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대한민국 SUV의 선구자

정승원 기자 입력 : 2011.12.26 08:50 ㅣ 수정 : 2012.01.0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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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그래피 시리즈 2- 국산 완성차 메이커]

-'SUV 새 지평 열다' 쌍용차


쌍용차의 전신은 1962년 12월 세워진 (주)하동환 자동차공업이다. 설립 당시 국내 최초로 대형버스를 생산한 데 이어 1967년 베트남에 버스를 수출하는 등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한국자동차 산업의 태동기를 이끌었다. 
 
1970년대 들어 덤프트럭, 카고, 고속버스 등 대형상용차와 소방차, 탱크로리 등 특장차 전문생산업체로 회사규모를 확대하면서  한국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하동환 자동차공업은 1977년 2월 동아자동차로 상호를 변경하고, 1979년 현재의 평택공장을 준공하는 등 본격적인 종합하종차회사로서의 규모를 갖추게 된다.

코란도 훼미리(1988)

▲ 코란도 훼미리

1980년대에 (주)거화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4륜구동차 생산에 돌입하였다. 거화는 1983년 3월 자체 생산하던 지프에 '코란도'라는 새 이름을 붙이게 된다.

코란도는 그 이름의 유래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의 자존심을 대변했다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라는 뜻인 코란도는 '한국인의 의지와 힘으로 개발한 차(Korean do it)','한국땅을 뒤덮는 차(Korean land over)', '한국을 지배하는 차(Korean land dominator)'등 여러가지 의미를 더하게 됐다. 이름에서 부터 느껴지는 역동성은 그 엔진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5인승에 73마력의 디젤엔진을 탑제하며 그 이름과 걸맞는 강력한 힘을 자랑하였다.
 
1988년 3월 쌍용자동차(주)로 사명을 변경하고  국내 최초로 스테이션 왜건형 4륜구동차인 ‘코란도 훼미리’를 생산해 국내 유일의 사륜구동차 생산업체로서의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1991년 독일 벤츠와 소형상용차 및 디젤엔진에 대한 기술 제휴를 시작으로 1993년 대형승용차 및 가솔린엔진에 대한 기술제휴와 자본 합작에 이르는 협력관계가 이뤄졌다.

강인함과 의지 담은 무쏘(1993)

▲ 무쏘

1993년 국내 4륜구동차의 대명사가 된 무쏘를 출시했다.

무쏘는 1993년 쌍용자동차 이노베이션의 해를 맞아 독자적으로 개발한 SUV차량이다. 당시 프로젝트명을FJ(Future Jeep)였고 미케니컬 프로토타입 10대, 프로토카 46대, 파일럿카 90대등의 총 146대에 달하는 시험차량을 제작하고 수많은 디자인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차량의 디자인은 영국 RCA(Royal College Of Art)의 켄 그린리(Ken Greenly) 교수가 맡았으며 돌고래를 모티브로한 에어로 다이나믹 스타일의 날렵한 차체로 승용차 수준의 공기저항계수(cd 0.36)를 실현하였다.

엔진은 5기통 2.9 디젤 엔진(출시 후 2.3L 디젤, 2.0L, 2.3L, 3.2L 가솔린 추가)을 얹었다.

무쏘는 코뿔소를 뜻하는 순수 한국어 낱말 '무소'를 경음화한 표현이며, 강인한 힘과 의지를 연상시키는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엔진은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 Benz)에서 직수입한 Diesel l5엔진을 적용하였다.

또한 4WD 시스템과 5단 수동변속기 모두 미국 보그워너(Borg-Warner Corporation)의 시스템을 사용했으며 최고출력 95마력, 최고속도 150km/h의 성능을 자랑하였다.

첫 출시부터 세련된 승용감각의 고급 SUV라는 시장을 만들면서 미츠비시 파제로 등의 박스형 컨셉트가 SUV 디자인의 전형으로 여겨지던 90년대 초 중반, 그 개념을 과감히 탈피해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룬 새로운 컨셉트로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또한 파워에 있어서도 당시 국내 경쟁 모델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으며 디자인은 물론 성능까지 충족시키며 명실상부한 고급 SUV로 자리매김한다.

1999년 대우자동차로 인수되어 잠시 대우 엠블럼을 달고 판매되기도 한 무쏘는 1999년 5인승 승용 모델이 단종되면서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는 7인승 모델이 출시되어 SUV 1위 자리를 되찾는다.

그 이듬해인 2000년 대우 그룹에서 벗어나 다시 쌍용 엠블럼을 달고 출시(프로잭트명 Y170)되었으며, 그와 함께 내 외관 디자인이 일부 변경된다.

이러한 디자인은 무쏘 단종 직전까지 큰 변화 없이 그 틀을 유지하게 되며 또한 이 때부터 2륜 구동(후륜 구동)인 CT모델이 판매되기 시작하였다.


대학생들의 드림카 코란도(1996)

▲ 뉴코란도

1996년 출시된 코란도는 1993년부터 KJ란 프로젝트로 3년간 공을 들인 차이다.

기존의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플랫폼에 벤츠엔진을 탑제하며 복고풍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곡선을 그려낸 독창적인 스타일로 새롭게 변신했다.

당시 대학생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차로 각광을 받으며 세간에서는 코란도의 오너가 되고 싶어서 쌍용차에 입사했다는 신입사원이 있을 정도였다.

코란도는 지옥의 랠리라고 불리는 아르헨티나 팜파스 랠리, 멕시코 바하 랠리 등에서 우승하며 그 성능을 입증했다.

36만 여대의 판매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으며 2005년 9월 단종되었다.


