기업은 프랑스에, 여타 중소 국가도 EU 공동 프로젝트 참여 통해 활발히 추진
한편 스위스 반도체 제조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2022년 7월 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와 공동으로 그르노블 인근 크롤에 새로운 300mm 웨이퍼 제조 공장 건설을 발표한 바 있는데 6월 5일 계약이 완료되었다.
총 투자액은 약 75억유로가 될 것으로 보이며 프랑스 정부는 국가 투자계획 「프랑스 2030」에 의거하여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할당된 55억유로 중 신규 공장 건설에 최대 29억유로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 EU 역내 소규모 가맹국을 포함한 복수국을 대상으로는 EU 차원에서 공동 실시하는 국가보조규제 특례조치 「유럽 공통이익에 적합한 중요 프로젝트(IPCEI)」에서도 반도체와 관련하여 프로젝트가 새로이 승인되었다.
6월 8일 EU 집행위는 독일, 프랑스 및 오스트리아 등 14개 회원국이 공동으로 제출한 반도체 및 통신 기술 프로젝트인 IPCEI ME/CT(Microelectronics/communication technology)를 유럽 공동의 이익에 대한 중요 프로젝트(IPCEI)로 승인했다.
이는 2018년 승인에 이어 두 번째 IT 관련 프로젝트인데 중소기업 및 신생 기업을 포함한 56개 기업의 68개 세부 프로젝트를 지원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지원액은 최대 81억유로 규모이다.
• 미국 및 EU 등을 참고하여 정책 지원 강화할 필요
물론 우리나라도 삼성전자의 평택을 중심으로 한 300조원 투자 계획,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대상 120조원 투자 천명 등 투자 규모만을 보면 우리가 더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EU 및 일본의 첨단 반도체 산업 육성정책들을 보면 바야흐로 산업정책의 글로벌 르네상스 시대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패권 회복을 노린 범국가적 노력과 레거시 공정 중심으로 선회한 중국의 우회전략, 미국과 유럽의 자국내 첨단 반도체 공장 설립 추진에 대한 적극 지원 등이 그것이다.
또한 기업차원에서도 파운드리에서 대만 TSMC와의 경쟁뿐만 아니라 당장 중국내 현지 공장의 문제 등 국내 반도체 업체로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 많다.

시장확보 차원에서 미국 등 현지 공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반면 투자 위험성과 비용상승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핵심 기반(R&D 및 첨단 공정 생산)의 강화와 연계하여 우리만의 공급망 재구축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국가의 총력 지원 추세인 EU 등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우리도 기업 자체의 역량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정부 지원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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