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 한국의 은둔청년 해법 (5)] 고립·은둔 청년 50만명 시대, '첫 종합대책' 발표 뒤 1년간 무엇을 했나
인구감소 국가인 한국에서 청년과 청소년의 5.2% 정도는 고립‧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데, 삶을 포기한 젊은 층은 늘고 있다. 업친데 덮친 격이다. 이는 개인과 가정의 불행에 그치지 않는다. 연간 11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낳는다. 국가 차원의 지원과 해법 마련이 절실하다. <뉴스투데이>가 ' 고립‧은둔 청년 및 청소년의 실태', '현행 정부 정책 분석', '바람직한 정책 추진 방향' 등 3가지 관점에서 [심층기획: 한국의 은둔청년 해법]을 연중기획으로 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고립·은둔 청년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 차원의 첫 종합 대책은 지난 해부터 시행됐다.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지자체 등 여러 기관이 공동으로 청년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3년 고립‧은둔 청년만을 위한 국가 차원의 종합 대책을 수립했다. 이는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지원을 최초로 국가 차원에서 논의했다는 점과 고립‧은둔 청년의 발굴부터 지원체계, 예방, 관리, 제도화까지 모든 과정을 다뤘다는데 특징이 있다. 그 시행은 2024년 1년 동안 이뤄진 것. ■ 정부, 지난 해 1년 동안 자가진단시스템, 전담 지원 기관 설치, 생애주기별 안전망 구축, 법적 근거 마련 등 4대 과제 실행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023년 12월13일 '제11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고립‧은둔 청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은 "고립‧은둔 청년의 규모가 54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통계청의) 연구 결과를 접한 직후 심층 실태 조사와 방안 마련에 집중했다"며 "고립‧은둔 청년만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첫 종합대책이라는 점에의 의미가 크다"라고 밝혔다. 고립‧은둔 청년 비율 추이 [자료=국무조정실 / 그래프=박진영 기자]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보건복지부 소관 공공사이트 자가진단시스템을 통한 고립‧은둔 조기 발굴 체계 마련 △고립‧은둔 청년 전담 지원 기관 설치 △청년기 전후 생애주기별 일상 속 안전망 구축 △고립‧은둔 청년 정보시스템(희망e음) 지원·법적 근거 마련 등 4가지 주요 과제를 발표했다. 이어 정부는 129콜센터 등을 통해 위기 청년을 조기 발굴하고, 청년미래센터 등 전담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또, 사회로 복귀한 청년이 다시 고립되지 않도록 다양한 지원 제도를 연계해 사후 관리를 실시하며, 학령기와 구직기, 직장초기 청년에 대한 예방 정책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 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지자체 등 고립·은둔 청년 지원 사업에 총력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행된 정부의 고립‧은둔 청년 지원 사업은 고용노동부의 청년도전지원사업과 청년성장프로젝트, 보건복지부의 청년미래센터, 지자체(서울시)의 '서울청년 기지개 센터' 등에서 실효를 거두고 있다. 먼저, 고용노동부를 살펴보면, 고립‧은둔의 주요 원인이 되는 취업 지원에 대한 정책을 강화하면서 청년의 사회 정착을 돕고 있다. 지난 11일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은 전체 청년의 5.2%이다. 고립 은둔청년이 되는 이유는 취업의 어려움이 32.8%로 가장 많았고, 인간관계의 어려움(11.1%), 학업중단(9.7%) 순으로 높았다. 고용노동부는 청년도전지원사업을 통해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으로 사회에서 고립되거나 구직 활동을 단념한 청년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해 사업은 지난해 대비 33.3%P 증가한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1대1 밀착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중이다. 진로컨설팅, 모의 면접 등의 취업 지원뿐만 아니라 금융관리 교육, 대인관계기술 교육 등의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청년도전지원사업에 참여한 고립·은둔 청년들이 장기프로그램을 이수할 경우 참여수당 250만원과 이수 수당 20만원, 취업 활동비 30만원 등을 지원받게 된다. 청년성장프로젝트는 청년들의 사회 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지자체별로 준비된 청년 카페에서 진행되는 사업이다. 부모교육부터 면접 스타일링, 청년마음건강 교육 등 청년들의 수요에 맞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년도전지원사업 참가자수 [자료=고용노동부 / 그래프=박진영 기자] 또, 대학일자리센터를 통한 고립‧은둔청년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교육부와 협력해 졸업 후 미취업 청년 5만명을 발굴하고, 심리‧일상회복, 일경험, 직업훈련 등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라면서 “올해 초 전국 120여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졸업예정자를 전수 조사해 취업 지원 정책을 안내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학일자리센터는 올해 졸업자 25만명의 취업 준비 상황을 전수 조사하고, 1대1 상담과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올해로 2년차를 맞이한 정부 주도의 고립‧은둔 청년 지원 사업은 프로그램 간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청년취업지원과 관계자는 25일 <뉴스투데이>에 "고용노동부에서 고립‧은둔 청년을 위해 마련한 청년도전지원사업은 구직을 단념한 청년에 특화됐고, 청년성장프로젝트는 일반 청년과 은둔 청년이 카페에서 함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라며 "특정 프로그램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대학일자리센터 등 모든 사업을 연계해서 총체적인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8월부터 인천과 울산, 충북, 전북 등 광역시도에서 청년미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청년미래센터는 가족돌봄과 고립‧은둔 청년 생활 지원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고립‧은둔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에서 자기이해 워크숍과 마음 건강 상담, 일상생활 회복활동, 사회관계 형성, 가족 자조 모임, 일경험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자체별로 고립‧은둔 청년을 지원하는 센터들이 문을 열고 있다. '서울 청년 기지개센터'는 서울시 복지관 11곳과 청년센터 16곳을 거점으로 고립‧은둔 청년 지원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청년의 고립 정도와 개별 상황에 따라 '심리정서·일상회복', '관계·사회성 향상', '진로·취업·일 역량 향상' 등 50여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특히, 5년 이상 중장기 추적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고립‧은둔 청년의 회복과 재발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