쌍용의 첫번째 세단 체어맨(1997)

▲ 체어맨

쌍용자동차가 메르세데스-벤츠와 부문별 기술 도입 계약을 맺고, 메르세데스-벤츠E클래스(W124)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했다. SUV와 트럭만을 생산하던 기존의 베이스에 승용차라는 새로운 라인업이 만들어지는 순간 이었다.

디자인 개발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수석 디자이너인 갈리첸 도르프가 참여하였으며 기존의 벤츠 승용차와 그 모양이 흡사하고, 대형차임에도 다이나믹한 모습이 특징이다.

이를 견제한 메르세데스-벤츠가 체어맨의 익스테리어 변경과 선진국 시장에 대한 수출 자제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차 최초로 5단 자동변속기와 연비창이 표시되는 트립 컴퓨터를 적용하였으며 당시 경쟁 차종이였던 현대 다이너스티의 리무진 사양이 뒷문을 늘린 것과는 달리, 체어맨의 리무진 사양은 B필러를 느렸다.

당시 대우자동차의 패밀리 룩이었던 3분할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되었으나, 차체 디자인과 어울리지 못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2000년에 쌍용자동차가 대우자동차에서 나오며, 기존의 쌍용자동차 엠블럼이 들어간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되었다.

그해 3월에는 직렬 6기통 2.8엔진과 직렬 6기통 3.2엔진 외에 직렬 4기통 2.3엔진을 얹은 보급형 사양인 CM400이 추가되었다.


대한민국 1% 렉스턴(2001)

▲ 렉스턴

렉스턴은 이탈리아의 명성 높은 디자이너 조르제토 쥬지아로의 손에서 탄생한 고급SUV로 당초 무쏘의 후속 차종으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이후 무쏘의 상급 차종으로 출시되였으며 그해 말에는 우수산업디자인상 산업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하였다.

이후 RX320과 RE290을 추가해 라인업을 확대해였으며 렉스턴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대우자동차(한국GM의 전신)의 과거 패밀리 룩인 3분할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나온 것 처럼 나누어져 있다. 이는 쌍용자동차가 대우자동차(한국GM의 전신)에 인수되었던 시절에 개발되었다는 흔적이다.

무쏘 스포츠(2002)

▲ 무쏘스포츠

2002년 무쏘의 트렁크 공간을 잘라내고 휠 베이스를 늘린 후 개방형 적재함을 채용한 픽업형 트럭 무쏘 스포츠가 출시된다.

무쏘만의 남다른 개성과 다채로운 활용성을 겸비한 다목적 차량으로서 사랑을 받았다. 특히 화물차에 대한 세제 개편 이전 무쏘 스포츠는 승용차가 아닌 화물차로 분류되어 자동차세 2만8500원이라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큰 인기를 끌었다.

로디우스 (2004)

▲ 로디우스

로디우스는 파격적인 디자인이었지만 못생긴 차에 선정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로디우스의 처음 디자인 컨셉트는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9인승 승합차량으로 수정되면서 뒷부분의 날렵했던 라인을 직각으로 세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쌍용 로디우스(SsangYong Rodius)는 2004년 5월 11일에 그 비운의 탄생을 맞이하게 된다.  쌍용자동차 최초의 대형 미니밴으로 탄생한 로디우스는 엄밀히 이스타나의 후속 차종이 아닌 새로운 장르의 차종이다.

차명인 로디우스는 '길(Road)'과 '제우스(Zeus)'의 합성어로, '길 위의 제왕'이라는 뜻이다. 1세대 체어맨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2700cc의 제 3세대 커먼레일 디젤 엔진과 메르세데스-벤츠의 T-Tronic 수동 겸용 5단 자동변속기 등 뉴 렉스턴의 파워 트레인을 탑재하였다.

대시보드는 현대 라비타에 이어 두번째로 센터 클러스터를  적용하였고, 9인승과 11인승으로 나뉜다. 경쟁 차종인 기아 카니발이 뒷문에 슬라이딩 도어를 채택한 것과  달리, 로디우스는 일반 승용차와 같은 스윙 도어를 채택하여 편의성과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2007년 7월 17일에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모양이 바뀌고, 사이드 가니시를 제거한 뉴 로디우스가 출시되었다.


글로벌 겨냥한 전략차종 4세대 코란도C(2011)

▲ 코란도c

3세대 코란도 단종 5년만인 올해 10월 쌍용차는 친환경. 고효율로 대표되는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를 반영한 신개념 '코란도C'를 출시했다.

지프의 이미지를 버리고 소형 CUV로 재탄생시켰다. 유선형의 바디 라인에 181마력. 토크 36.7㎏·m짜리 얹었다. 2리터. 2.2리터 2가지 모델로 나온다.

코란도C는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야심작이다. 쌍용차 이유일 관리인은 “코란도C는 중장기적 라인업 강화 전략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모델인 동시에 향후 경영정상화에 견인차 역할을 할 글로벌 전략차종”이라면서 “수출을 위한 첫 걸음을 힘차게 뗀 만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SUV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10월 내수 시판에 앞서 지난 15일 코란도C는 450여 대를 스페인 타라고나(Tarragona)항과 벨기에 앤트워프(Antwerp)항을 통해 서유럽 각국으로 수출길을 열어나가고 있다. 올 연말까지 1만여 대를 수출할 예정이다.

순탄치 않은 세월을 보낸 '쌍용'이 대한민국의 오프로드를 평정했던 브랜드였던 만큼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 야심작으로 내놓은 코란도C와 체어맨의 등장으로 예전의 명성을 다시금 회복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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