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관광으로 재도약하는 K-관광대국 (4)] 스마트공연예술, 어디까지 왔나? (下)
[기사요약]
‘리그 오브 레전드’, 세종문화회관 43년 역사상 최초의 게임음악 공연
실제와 같은 현장감과 몰입감 어우러진 ‘광복절 메타버스 콘서트’
예술의 전당 ‘디지털 스테이지’, 더 많은 관객에게 예술의 감동 선사
‘미여지뱅뒤’, 미래 공연예술의 한 방향 선명하게 제시
국내 스마트공연예술도 관객의 경험제고와 공연예술의 저변확대 추구
대한민국은 다양한 문화유산과 매력적인 자연경관으로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디지털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스마트관광은 관광지의 스마트화를 넘어 축제, 공연예술, 전통문화, 스포츠, 미식, 자전거, 야간관광, 웰니스, 전적지‧DMZ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스마트관광으로 재도약하는 K-관광대국의 미래를 그려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정남호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 지난 편에 이어서 이번 편에는 국내 스마트공연예술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겠다. 이를 통해 국내의 스마트공연예술은 해외와 어떤 차별화된 요소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 게임음악이 세종문화회관 가득 채운 날
코로나19의 여파로 문화예술계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2021년 4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 공연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공연이 클래식 명곡이 아닌, 온라인 게임 음악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콘서트의 제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 (League of Legends Live: The Orchestra).
전 세계적으로 매월 1억명, 매일 약 2700만명이 즐기는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사운드트랙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해석한 공연이었다.
이 무대는 세종문화회관 43년 역사상 게임음악이 메인 프로그램으로 소개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되었다.
과거에는 인기 만화를 원작 삼아 게임을 2차 저작물로 만들었다면, 이제는 주요 게임업체의 글로벌 흥행작들이 여러 문화 콘텐츠로 변신해 게임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 ‘메타버스 콘서트’ 속 바이올린, 현실과 가상 넘나들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는 2023년 8월 15일, ‘광복절 메타버스 콘서트’를 통해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특별한 클래식 공연을 선보였다.
이 공연은 그녀가 직접 기획·제작·사회·연주까지 도맡은 프로젝트로, 유튜브 채널로도 영상이 공개되며 앙코르 형태로 재조명되었다. 공연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되었고, 전 세계 관객들이 자신을 닮은 아바타로 접속해 자리에 앉았다.
헤어스타일부터 피부색까지 다양했지만, 이들이 주목한 것은 박지혜의 현실 무대 연주와 AI 로봇, 가상 캐릭터가 함께한 협업 퍼포먼스였다.
박지혜의 메타버스 속 ‘부캐(Virtual Self)’인 AI 아바타는 영어로 공연의 의도와 광복의 의미를 소개하고, 협연할 로봇 캐릭터들을 직접 소개했다.
실제 영상과 가상 사운드가 어우러진 메타버스 공연은 현장감과 몰입감을 동시에 전달하며, 기술과 예술의 접점을 보여준 사례로 주목받았다.

• 공연장 넘어서, 디지털 무대로 확장하는 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이 2023년 12월 16일 자체 공연 영상 플랫폼 ‘디지털 스테이지’(Digital Stage)를 공식 론칭했다.
이 플랫폼은 영화 수준의 고화질 영상과 음향을 기반으로, 공연 실황을 라이브 스트리밍과 VOD(Video On Demand) 형식으로 제공한다. 관객은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이나 PC로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의전당은 이미 2013년부터 ‘SAC on Screen’으로 공연 영상화를 선도해 왔고, 영상 제작 스튜디오 ‘실감’을 열어 창작자들을 지원했다. 디지털 스테이지는 그 경험의 연장선에서 탄생한 플랫폼이다.
현재 연극, 클래식, 발레, 가족극 등 약 50여 개 영상이 서비스 중이며, 매달 새로운 콘텐츠가 추가된다.
‘디지털 스테이지’는 공연예술의 디지털 전환을 실현하는 플랫폼이자, 더 많은 관객에게 예술의 감동을 전하는 새로운 창구가 되고 있다.

• 무대의 경계 허무는 ‘미여지뱅뒤’
제주 대표 예술단체 마로(MARO)는 2024년 12월 온라인 이머시브(Immersive) 공연 ‘미여지뱅뒤’를 선보였다.
이 공연은 가상 무대 속에서 관객의 선택에 따라 전개가 달라지는 일대일 몰입형 콘텐츠다. 이들은 온라인 공연의 창작·제작·유통 방식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서울의 한 PC방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어 화제가 되었다.
관객은 PC를 통해 입장한 가상 세계에서 제주의 신화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를 경험한다.
‘붉은색인가, 푸른색인가’와 같은 선택지가 제시되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공연의 흐름과 결말이 달라진다. 공연자와 무대 모두 디지털로 구현되어 현실의 제약도 사라졌다.
디지털 기술은 예술의 표현 영역을 급격히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 기반 공연이 예술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예술적 감각과 서사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미여지뱅뒤’는 미래 공연예술의 한 방향을 선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국내 스마트공연예술도 관객과의 상호작용으로 차별화된 경험제공 및 공연예술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 편에는 스마트공연예술을 추진하는 데 어떤 이슈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정남호(Namho Chung) ▶ 성균관대학교 경영학박사 /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 / 경희대학교 스마트관광연구소장 / 경희대학교 스마트관광원 교수 / 한국스마트관광학회장 / (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장‧관광대학원장
BEST 뉴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