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이중잣대’ 드러낸 대한항공 이명희씨와 김성태 폭행범의 7가지 차이점

이태희 편집인 입력 : 2018.06.05 15:22 ㅣ 수정 : 2018.06.0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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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왼쪽)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 밖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폭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모 씨가 지난 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장면.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재영 기자)

4일 서울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 없다”며 이명희씨 구속영장 기각

4일 서울남부지법 결심 공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폭행범 징역 1년 구형받아

한국 사법부의 ‘유전무죄 무전유죄’ 행태 다시 여론의 뜨거운 비난 대상으로

두 사건의 7가지 차이점을 보면 사법부의 ‘이중 잣대’ 확인돼 

한국 사법부가 또 다시 ‘이중 잣대’ 논란에 휩쓸렸다. 운전기사와 공사장 근로자 등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희(69) 일우재단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4일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특수폭행·특수상해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후 "범죄 혐의 일부의 사실관계와 법리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박 판사는 "피해자들과 합의한 시점 및 경위, 내용 등에 비춰 피의자가 합의를 통해 범죄 사실에 관한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그밖에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검찰은 이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던 김모(31)씨에 대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김 대표는 드루킹 특검을 주장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중이었다.

검찰은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김영아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제1야당의 원내대표를 때린 점이 무겁다”며 징역 1년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주요 SNS와 주요 포털의 관련 기사 댓글에는 이명희씨 구속 영장 기각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전형적 사례라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이 씨와 관련된 청와대 국민청원만 순식간에 20여개가 올라가기도 했다.

이명희씨와 김 대표 폭행범은 타인을 불시에 가격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하지만 세밀하게 분석하면 그 죄질에서 큰 차이가 난다. 상식과 법의 기준을 모두 적용해도 이 씨가 김 대표 폭행범보다 죄질이 나쁘다.


① 이명희 씨 피해자 11명, 김성태 폭행범 피해자 1명=이명희씨가 더 많은 사람에 대한 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의 경우 확인된 피해자만 11명이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특수상해 등 7개 혐의를 적용해 영장이 신청됐다. 경찰 조사에서 11명의 피해자들 모두 이 씨의 처벌을 원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적용할 수 없다.

반면에 김 대표 폭행범은 국회에 무단으로 들어가 김대표를 가격했고(상해·건조물침입), 지구대에서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을 향해 신발을 던진(폭행) 혐의 등이 적용돼 구속됐다. 구속재판에서 징역 1년 구형을 받은 것이다.


② 이명희 씨 폭행은 9년 동안 24차례, 김성태 폭행범은 1차례=폭행 기간과 방식도 이명희씨가 더 장기간이고 반복적이다. 이 씨는 2011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피해자 11명에게 24차례에 걸쳐 폭언하거나 손찌검을 해 다치게 한 혐의이다. 특히 운전기사에 대해 폭언 등은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왔다는 것이다. 폭언과 폭행이 의도적이고 지속적이라는 사실이 처벌의 무게를 높여주는 근거라는 점은 상식에 속한다. 

그에 비해 김 대표 폭행범은 지난달 5일 오후 2시 30분께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김 대표에게 악수를 청하는 것처럼 가장해 다가가 주먹으로 턱을 한 차례 가격했다. 또 성 의원에게 한 차례 신발을 벗어 던졌다. 우발적인 행위이다. 본인도 후회하고 사과하고 있다. 물론 이명희 씨와는 달리 폭력행위가 되풀이된 적이 없다.


③ 흉기도 던진 이명희 씨가 더 위험한 인물=이 씨는 특수폭행혐의를 받고 있는 데 비해 김 대표 폭행범은 그렇지 않다.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씨는 가위, 칼 등과 같이 인명에 손상을 줄 수 있는 흉기를 던졌다. 그로 인해 경찰은 특수폭행혐의를 추가했다.

김 대표 폭행범보다 이 씨가 훨씬 더 위험한 인물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④ 이명희 씨는 ‘갑의 폭력’, 김성태 폭행범은 ‘을의 폭력’=이명희 씨는 ‘갑의 폭력’이고 김성태 폭행범은 ‘을의 폭력’에 해당된다. 이 씨는 공사장 관계자와 운전기사 등에게 험한 말을 해 상처를 주고 무력을 휘둘러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거의 반항하지 못했다. 가장 악질적인 폭력상황이다.

반면에 김성태 폭행범은 서민층의 아들이고 실업자이다. 피해자는 대한민국 제1 야당의 원내 대표이다. 때문에 주먹을 휘두른 직후 폭행범은 한국당 관계자들에 의해 제압돼 경찰에 넘겨졌다. 즉각 구속됐고, 그 과정에서 구속적부심이 있었는지에 대해 언론도 관심 자체가 없었다. 이 씨가 구속적부심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극적으로 구속을 면한 것과 대조적이다.


⑤ 김성태 폭행범은 한 달 만에 결심 공판, 이명희 씨는 두 달째 지리멸렬=
사법적 단죄의 신속성도 김 대표 폭행범이 훨씬 빠르다. 폭행범은 사건 발생 한 달만에 결심공판에서 검찰의 1년 구형을 받았다. 하지만 이 씨 폭행 사건은 지난 4월에 알려졌지만 두 달이 다 되가는 현 시점에서 아직 재판 한번 열리지 않았다.

김 대표 폭행범은 현행범이고 이 씨의 경우 과거의 범죄 혐의라는 차이를 인정한다 해도, 우리 사법부가 ‘갑의 폭력’은 ‘늑장 수사’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⑥ 5일 오전 이명희씨와 영장기각 판사에 대한 청와대 청원만 20개, 김성태 폭행범 관련 여론은 ‘잠잠’=
이명희 씨 구속 기각은 국민적 공분을 부르고 있다. 5일 오전에만 이 씨와 영장을 기각한 판사를 비난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개나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검찰은 이명희를 풀어준 박범석 부장판사 한진과의 관계좀 뒤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부장판사에 대한 조사를 청원하는 글도 나왔다. 그에 비해 김 대표 폭행범에 대한 여론은 잠잠하다. 상식선에서 봐도 법대로 처리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⑦ 폭력의 본질인 ‘광기’, 이씨의 광기가 더 무서워=김대표 폭행범은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폭력을 쓴다는 것은 총칼만 들지 않았을 뿐 히틀러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매일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정치적 입장이 밉다고 폭력을 행사한 데 대한 자기반성인 것이다.

반면에 이명희 씨는 경찰 출석 과정에서 한 차례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언론을 피해 도망다니기도 했다. 또 자신이 폭력을 행사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못했다. 모든 폭력에는 ‘광기’가 도사리고 있지만 이유가 불분명한 이 씨의 폭력이 더 무서운 광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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